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잇단 규제·불투명 경제로 침체 시중유동자금풍부, 부분적 호황 예상 내년 부동산시장에 대한 전망이 어둡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잇따르고 있고 경제전망이 불투명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400조~500조원에 달하는 부동자금과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저금리 등으로 인해 국지적인 호황이나 가격 폭등 양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의 도움으로 내년도 부동산시장의 전망을 알아본다.

아파트, 연말까지 조정장세 거쳐 상승세로 반전

9·5 재건축 안정대책으로 부동산 시세를 주도하던 강남권 재건축단지들은 매수세가 꺾이거나 거래가 동결되면서 호가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이에따라 연말까지 재건축단지의 조정장세는 지속적이면서도 안정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진 않았지만 잇따른 정부규제로 인한 심리적 부담감으로 강남을 타고 전이되던 목동, 분당 등지의 가격상승세도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따라서 강남의 일부 사업승인이 난 단지들이나 소형평형의무비율(60%) 확대에 따른 기존아파트들의 반짝 반사이익을 제외하고는 하반기 기존 주택 가격도 상승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9월말 가을이사철이 끝나는 등 시장자체가 비수기로 접어들고 있는 요인도 주택가격상승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시장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에 투자된 자금이 증시나 금융권 등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정부의 후속 대책이 수요자의 심리를 안정시키지 못할 경우 잠시 안정된 시장이 다시 상승세로 반전될 여지가 있다.

이는 내년부터 모기지 제도가 도입되고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각종 규제로 아파트의 공급이 적어지면서 강남지역 아파트의 공급 부족 여파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강남아파트 가격 상승이 재연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정부가 현재 시점에서 신도시 등 공급 대책을 내놓더라도 실제 공급은 5~7년후에나 가능하고 공급을 많이 늘리더라도 수요가 그보다 더 늘어나면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따라서, 실수요자를 강남으로 유인하는 교육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장기적으로 강남아파트 가격을 안정시키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전세시장의 경우 4월부터 이어진 안정세가 가을이사철 반짝 분위기를 탄 후 10월부터 다시 가라앉으며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고 이같은 분위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모기지제의 도입으로 집을 살수 있는 유효수요층이 늘면서 전세수요가 대거 매매시장으로 유입, 전세시장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토지, 유동자금 유입 폭 클 듯

일부자금이 정부의 규제가 미치지 않는 틈새상품으로 옮아가고 있어 내년 상반기 토지시장으로 수요가 이동할 확률이 높다. 토지시장은 현재 저금리 지속,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등으로 주춤한 반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투기 근절책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토지시장은 유동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충청과 수도권 일부지역의 국지적인 상승을 제외하고는 아파트시장에 비해 가격상승이 가파르지 않아 추가상승여력이 충분하기도 하다. 당분간 택지개발지구 단독주택지나 판교, 김포, 파주, 화성 등 신도시 주변 땅 등 호재가 있는 곳, 뉴타운 개발이 예정되어 있거나 개발가능성이 큰 지역은 차별적인 큰 폭의 지가 상승이 예상된다. 올해는 아파트가 부동산 시장을 점유하는 폭이 넓었지만 내년에는 주5일 근무에 따른 외곽수요가 늘면서 토지의 점유부분이 점차 늘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토지는 거래단위 자체가 크고 자금이 장기화될 우려가 커 실수요자들의 장기적인 재테크 상품으로는 주의를 요한다.

주상복합+오피스텔, 전매조건 등 호가 상승세 이어갈 듯

오피스텔은 대표적인 수익형부동산상품이기 때문에 공급과잉문제가 나타나거나 경기가 안좋은 분위기에선 맥을 못추게 돼 있다. 아파텔로 반짝하는 사업장도 있지만 최근 정부가 오피스텔과 상가 등의 기준시가 통합고시 방침을 내놓은 상태여서 양도세 부담까지 지게 되면서 내년 시장도 투자심리가 위축,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상복합은 5·23대책으로 손해를 본 상품이다. 그러나 이미 건축허가를 신청했거나 건축심의위원회의 건축심의를 신청한 주상복합의 경우 300가구 미만으로 쪼개서 분양하면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도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운 이점이 있다. 다만 대부분 프리미엄이 붙으면 치고 빠지겠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계약률이 높지 못한 경우가 많고 투자패턴이 장기적인 목적보다는 단기적이고 보수적인 접근이 많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벌써부터 분당 백궁·정자, 양천구 목동, 강남구 등 앞으로 입주할 주상복합물량들은 넘쳐나고 있고, 일반아파트에 비해서 전용률 등 여러모로 경쟁력이 뒤떨어진다는 사실도 간과하면 안된다. 특히 일부 유망주상복합을 제외하고는 입주후에도 현재 만큼의 프리미엄이 지속될 확률은 더더욱 희박하다. 주상복합시장 과열양상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정부에서 또 한번 칼을 들이대는 등 후속대책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내년시장도 양극화가 고착되고 유망 주상복합의 경우 자유로운 전매조건을 등에 업고 호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곳은 미분양이 속출될 가능성이 높다.

상가, 규제책 마련 등으로 냉각

5·23 부동산 안정책이 나온 이후 아파트 시장이 숨을 죽이고 있는 사이 상가와 사무실 등은 틈새 상품으로 반짝경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굿모닝시티사건 등의 여파로 곧 정부의 분양규제가 실시될 예정이다. 건축허가 후 분양 등 상가분양 규제책이 마련되면 상가시장은 급속히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굿모닝시티와 같은 대형 쇼핑몰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양극화로 시장이 양분되고 도심형 상가를 제외한 휴일형 상가는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전망이다. 주5일근무제 도입으로 영업일이 하루 더 보태지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기존상가는 경기불황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 줄면서 권리금하락으로 연결되고 있는 만큼 정확한 상권분석이 필요하다.

부동산금융상품, 후분양제 도입검토 등 성장세 예상

최근 1~2년간 부동산시장의 호황으로 리츠,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담보부채권 등 부동산과 관련된 다양한 금융상품들이 도입됐다. 내년 모지기제도가 도입되고 아파트 후분양제도도 검토되고 있기 때문에 각종 금융제도가 정비되면서 보다 다양한 부동산 관련 파생상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가격이 폭등할 때는 직접투자가 많지만 요즘처럼 시장이 오락가락할 땐 간접투자로 선회하는 경우가 늘 것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금융상품이 원금을 보장해주면서도 은행이율보다 수익률은 높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내년 부동산 금융시장의 성장도 늘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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