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오는 27일 오후 5시(현지시간·한국시간 27일 오후 11시)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독일을 상대로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을 갖는다.
스웨덴, 멕시코에 2연패한 한국은 조 최하위다. 다른 팀들이 혼전 양상을 띤 덕에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실낱같은 16강 희망이 남았다.
한국이 독일을 잡고 같은 시간에 열리는 경기에서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으면 극적으로 토너먼트에 갈 가능성이 희미하게 남은 상태다.
팀당 2경기를 치른 가운데 조 1위는 멕시코(2승 승점 6)다. 독일과 스웨덴이 나란히 1승1패(승점 3), 한국이 2패(승점 0)로 최하위다. 한국 입장에서는 멕시코가 3승으로 조 1위를 확정하고 독일, 스웨덴, 한국이 1승2패로 2위를 다투는 시나리오가 최상이다.
조별리그 순위는 승점-골득실-다득점 순으로 정해진다. 그러나 스웨덴이 멕시코를 상대로 비기거나 이기면 한국은 독일전 결과와 상관없이 탈락이다.
상대가 디펜딩챔피언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이라는 점이 걸린다. 독일은 전통의 강호로 역대 월드컵에서 두 차례 만나 모두 졌다. 1994 미국월드컵 조별리그(2-3), 2002 한일월드컵 준결승(0-1)에서 패했다.
독일은 총력전을 예고했다.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0-1로 불의의 일격을 당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스웨덴을 잡아 1승1패(승점 3)가 됐지만 16강 진출은 미정이다.
한국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독일은 주전 수비수 제롬 보아텡(바이에른 뮌헨)이 스웨덴전에서 퇴장당해 한국전에 나설 수 없다. 경추 부상이었던 마츠 훔멜스(바이에른 뮌헨)는 출전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태용호는 독일전에서 100% 전력으로 싸워도 열세인 마당에 전력을 다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다. 기성용은 멕시코전에서 후반 39분 상대 선수와 부딪혀 왼쪽 종아리를 다쳤다. 경기 후 목발에 의지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기성용은 왼쪽 종아리 염좌로 2주간 나서지 못하게 됐다. 독일전 출전이 어렵다"고 전했다.
기성용은 중원과 수비라인을 오가며 중심을 잡았다. 주장으로서 동료들의 정신적 지주 노릇을 한다. 그라운드 위에 기성용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그동안 많은 A매치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중앙수비수 장현수(FC도쿄)는 마음이 아프다. 스웨덴, 멕시코와의 2경기에서 잦은 실수를 범해 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건전한 비판을 넘어 인신공격성 글과 욕설이 난무한 상황이다. 특히 멕시코전에서 페널티킥을 내준 핸들링 반칙,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골 장면에서 나온 성급한 태클이 기름을 부었다.
심적 부담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신 감독은 "수비는 조직력을 가져야하기 때문에 확 바꾸거나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며 고민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것 같은 기온 차도 선수들이 극복해야 할 변수다.
사전 캠프지였던 오스트리아 레오강,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스웨덴과의 1차전이 열린 니즈니노브고로드 등은 모두 20도 안팎이어서 우리 날씨로 보면 봄이나 가을에 해당했다.
그러나 2차전이 열린 남부 항구도시 로스토프나도누는 경기가 열린 오후 6시 기온이 섭씨 31도였다. 한낮에는 35도를 오갈 정도로 뜨거웠다.
24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매우 쌀쌀한 날씨를 경험했다. 회복훈련이 있었던 오후부터 갑작스럽게 많은 비가 내리면서 초겨울 같은 쌀쌀함을 느꼈다. 14~15도를 오갔다. 멕시코전 선발 11명과 부상자 박주호(울산)를 제외한 11명이 훈련에 참가했다.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카잔은 무덥다. 경기가 열리는 27일 최고 기온이 32도로 예보됐다.
총 세 경기를 치르는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2패를 안고 디펜딩챔피언이자 랭킹 1위 독일을 만나는 한국, 역대 2번째로 월드컵 2연패에 도전하는 독일의 한판 승부는 어떤 결말을 지을까.
조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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