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가가 급락한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급매물이 상당수 소화되면서 강남 집값 ‘바닥론’과 ‘추가하락론’이 팽팽하게 맞서며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강남권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바닥이 거의 확실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건설교통부와 일부 부동산 정보업체들은 ‘추가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일 건교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등 강남권 인기 단지의 경우 대학 수능시험이 끝난후 이사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초저가 급매물이 하나둘씩 소화되기 시작해 사실상 ‘바닥’을 찍은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의 경우 호가가 10·29대책 이전 7억5,000만∼7억7,000만원에서 한때 5억5,000만원대까지 내려갔으나 지난달 말 5억5,000만원, 5억6,000만원, 5억7,000만원짜리 급매물이 잇따라 소화되면서 호가가 6억2,000만원까지 올라간 상태다. 최저가 기준으로 호가가 최근들어 7천만원 정도 다시 반등한 셈이다. 강동구 고덕주공과 고덕시영, 서초구 반포주공 등 강남권 다른 주요 단지들도 ‘10·29대책’ 이후 호가가 1억∼2억원 정도 떨어졌다가 최근들어 1,000만∼3,000만원 정도 다시 올라간 상태다. 이 때문에 강남권의 대부분 중개업소들은 ‘강남 집값이 이미 바닥을 찍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대치동 금탑공인 관계자는 “10·29대책 직후 나온 저가 급매물들이 대부분 소화돼 호가가 다시 오른 상태”라면서 “강남 집값은 사실상 이미 바닥을 찍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 풍성한공인 관계자도 “서초구 반포주공 18평형의 경우 10·29대책후 호가가 2억원 정도 떨어졌다가 최근들어 2,000만∼3,000만원 정도 회복한 상태”라면서 “앞으로 큰폭의 추가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건교부와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들은 상반된 전망을 하고 있다. 최종찬 건교부 장관은 최근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면서 “그동안 집값이 뿌리없이 올랐기 때문에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 장관은 특히 “현재 토지공개념 등 2차대책 도입에 관한 ‘부동산공개념검토위원회’도 가동 중”이라면서 “다만 2차대책 도입시기 등에 대해서는 위원회가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 사장도 “수능이후 이사철 수요 때문에 강남권의 급매물이 일부 소화되고 있지만 대세는 이미 꺾였다고 봐야 한다”면서 “10·29 후속대책도 준비돼 있는 만큼 집값은 내년 상반기까지 하향안정될 수 밖에 없다”며 바닥론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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