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 25분 기자의 눈을 피하기 위해 일찌감치 점심 식사를 마치고 돌아온 김진흥 특검은 차안에서 건물 입구에 기자들이 있는지 살폈다. 기자들이 없는 것을 확인한 그는 차에서 내려 건물 쪽으로 재빨리 걸음을 옮겼다. 김 특검이 건물 현관에 막 다다랐을 무렵 담배를 피우기 위해 바깥으로 나오는 한 기자와 정면으로 마주쳤다.

김 검사의 얼굴에는 순간 당황하는 빛이 스쳤다. 그런데 왠일인지 그 기자는 달라붙어 상황에 대해 묻기는 커녕 가벼운 목례만 하더니 묵묵히 현관 옆쪽에 마련된 쓰레기통 옆에 섰다. 그가 담배를 피우기 위해 불을 붙이는 모습을 뒤로하고 김 특검은 황급히 현관으로 사라졌다. 그 기자가 김 특검에게 달라붙지 않았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현관 안쪽에 이미 후배 기자 4명이 있었던 것. 김 특검은 후배기자 4명에게 둘러싸여 질문 공세에 시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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