올해 서울시 동시분양에 참가한 P건설 등 4개 업체가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모두 1,644억여원의 건축비용을 부풀려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아파트 분양가 바로 알기’공동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부동산 신문과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이하 소시모)’ 등이 올해 서울시 동시분양 1~11차에 참가한 건설 업체의 건축비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는 건설업체가 서울시에 제출한 1㎡당 평형별 건축비의 평균가격과 소시모가 공인회계사 등 전문가들을 통해 ‘표준건축비용×1.3+25만원’이란 공식을 대입해 제시한 1㎡당 평형별 건축비의 평균 가격의 차액으로 산출된 추산액이다.

소시모가 표준건축비에 1.3을 곱하고 25만원을 합산, 건설업체의 예상 건축비를 산출한 이유는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들어가는 감리비용과 모델하우스 운영비 등 제반 경비를 포함시키기 위해서다. 이 차액을 통해 건설업체의 건축비가 어느정도 뻥튀기됐는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로 삼았다. 이와관련 건설업체들은 “건축자재 구입 비용과 내부설계비용 등이 업체마다 다른 만큼, 이것을 일률적인 공식으로 대입해 산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동산신문과 소시모의 ‘분양가 바로 알기’ 공동 캠페인 연말 결산으로 그동안 분양가격이 높다고 지적돼온 일부 건설업체들의 건축비가 어느 정도 부풀려졌는지 긴급 점검해 본다.

■P건설 556억원 부풀려

2차 동시분양인 성북구 돈암동에서 32평형 238가구를 일반 분양했고, 평당 평균 건축비를 453만7,000여원으로 책정했다. 소시모가 산출한 평당 평균 건축비용(313만8,000여원)보다 139만9,000여원이나 높았다. 이 차액을 아파트 한 채로 환산하면 4,476만8,000여원, 전체 아파트 가구수로 계산해 보면 무려 106억여원이 넘는 금액다. 7차 동시분양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서초구 서초동 H빌라를 재건축하면서 △60평형 19가구 △70평형 30가구 △73평형 2가구 △79평형 9가구 △80평형 12가구 △81평형 2가구 △87평형 3가구 △88평형 1가구 등 77가구를 일반 분양했다. 이곳의 평당 평균 건축비용은 1,303만9,000여원으로 소시모가 산출한 가격(297만8,000원)과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이 차액을 아파트 한 채로 환산해보면 어림잡아 60평형은 6억원, 70평형은 7억원 부풀려진 셈이다. 이를 전체 아파트 가구수로 곱하면 무려 556억8,000여만원이 된다. 결국 P건설은 2개의 사업장에서 모두 662억8,000여만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I건설 298억원 남겨

3차 동시분양인 서초구 방배동 T재건축 사업에 참가해 △28평형 2가구 △32평형 79가구 △36평형 14가구 △43평형 6가구 등 모두 101가구를 일반 분양했다. 이 때 평당 평균 건축비용을 852만여원으로 책정, 소시모의 평당 평균 건축가격(287만여원)보다 565만원이나 높았다. 따라서 28평형의 경우 아파트 한 채당 1억5,820만여원씩 2가구를 공급하면서 3억1,640만여원을 챙긴 셈이다. 32평형의 경우에도 한 채당 1억8,080만여원으로 79가구를 분양하면서 142억8,320만여원을 남겼다. 36평형은 한 채당 2억340만여원으로 14가구를 분양하면서 28억4,760만여원, 43평형은 한 채당 2억4,295만여원으로 6가구를 공급하면서 14억5,770만여원의 이익을 보았다. 따라서 이수건설은 방배동 사업장 한 곳에서만 무려 189억490만여원을 남긴 셈이 됐다.

9차동시 분양의 경우 서초구 방배동 일대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45평형 19가구 △52평형 7가구 △63평형 9가구 등 모두 35가구를 일반 분양했다. 평당 평균 건축비는 987만여원으로 소시모(310만여원)보다 677만원이 높게 책정했다. 따라서 이 사업장에서만 45평형 19가구의 경우 57억8,000여만원, 52평형 7가구는 24억6000여만원, 63평형 9가구는 38억3,000여만원 등 모두 120억7,000여만원의 이익금을 남겼다. 11차 동시분양에서도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은평구 구산동에서 △25평형 20가구 △34평형 57가구 △43평형 2가구 등 모두 79가구를 분양하면서 평당 평균 건축비용은 579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소시모가 추계한 건축비용(296만원)보다 283만원이 높은 금액이다. 이에 따라 아파트 한 채당 25평형은 7,075만원, 34평형은 9,622만원, 43평형은 1억2,169만원을 남겼다. 이를 다시 전체 아파트 수로 합산하면 구산동 사업장에서만 71억4,292만원을 벌어 들였다. 결국 I건설은 3개 사업장에서 모두 398억7,782만여원을 챙긴 셈이 됐다.

■D건설 320억원 뻥튀기

5차의 경우 중구 신당동과 성북구 정릉동 등 두군데 사업장에서 모두 440가구를 공급했다. 우선 신당동의 경우 △23.77평형 37가구 △31.54평형 97가구 △41.68평형 17가구 △ 50.57평형 26가구 등 177가구를 일반 분양했다. 이때 서울시에 제출한 평당 분양 건축비용은 639만여원으로 소시모가 조사한 자료(361만여원)보다 278만여원이나 높았다. 따라서 평형별 아파트 한채당 차액을 보면 △23.77평형은 6,608만여원 △31.54평형은 8,768만여원 △41.68평형은 1억1,587만여원 △50.57평형은 1억4,058만여원 등의 이익금을 챙긴 셈이다. 이것을 다시 전체 아파트로 환산해 보면 165억7,000여만원이 된다. 5차 동시분양의 두 번째 사업장인 성북구 정릉2동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대우건설은 △23.70평형 171가구 △32.30평형 54가구 △41.02평형 38가구 등 263가구를 일반 분양했다. 이곳의 평당 건축비용은 433만여원으로 소시모의 평당 평균 건축비용(312만여원)보다 121만원이나 높았다.

이 차액을 평형별 아파트 가격으로 계산해보면 23.70평형의 경우 아파트 한 채당 2,867만여원으로 171가구 전체로 보면 49억여원이다. 또 32.30평형은 한 채당 3,900만여원으로 54가구 전체로 볼때 21억여원, 41.02평형 아파트는 한 가구당 4,960만여원으로 38가구 전체로 환산하면 18억8,000여만원 이상의 이익을 각각 보았다. 따라서 정릉동 사업장에서만 모두 88억8,000여만원 가까운 막대한 이익금을 챙겼다. 10차 동시분양에서도 강남구 역삼동 일대에 26.97평형 38가구를 일반 분양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서울시에 제출한 평당 평균 건축비용은 643만여원으로 소시모가 산출한 평당 평균 건축비용(325만여원)과 318만여원의 차익이 발생했다. 따라서 아파트 한 채당 8,570만여원으로 전체 가구수로 환산하면 32억5,600여만원이 넘어선다. 은평구 응암동 일대에서 147가구를 공급한 11차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계산해 보면 33억원 넘게 챙겼다. 따라서 D건설은 4개의 사업장에서 모두 320억600여만원이 넘는 차익을 실현했다.

■L건설 370억원 남겨

서울2, 4, 10차 동시분양에 참가해 모두 358가구를 공급한 L건설도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우선 2차의 경우 △33평형 173가구 △49평형 111가구 등 284가구를 분양하면서 평당 평균 건축비용을 449만여원으로 책정했다. 소시모(284만여원)보다 165만여원 높은 금액이다. 이 사업장에서만 33평형은 94억1,000여만원, 49평형은 89억7,000여만원 등 모두 183억8,000여만원을 남겼다. 서초구 서초동 1620-7번지 일대에서 총 36가구를 분양한 4차의 경우에도 59억6,000여만원, 강남구 삼성동 S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한 10차에서는 126억8,000여만원을 각각 남겼다. 결국 L건설은 3개의 사업장에서 370억2,000여만원의 차익을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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