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황금세대' 벨기에가 일본을 꺽고 8강에 진출했다.

벨기에는 3일 오전 3시(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전에서 먼저 2실점했지만 얀 베르통언(토트넘), 마루앙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과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나세르 샤들리(웨스트브롬위치)의 역전 결승골을 앞세워 3-2로 이겼다.

후반 초반 연속으로 2골을 내줘 중반까지 0-2로 뒤졌지만 높이와 힘을 바탕으로 극적인 역전극을 만들었다.

'황금세대'로 불리는 벨기에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독일, 스페인 등 우승후보들이 탈락한 가운데 우승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벨기에는 앞서 멕시코를 2-0으로 꺾은 브라질과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벨기에와 브라질의 8강전은 오는 7일 오전 3시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다. 

일본은 벨기에를 상대로 당당히 맞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실리 축구를 펼치며 먼저 2골을 기록, 벨기에를 벼랑 끝까지 몰았다. 승부처에서 유럽 특유의 높이와 힘을 극복하지 못했지만 열세일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매우 선전했다.

그래도 아쉬움이 크다. 이날 승리했다면 일본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8강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2002 한일월드컵,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두 차례 토너먼트에 오른 일본의 역대 최고 성적은 16강이다.

손흥민(토트넘)의 팀 동료인 베르통언은 실책성 플레이로 일본에 첫 골을 허용했지만 만회골을 터뜨려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교체 투입된 펠라이니와 샤들리는 동점골과 역전골로 로베르토 마르티네즈 감독을 웃게 했다.

공격의 핵 에당 아자르(첼시)는 가운데와 측면을 가리지 않고 활발히 움직이며 정확한 패스로 일본 수비진을 흔들었다.

일본의 하라구치 겐키(포르투나 뒤셀도르프), 이누이 다카시(에이바르)는 골맛을 봤지만 팀 패배로 웃지 못했다.

전반은 일본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렀다. 벨기에가 공 점유율에서 55%-45%로 근소하게 앞서며 페널티박스 주변에서 기회를 만들었지만 실속이 없었다.

일본은 수비에 몰두하지 않고 적절히 공세를 펼쳤다. 전반 슈팅 개수는 벨기에가 10개(유효슈팅 2개), 일본이 4개(유효슈팅 1개)였다. 전반은 0-0으로 끝났다.

예상밖으로 일본이 먼저 균형을 깼다. 후반 3분 역습 기회에서 하라구치가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벨기에의 골네트를 갈랐다. 시바사키 가쿠(헤타페)의 침투패스가 일품이었다. 

일본은 후반 7분 이누이 다카시(에이바르)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추가골을 터뜨려 2-0으로 달아났다. 승기를 잡는 듯했다.

벨기에는 후반 20분 샤들리, 마루앙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다. 

적중했다. 후반 24분 만회골이 터졌다. 베르통언이 머리로 만든 행운의 골이었다. 머리로 크로스를 보낸다는 게 그대로 골문을 통과했다.

5분 만에 동점골도 나왔다. 후반 29분 아자르의 정확한 크로스를 펠라이니가 헤딩 동점골로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일본은 끊임없이 벨기에의 좌우 측면을 공략했고 벨기에는 아자르,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를 중심으로 일본을 위협했다.

경기 종료 직전에 벨기에가 마침표를 찍었다. 추가시간으로 4분이 주어진 가운데 종료 30여초를 남기고 코너킥 세트피스를 막은 벨기에가 빠르게 역습을 전개했고 샤들리가 결승골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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