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투버 양예원 성폭력 사건’ 2차가해 우려 ‘역풍’
- 청와대 청원 게시판, “나형욱보다 잘못 더 무거워”

 
유명 유튜버 양에원씨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를 받는 스튜디오 측이 양씨와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하고 일부 언론이 이를 보도한 데 대해 수사 관계자가 ‘2차 가해’라며 언론을 공개 비판했다.
 
해당 사건의 언론대응 창구를 맡은 이동환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총경)은 지난 5월 25일과 26일 이틀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이어 글을 올려 해당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상세히 보도한 일부 언론을 상대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 과장은 “언론, 그러면 안 된다”면서 “심각한 2차 가해다. 피의자가 여론전 하느라 뿌린 걸 그대로 보도하다니. 경찰에 제출되지도 (않고) 진위도 모르는 걸”이라고 썼다. 스튜디오 측은 전날 정 모 실장의 협박으로 강제로 촬영이 강행됐다는 양 씨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양 씨와 정 실장 간 카톡 대화를 공개했고 한 매체가 이를 보도했다.
 
이동환 과장은 “한 매체가 피의자 신분 혐의자가 플레이한 독을 덥석 물었다”며 해당 보도는 “배설”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성범죄를 무마하고자 카톡 대화를 빌미로 피해자를 협박하는 한 드라마 장면을 언급하며 “전형적 회유와 협박, 물타기 수법이며 드라마에서는 변호사를 통한 개인적 협박이었는데 이건 언론이 확성기를 틀어 증폭했다”고 지적했다.
 
이 과장은 또 2차 피해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보도 자제를 요청했으나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우려했다. 그는 “자판기도 위폐나 위조 동전은 가린다”면서 스튜디오 측의 주장을 그대로 기사화한 언론에 대해 “생각도 없고 철학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자판기보다 생각이 없는 극히 일부(?) 기레기 언론에 대해 ‘그래도 뭔가 있을 것 같은데...’생각한다면 이미 그 사람은 ‘우중’(愚衆)이고 영화 내부자의 대사처럼 ‘개·돼지’다”라고 적시했다.
 
이 과장의 ‘개돼지’ 발언이 알려지자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SNS에서 국민을 개돼지라고 비하한 경찰관 징계를 청원합니다”(2018.05.27.)는 글을 올렸다.
 
이 청원인은 “2년 전 나향욱 전 기획관은 기자와 사적인 술자리에서 국민은 개·돼지라고 한 유명 영화의 대사를 인용해 이것이 자신의 생각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며 “이것과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이 인사는 “이 총경은 경찰공무원이다. 실체적 진실을 찾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해야 하고 수사할 때는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며 “피고발인을 이미 가해자로 단정하고 2차 가해를 운운하는 것은 중립의 의무를 져버린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청원인은 “정확히 수사 상황을 모르는 국민들은 당연히 언론에서 시시각각 보도하는 내용들을 참조해 가며 해당 사건에 대한 판단을 내리게 된다. 그런데 이동환 총경은 그런 사람들을 개돼지나 다름없다고 비하했다”며 “나 전 기획관이야 친분이 있는 기자들과의 사석에서 나온 말이지만 이동환 총경의 발언은 모두가 볼 수 있는 공개된 SNS에 게시된 발언이라는 점에서 잘못이 더 무겁다”고 징계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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