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인터뷰 열전]심상정 “특활비, 국정농단 수단” vs박주민 “與, 발의 안 했다고 반대 아냐”
[여야 인터뷰 열전]심상정 “특활비, 국정농단 수단” vs박주민 “與, 발의 안 했다고 반대 아냐”
  • 박아름 기자
  • 입력 2018-07-13 19:14
  • 승인 2018.07.13 19:14
  • 호수 1263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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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있는데…” 여야, 국회 특활비 둘러싼 ‘온도차’
<뉴시스>
‘폐지’ 대신 ‘투명성 강화’?… “말장난일 뿐… 투명화=폐지”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쌈짓돈’ ‘검은돈’이란 오명을 쓴 국회 특수활동비가 하반기 국정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국민 여론은 특활비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대 다수다. 하지만 정작 국회에서는 두루뭉술한 입장 표명만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경우, 공식 입장 표명은 없지만 투명성 강화 등을 통한 양성화로 당론을 가닥 잡는 모양새다. 반면 ‘특활비 폐지’를 공식 발의한 정의당은 여당과 제1야당인 한국당이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하는 행태라고 비난한다. 다만 양당 모두 특활비에 대한 문제의식은 공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일문일답.
 
- 특활비 폐지를 주장한 이유는.
 
▲심: 특활비는 영수증이나 용처를 밝히지 않아도 된다는 개념이다. 예산 심사 권한이 있는 국회에서 영수증 처리가 필요 없는 특활비라는 항목은 필요하지 않다. 없애야 한다. 예산항목을 양성화해서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사용해야 한다.
 
‘권력’과 ‘비밀’이 결합될 때 국정농단, 법정유린까지 가는 범죄의 수단이 될 수 있다. 과거에 보면 (국회의원들의)불법 선거자금 조성 의혹 때도 특활비가 거론됐고, 검찰총장의 거마비도 특활비로 나간다는 의혹이 있었다. 최근에는 국정원 댓글 조작 논란에도 특활비가 사용됐다고 한다. 이것을 단순한 ‘특권’ 수준으로 보면 안 된다. 이런 점에서 적폐청산을 내세우고 있는 정부 여당에서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본다.
 
더욱이 국회가 자기 자정 노력을 스스로 혁신할 수 있을 때 다른 기관들의 특활비도 투명성을 현실화할 수 있다. 물론 비밀 정부 활동을 요하는 데는 특활비라는 명목을 아예 없앨 수 없지만 상임위 비공개 보고 등을 통해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
 
- 특활비를 ‘폐지’하는 대신, 투명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개선’하자는 주장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심: 말장난이다. 그동안 특활비로 쓴 ‘돈’을 폐기하라는 게 아니다. 다만 용처를 밝히지 않아도 된다는 조항을 없애고, 꼭 필요한 돈은 예산에 공식적으로 반영해서 써야한다는 입장이다.
 
▲박: 크게 다르지 않다. 특활비 특징 자체가 드러나지 않는 거, 불투명성이다. 근데 투명화하는 것 자체가 특활비라고 볼 수 없다.
 
우리(더불어민주당) 당에서 얘기하는 건 ‘양성화’인데 사실상 이것도 특활비 폐지와 다름없다. 결국 비밀리에 돈을 집행하는 돈이 없어져야 한다는 데는 모든 당이 동의하는 것이다. 근데 이 부분에 대한 제도화가 최종적으로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폐지’라는 말을 쓰기에는 조금 거칠다는 견해가 있는 것 같다. 문제의식은 (법안을 발의한 정의당뿐 아니라)모든 당이 같다.
 
- 그동안 특활비 폐지 문제가 자주 거론됐는데 표류하거나 무산됐다. 원인이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하는 국회의원들’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심: 교섭 단체의 특권 정치 때문이다. 내가 2005년도에 당시 남궁석 국회사무총장을 상대로 특활비 내용을 다 공개하라고 했는데 끝까지 안했다. ‘투명성’을 원칙으로 삼아야할 국회가 스스로 (특활비 사용)내역을 밝히지 못하는 것은 입법부로서 수치스러운 일이다. 자신의 사명과 존재 이유 자체를 훼손하는 것 아닌지를 뼈아프게 성찰해야 한다. 물론 국회의장 또는 사무총장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교섭단체 간 합의가 있어야 추진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그동안 특활비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개선하지 않고 기득권을 누려온 두 당(민주당‧한국당)이 가장 큰 원인이다.
 
▲박: 실제로 특활비 폐지를 위해서는 우선 어떻게 양성화시킬지 방법에 대한 논의부터 해야 한다. 그리고 상임위 운영비 등에 대한 정확한 조사도 해야 한다. 양성화 시켜서 예산 항목에 정확히 포함하려면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이 과정을 진행한 후에 제도 개선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낼 것이라고 본다. 지금 구체적으로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고 해서 ‘추진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이제 원 구성이 됐고 논의되기 시작할 것이다. 원 구성 당시 합의문에도 ‘특활비 제도 개선’이 적시됐기 때문에 금세 추진될 것으로 본다. (정의당처럼)법안 발의를 안했다고 해서 특활비 폐지 추진을 안 하고 있는 게 아니다.
 
- 특활비 폐지안이 거론될 때마다 국회 내 불편한 시각이 존재한다고 들었다.
 
▲심: 맞다. 내가 과거 비교섭단체 연설에서 특활비 문제를 제기할 때도 동료 의원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진보 정당의 생명성을 드러내기 위한 정치적 의도로 한정 짓는 반응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 국민 절대 다수의 강력한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누구나 자신에 대한 개혁 요구는 불편해 한다. 하지만 해야 하는 것이 특활비 폐지다. 대책을 빨리 내놓아야 된다고 본다. 더 이상 꼼수는 안 된다.
 
- 이번 만큼은 반드시 특활비가 폐지돼야 한다는 게 국민 여론이다. 만약 이번에도 무산된다면 어떤 반향이 일어날까.
 
▲심: 특권을 누렸던 사람들이 스스로 포기할 자세가 돼야 해결할 수 있다. 두 당(민주당‧한국당)이 안 하면 방법이 없다. 이번에도 법안 통과가 안 되면 2020년 총선에 표로 반영될 것이다. 촛불로 만든 정권에게 촛불이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받들지 않으면 (국민이)표로써 평가할 거다.
 
(일각에서는)특활비 폐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현실성과 융통성이 결여된’ 부류로 취급한다. 그런데 우리는 국회 예산을 줄이자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국회에서 쓸 돈을 국민들에게 말씀드리고 투명하게 쓰자는 것이다.
 
- 최근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초로 특활비 사용 내역을 공개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심: 국회의원들이 써야할 돈 중에 비밀을 요하는 돈은 없다. 당연히 공개하는 게 맞다. 칭찬할 일도 아니다. 국회의원의 책무를 한 것일 뿐이다.
 
▲박: 드러낼 부분이 있으면 드러내면 된다. 필요하면 공개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박아름 기자 pak502482@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