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개편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
보유세 개편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
  • 김은경 기자
  • 입력 2018-06-29 17:54
  • 승인 2018.06.29 17:54
  • 호수 1261
  •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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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저항 최소화 등 과제 산적 실효성 없다는 지적도
<사진-뉴시스>
[일요서울|김은경 기자] 정부가 보유세 개편안을 지난 22일 공개했다. 이번 개편안은 사실상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인상 내용을 담고 있다. 여러 채 집을 가진 다주택자에게 종부세를 더 올려 부동산 투기를 뿌리 뽑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는 개편안을 안착시키기 위해 부동산 투기 억제와 조세형평을 제고하면서 조세저항을 최소화하는 등 해결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개편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보유세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편안 사실상 종합부동산세 인상 내용 담아
투기 수요 뿌리 뽑겠다는 정부…반응 엇갈려


정부가 지난 22일 공개한 보유세 개편안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평생 모은 돈으로 고가 주택에 거주하는 선의의 중산층 보호방안과 취득세 인하를 둘러싼 지자체와의 갈등조정, 국회의 법제화 등을 핵심 과제로 거론하고 있다.

또한, 종부세 세율을 개편할 경우 국회에서 관련 법령을 개정해야 해 이 과정에서 치열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 밖에 임대사업자 등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 1세대 1주택 장기보유 특별공제 등 주택양도차익 과세제도 개편도 향후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보유세 개편안에 대해 아무런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참여연대는 지난 28일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은 0.2%에도 못 미치고, 부유층이나 재벌기업 등에 대한 막대한 세금특혜로 인해 자산 불평등이 심화됐다. 자산이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생존권을 위협받을 정도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기에만 해도 보유세 강화에 부정적이었으나 부동산 불로소득 근절과 불평등을 해소하라는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입장을 선회해 보유세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개혁특위가 발표한 보유세 개편안은 종부세에 한정한 공정시장가액비율 또는 세율 인상안에 그친다. 이는 시민들의 기대에 못 미칠 뿐 아니라 불공평 과세가 심화된 현실을 개선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한국의 심각한 불평등 현실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책은 조세제도 강화라는 설명이다.

정부, 7월 중 보유세 개편 방안 마련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 22일 공개한 4항목 보유세 개편안을 살펴보면 고가 주택·토지 소유자에게 부과되는 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최대 100%선으로 인상하고 세율을 최대 1.0%포인트 높이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럴 경우 적게는 12만8000명, 많게는 전체 종부세 부과 대상인 34만8000명에게 최대 1조2952억 원(공정시장가액비율 연 10% 포인트 인상 기준)에 달하는 세금이 더 부과된다.

정부는 또 초과이익환수제로 집값 근원지로 꼽히는 재건축을 잡고 이후 기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는 시나리오를 구상 중이다. 이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어 보인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매매건수(신고일 기준)는 3545건으로 지난해 1만4304건과 비교해 대폭 감소했다. 앞으로 계약건수가 추가돼도 지난해 수준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제시한 개편안은 모두 4항목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세율 인상 및 누진도 강화 ▲공정시장가액비율의 점진적 인상 및 누진세율 강화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차등 과세 등이다.

먼저 제1안은 세율과 과표구간은 현행대로 유지하되 주택 및 종합합산토지의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연 10%씩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별도합산 토지는 현행제도를 유지하는 방안이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과세표준을 정할 때 공시가격에 적용하는 비율로 종부세의 경우 현재 80%다. 이를 2년에 걸쳐 100%까지 높이자는 것이다.

1안대로라면 주택 보유자 27만3000명, 토지 보유자 6만7000명 등 총 34만1000명의 세 부담이 늘어난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100%로 올렸을 때 더 걷히게 되는 세금은 주택 1578억 원, 토지 2376억 원 등 3954억 원에 달한다.

특위가 제시한 제2안은 주택과 종합합산토지의 과표 구간별 세율을 최대 1%포인트까지 차등 인상한다는 내용이다. 주택의 경우 6~12억 원 과표구간은 0.05%p 높인 0.8%, 12~50억 원 구간은 0.2%p 높인 1.2%, 50~94억 원 구간은 0.3%p 높인 1.8%, 94억 원 초과 구간은 0.5%p 높인 2.5%까지 올린다.

이 경우 세 부담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을 때 10억~30억 원 주택 세부담은 1주택자의 경우 최대 5.3%, 다주택자는 최대 6.5% 늘어난다. 세 부담은 주택의 경우 시가 30억 원이라고 할 때 1주택자는 5.3%, 다주택자는 6.5% 증가하게 된다.

제3안은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연 2∼10%포인트씩 인상하고 누진세율은 제2안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이다. 1안과 2안을 합쳐 공정가액비율도 점진적으로 연 2~10%p씩 구간별로 차등 인상하며 동시에 종부세율도 2안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이다.

이 경우 공정가액비율을 최고 수준인 연 10%p까지 인상하면 1주택자 0~25.1%, 다주택자 12.5~37.7%씩 세 부담이 오르며 총34만8000명의 세금이 늘게 된다.

제4안은 주택의 경우 1주택자는 공정시장가액 비율만 연 2∼10%포인트 인상하고, 다주택자는 공정시장가액 비율과 세율을 동시에 올리는 내용이다. 토지의 경우 공정시장가액 비율과 세율을 모두 인상한다. 적용 인원은 34만8000명으로, 세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 연 5%p 인상할 경우 최대 1조866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보유세 개편안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재정개혁특별위는 이번 토론회에서 제시된 정책 제안을 반영해 권고안을 마련하고 오는 7월 3일 전체회의를 거쳐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김은경 기자 ek@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