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공유·대중성·서비스 삼박자 갖출 필요성 있어

수많은 아이템과 브랜드가 경쟁하는 자영업시장. 경기불황으로 심각성은 더해지고 있다. 특히 외식업의 경쟁은 과밀현상까지 겹치면서 더욱 치열하다. 중소기업연구원이 경제총조사(‘15년) 자료를 활용해 소상공인 과밀현상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경제 규모의 확대로 소상공인 부문의 비중은 작아지는 추세나 절대적 규모에서의 소상공인 사업체 수는 증가하는 추세로 조사됐다.
 
  2002년 36%였던 자영업 비중은 2016년 25.5%로 줄었다. 하지만 개인사업을 영위하는 자영업자는 2005년 이후 꾸준히 500만여 명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들 자영업자의 20% 이상이 외식업에 몰리면서 외식업 경쟁은 심화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모든 브랜드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힘겨움 속에서도 매출 대박매장으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는 브랜드도 있다. 이유는 뭘까. 대중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바로  ‘E(Emotion)P(Public)S((Story·Service)’에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감정(Emotion)은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공유할 때 엄청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스스로 공유하고 확산할 만한 요소, 감정을 잘 활용해야 한다. 사람들이 대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마음을 움직이는 결과는 입소문 효과로 나타난다. 따라서 판매하는 상품의 특별한 점을 부각시켜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있던 내용이라도 다시 강조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품의 이름만 나와도 당연히 연상되는 내용, 그에 따른 긍정적인 감정으로 인해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지는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인기를 얻는 게 아이스크림이다. 특히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은 고급화와 웰빙 열풍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젤라또는 이탈리아 여행객들의 입소문으로 더욱 인기다. 이탈리아 현지의 맛을 재현해 내면서 소비자의 감성을 잡은 브랜드는 카페띠아모다. 천연 재료를 사용해 매장에서 매일 아침 직접 만드는 이탈리아 정통 수제 젤라또다. 카페띠아모 관계자는 “젤라또는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수제 아이스크림을 일컫는다”라며 “젤라또를 활용한 다양한 빙수와 쉐이크 등으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관심받고 있다”고 전했다.

공유될 수 있는 또 하나의 감정은 비주얼이다. 이를 살린 브랜드가 수제초밥이 맛있는 집 스시노백쉐프다. 메뉴의 독특한 비주얼과 맛으로 여성의 감성을 잡았다. 최근에는 명란 와사비소스를 입힌 랍스터와 스테이크초밥, 북유럽 숙성방식의 그라브락스 연어, 일본 가정식에서 힌트를 얻은 밥상 등 다양한 6종 신메뉴도 출시했다. 일반적인 초밥 브랜드에서 따라올 수 없는 색다른 감성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스시노백쉐프의 또 다른 장점은 본사가 전문 일식요리사를 직접 고용해 가맹점에 지원한다는 것. 이로 인해 가맹점주들은 주방에 따로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 운영이 가능해졌고, 쉐프들은 안정적 직업과 자신의 매장을 운영하는 꿈을 갖게 됐다.

2~3년 전부터 창업시장에서 핫한 아이템으로 등극한 것은 떡볶이다. 분식의 대명사로 널리 알려진 떡볶이가 새로운 아이템과의 콜라보를 통해 진화했다. 바로 대중성(Public)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으면서 더 쉽게 입소문을 탔다. 이러한 떡볶이에 치킨을 콜라보해 급성장한 브랜드가 걸작떡볶이다. 장점은 떡볶이 맛에 대한 차별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걸작떡볶이의 떡은 시간 자연건조를 통해 만들었다. 이로 인해 시간이 지나도 불지 않고 쫄깃함을 유지한다. 여기에 후라이드부터 레몬크림새우치킨, 간풍치킨, 양념치킨 등 다양한 치킨메뉴와 모둠튀김, 오징어튀김, 삼각잡채만두, 치즈야채고로케, 주먹밥, 떡갈비컵밥 등을 더해 연인이나 가족 등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메뉴를 구성했다.

죽 전문점도 환자식에서 벗어나 대중성을 인정받은 아이템이다. 최근에는 병원 등의 특수상권에서 벗어나 오피스, 주택가 등 상권도 넓혔다. 친환경 프리미엄 죽 전문점 본앤본은 100% 유기농 쌀과 국산 참기름, 친환경 녹두와 팥, 국내산 전복, 친환경 채소육수를 사용하면서도 대중성에 웰빙을 더했다. 본앤본은 20여 년간 꾸준히 노력해 온 농민들로 구성된 영농조합과 MOU를 맺고 직거래를 통해 중간유통마진을 없애고 가격을 낮췄다.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데다 메뉴의 조리 레시피도 간단해 주부들의 창업 문의가 높은 브랜드이다.

대중성에 대중성을 더한 브랜드는 돈까스잔치다. 서민들의 전통 음식인 잔치국수에 돈가스를 더했다. 베스트 메뉴는 잔치국수에 돈가스가 올라가 고소한 풍미를 자랑하는 돈잔국수와 새콤달콤한 비빔국수에 역시 돈가스가 올라간 돈비국수다. 여름에는 시원한 돈가스 메밀국수가 매출을 높인다는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돈까스잔치 관계자는 “돈까스잔치는 퇴직자, 가족, 부부, 동업 등 다양한 형태로 차릴 수 있는 가업 개념의 창업 아이템으로 론칭됐다”며 “식사 후 디저트까지 즐길 수 있도록 ‘순심이네 단팥빵’도 숍인숍(shop in shop) 개념으로도 함께 런칭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최근 오픈한 별내점은 더 넓어진 1인 좌석과 쾌적한 인테리어로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PS’의 마지막 요소는 스토리(Story)이자 서비스(Service)다.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에 소비자가 자신의 지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상품, 브랜드에 대한 세세한 내용까지 스토리에 통합돼 있어야 한다. 한국식 패스트푸드로 세계적인 브랜드를 꿈꾸는 용우동은 1997년 론칭돼 올해로 20년이 넘었다. 용우동의 우동 국물은 독특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 국물까지 다 마시는 고객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우동의 첫손가락인 용이 되겠다는 의지다. 이는 소비자들이 각자의 맛에 대한 소감을 스스로 전파하는 구전이자 창조스토리 기법이다. 최근에는 한식과 분식 메뉴의 절묘한 결합으로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만족도도 높였다.

양꼬치, 양갈비 대중화 시장에서 프리미엄 양갈비라는 역발상으로 나온 브랜드는 양갈비진1926이다. 특징은 호주의 청정 최적 환경에서 자란 12개월 미만의 어린 양만 고집하는 데다 고객이 직접 구워먹는 형태가 아닌 직원들이 구워주는 서비스다. 인건비 부담에 종업원을 줄이려는 추세에 반하는 역발상 전략으로 서비스에 만족하는 소비자들이 단골로 이어지고 있다는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강원도 청정 민통선에서 재배된 천연고추냉이와 30년 숯 전문가가 만든 양고기와 가장 맞는 숯 사용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스스로 공유할 수 있는 요소를 만들어야 한다. 작은 부분이라도 특별한 점을 부각시킨다면 특별한 브랜드가 될 수 있다. 경기가 호황이든 불황이든 창업의 성공은 어렵다. 무엇보다 창업자 스스로가 아이템이 가지고 있는 속성이 무엇이며, 트렌드에 부합하는지를 파악해 이를 활용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실패를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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