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 상자’ 열어라… #2007년 핸드폰 #낙지집 영수증 #주진우 기자

<뉴시스>

‘증거 색출’에 현상금까지 내걸려… 돌연 ‘침묵’한 이재명 당선인 의혹 ‘증폭’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여배우 김부선 씨 사이 ‘한 편의 막장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다. 선거 기간 중 이 당선인의 전면 부인으로 일단락될 줄 알았던 김 씨와의 스캔들이 재점화된 것. 2년 전 ‘1라운드’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당시엔 김 씨가 사과하며 한 발 물러섰지만, 이번에는 ‘전면전’까지 불사하겠다는 기세다. 증거도 속속 나오는 상황, 이 당선인은 당선 후에도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공지영 작가vs황교익 칼럼니스트’ 등 주변인까지 가세하며 더욱 뜨거운 진실 공방이 벌어질 조짐이다. 반면 이 당선인은 스캔들에 적극 해명하던 당선 확정 전과 달리 침묵을 유지하고 있어 의구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제 공은 경찰 수사에 넘어갔다. ‘진실게임’으로 치닫는 ‘이재명-김부선 스캔들’의 증거와 주장들을 파헤쳐 봤다.
 
앞서 두 사람의 스캔들은 2016년 김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비난하는 글을 게재하며 불거졌다. 김 씨는 당시 이 당선인을 겨냥해 “성남에서 총각 행세하는 61년생 정치인. 부끄럽고 미안하지도 않냐”는 글을 남겼다. 이 당선인은 “대마 아직도 하시나” “마약쟁이, 허언증 환자” 등의 발언을 하며 김 씨와 설전을 벌였다.
 
‘스캔들 2차전’이 발발한 것은 6.13지방선거 막판이었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TV토론 중 ‘여배우 스캔들’ 의혹을 제기하며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그동안 잠자코 있던 김 씨가 입을 열었다. 김 씨는 ‘KBS 뉴스9’ 등 언론과의 인터뷰를 갖고 “더는 숨길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다. 거짓이면 천벌을 받을 것이고 당장 구속돼도 어쩔 수 없다. 내가 살아있는 증인”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집에 태우러 와서 바닷가 가서 사진 찍고 거기서 또 낙지를 먹었다. 그 사람(이 당선인)이 맥주를 시켰다. 그래서 맥주도 마셨다. 계산은 그 사람이 했다”고 주장했다.
 
이 당선인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 당선인은 김 씨에게 “증거 없이 사실 호도한다” “사진, 있으면 공개하라”는 등 전면 반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씨 측에서 이렇다 할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며 두 사람의 ‘불륜 스캔들’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김부선 주장 입증되나… 당시 휴대폰 ‘판도라 상자’
 
그런데 증거들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나온 증거는 #이 당선인이 찍어줬다고 김 씨가 주장한 ‘사진 한 장’ #2007년 김 씨가 사용하던 ‘휴대폰’ #김 씨가 이 당선인과 갔다고 주장한 낙지집에서 결재된 관련 거래내역 추정 내용 등이다. 해당 증거들은 아직까지 김 씨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큼 증거력이 커 보이지는 않는다는 게 지배적 시각이다. 다만 김 씨와 그 주변인들의 증언이 대부분 일치하고 정황이 뚜렷한 점 등을 비춰볼 때 결정적 증거가 나올 경우 상황은 김 씨 쪽으로 확연히 기울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김 씨가 이 당선인이 찍어줬다고 주장한 사진은 일찍부터 화제된 바 있다. 사진은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도지사 후보에 의해 공개됐다. 2007년 12월 12일 인천 앞바다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해당 사진 속에는 김 씨가 찍혀 있다. 김 씨에 따르면 당시 이 당선인과 함께 있었고, 이 당선인이 김 씨의 가방을 들고 해당 사진을 찍어줬다.
 
여기에 김 씨의 딸 이미소 씨도 “사진이 분명 존재했다”고 밝혀 여론의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이 씨는 지난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많은 고민 끝에 내 의견을 적고자 한다. 처음부터 침묵을 바라온 저로서 이 결정은 쉽지 않았다”면서 장문의 글을 남겼다.
 
이 씨는 “졸업 사진을 정리하던 중 이 후보님과 어머니의 사진을 보게 됐고, 그 사진을 찾고 있는 엄마를 보고 많은 고민 끝에 제가 다 폐기해버렸다”며 “그때 당시의 진실을 말해주는 증거라 함은 제가 다 삭제시켜버렸지만, 사실상 모든 증거는 저희 엄마 그 자체가 증거이기에 더 이상 진실 자체에 대한 논쟁은 사라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진에는 이 당선인이 찍히지 않았기 때문에 김 씨 주장을 뒷받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김 씨는 “이날 낙지를 먹고 잠자리를 가졌다”면서 “다른 사진을 찾는 중”이라고 밝혀 추후 사진 공개 유무에 따라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 제보도… 유의미한 증거 나올까
 
가장 큰 귀추가 주목되는 ‘판도라 상자’는 김 씨가 사용하던 핸드폰이다. 김 씨가 이 당선인과 밀회를 이어갔다고 주장한 2007년 당시 사용한 것. 해당 핸드폰은 당시 김 씨가 사용한 디지털카메라와 함께 현재 복원 중이다. 당시 김 씨는 필름 카메라가 아닌 해당 디지털카메라를 자주 애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당선인과 김 씨의 스캔들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김부선 씨의 2007년 당시 카메라 찾아서 복원 중이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2007년 당시 사진이 복원될 가능성이 50프로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쓰던 핸드폰도 찾아 복원 중이어서 관련 증거는 꽤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해당 핸드폰이 복원될 경우 당시 주고받은 문자, 통화 기록, 사진 등 관련 증거가 나올 공산이 크다. 이중 어느 하나라도 김 씨와 이 당선인 사이 관계가 입증될 만한 관련 증거가 나온다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다만 핸드폰과 디지털카메라 복원에 실패한다면 김 씨의 주장이 힘을 잃을 가능성도 높다. 이 휴대폰이 진실 규명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이 당선인과 김 씨의 관계를 입증할 제보도 시작됐다. 시인 이창윤 씨는 두 사람의 스캔들과 관련한 제보를 받는다며 현상금까지 내걸었다. 앞서 1차 현상금을 내걸었을 당시 4개의 유의미한 제보가 있었고, 이창윤 씨는 이 중 1개를 경찰 조사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해당 증거물의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 씨가 앞서 ‘증거의 조건’으로 ▲김부선 씨가 주장하는 해당 낙지집에서 결제된 이재명 씨의 카드사용내역을 증명하는 증거 ▲증거력이 있는 카드 내역 영수증 ▲해당 날짜 장소에서 김부선-이재명이 함께 찍힌 사진 혹은 함께 찍힌 유의미한 관련 사진 증거 등을 내건 점을 비춰볼 때, 이와 관련한 증거일 가능성이 크다.

만약 경찰에 제출한 제보가 경찰수사 결과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 씨는 현상금 500만 원을 제보자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이 씨는 2차 현상금을 내걸고 추가 제보를 받는 중이다.
 
‘장외‘로 확전… ‘핵심 인물’은 주진우?
 
사건은 장외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공지영, 문성근, 황교익, 서명숙, 주진우 등 주변인물이 난입한 상황이다. 이들은 ‘이재명-김부선 스캔들’ 관련 설전을 벌이며 공방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사건의 키를 쥔 핵심 인물은 주진우 기자다. 앞서 지난달 29일 ‘김부선-주진우 통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해당 녹취록에는 2016년 ‘1차전’ 당시 주 기자가 김 씨에게 스캔들과 관련, 이 당선인에 대한 사과글을 올리라고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 주 기자가 사과를 제안한 이유는 ‘당시 여러 소송이 걸려 있던 김 씨가 소송을 피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주 기자는 “소송이 들어가면 누나(김부선)가 져요”라는 발언을 비롯, “소송 한데?”라는 김 씨의 질문에 “아니, 안하게 해야지”라고 대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김 씨는 주 기자의 가이드에 따라 사과글을 게재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주 기자가 당시 이 당선인의 요청으로 중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해당 녹취록 속 주 기자의 “이재명도 누나한테 사과 해야지. 사과는 나한테는 했는데”라는 발언이 이 같은 의혹을 증폭시켰다. 주 기자가 이 당선인(당시 성남시장)과 이미 통화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서 ‘중재’냐 ‘종용’이냐는 시각이 엇갈린다.

이 가운데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주진우를 김부선에게 소개한 건 나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공 작가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거 스캔들에 대해 주 기자가 이야기한 것을 들었다며 “주 기자가 정색을 하며 ‘김부선하고 문제 때문에 요새 골머리를 앓았는데 다 해결됐다’ ‘겨우 막았다’고 이야기를 했다”며 “‘그럼 그게 사실이냐’고 묻자 주 기자가 ‘우리가 막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란에 주 기자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씨가 다급한 목소리로 울면서 전화를 걸어왔다”며 합의를 종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 무근”이라고 답한 바 있다.
 
이재명 태도 돌변? 명예훼손 고소 왜 안 하나…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이 당선인은 당선 직후부터 스캔들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모양새다. 선거 중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측의 의혹 제기에 “(김부선과의)스캔들이 사실이라면 증거를 가져와라”며 적극적으로 부인하던 것과 다소 상반되는 분위기다. 이 당선인은 선거 직후 당선 인터뷰에서 스캔들 관련 질문에 다소 신경질적으로 대응, 누리꾼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특히 일부 누리꾼들은 이 당선인이 김부선 씨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하지 않는 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이 당선인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의혹들에 ‘법적 대응’으로써 강력 대처해 온 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소송을 제기하면 사실이 밝혀질 텐데 ‘왜 가만히 있느냐’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는 것.

이에 일각에서는 이 당선인이 당선 후 스캔들을 묵과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스캔들이 장외 전쟁으로 번져가는 만큼 이 당선인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 논란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김부선 씨 딸 이미소 씨는 “사실 증거는 가해자가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제시해야 하는 것이지 피해자가 자신이 피해 받은 사실을 증명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이 당선인의 결백 입증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제 공은 경찰에 넘어갔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여배우 스캔들에 대한 해명은 거짓”이라며 이 당선인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재명-김부선 스캔들 관련 수사는 경기 분당경찰서가 맡는다. 만약 김 씨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 당선인은 ‘허위사실 유포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취소’라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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