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체 진두네트워크 경영권 확보한 회사 임원으로 일정지분 매입쌍용지원 기대감에 피인수회사 주가 급증 … 일부선 경험부족 지적한 재벌 3세가 코스닥등록기업인 진두네트워크를 인수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에선 이같은 소문이 나돌자 해당 업체의 주가가 상한가로 치솟기도 했다. 진두네트워크는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기존 최대주주인 대양창업투자 외 2인이 보유중인 지분을 동아시아회사 외 4인에게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 거래를 통해 동아시아회사는 지분 37%를 확보, 경영권을 인수했다. 4명의 인수자 중 소문을 나돌게 한 주인공은 김석원 쌍용양회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지강씨. 바로 위의 형인 김지용씨는 현대그룹 고 정주영의 장손녀와 결혼, 세간에 화제를 뿌렸던 인물. 이 밖에도 지강씨와 고종사촌 형제 관계인 김근진씨와, 코스닥 등록기업인 엔바이오 테크의 문원국 사장과 이 회사 임원인 이윤무씨 등 3인이 이번 거래에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회사 인수에 나선 지강씨는 77년생이며, 대외적으로는 미국 버몬트대학에 유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결과 지강씨는 학업을 휴학한 상태이며, 진두네트워크를 인수한 동아시아회사의 임원으로 재직, 현재 국내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동아시아회사가 금감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강 씨는 직업란에 사업으로 기재했다. 직업란에 사업으로 기재한 것으로 볼 때 지강씨가 사업을 위해 미국 유학을 중도에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법하다. 또 김석원 회장이 차남의 사업가로의 변신 시도를 허락했는지 여부도 관심거리. 지강씨가 학업을 채 마치지도 않은 시점에서 사업가로 나선 모양새가 재벌가 자제들의 통상적인 경영인으로 나가는 방식과 다소 이질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쌍용그룹 측은 “이미 성인인데다 사업해도 될 나이이며, 지강씨의 국내에서의 사업은 집안 일이기 때문에 일일이 물어볼 수는 없는 일”이라며 “직접 사업을 하는지 조차도 알 수는 없고 다만 근진씨와 회사의 대표이사인 김주율씨와 같은 또래인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동아시아회사의 진두네트워크 인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떨떠름하다. 인수자금 조달을 자체 자금보다는 외부 조달에서 해결하려는 방식에 대해 향후 경영 부담을 줄 것이란 관측에서다. 또 나이도 어린데다 국내에서 사업기반이 취약한 젊은이들의 경영능력에 물음표가 붙기도 한다. 인수대금은 81억여원. 인수자금 조달과 관련, 동아시아회사 측은 “인수대금은 20억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기자금 25억원과 차입으로 확보한 56억원 가량을 재원으로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래서인지 지강씨의 존재가 더욱 돋보이는 것. 시장의 시각은 사업 기반이 취약한 아들의 사업을 도울 수도 있다는 기대아닌 기대감이 나돌기도 한다. 즉 부친인 김석원 쌍용그룹 회장이 뒤에서 밀어줄 수도 있지 않느냐는 관측이다. 게다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두 명의 벤처사업가들도 눈길을 끈다.

지강씨와 함께 비슷한 지분을 투자하게 된 코스닥 등록기업인 엔바이오테크의 대주주이자 경영인인 문원국 사장과 이 회사의 이윤무 관리상무 등. 사업 경력이 전무한 이들의 경영자문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001년 6월 코스닥에 등록된 엔바이오테크는 바이오업종으로 지난해 매출 250여억원대에 이르며, 5년 연속 흑자를 내온 탄탄한 벤처기업이다.회사 지분 참여에 대해 이윤무 상무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투자는 알선자의 권유로 단순히 개인적 차원서 이뤄진 것이고 동아시아와는 아무런 관련을 맺어오지 않았다”며 “특수관계자라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현재 진두네트워크의 경영 참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때문에 진두네트워크의 전망에 대해 희망적으로 바라보는 이도 있다. 지강씨의 배경과 주주로 나선 벤처사업가들의 조력이 버무려져 큰 회사로 성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비관론도 적지 않다. 대주주들의 취약한 사업 기반과 경험이 없는 것이 단점으로 작용할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선 동아시아회사는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한지 1년도 채 안된 기업이다. 회사를 설립한 것은 지난해 10월이며 자본금도 고작 1억원에 불과한 소기업이다. 이 회사가 금감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의 사업 목적은 유통, 도소매, 부동산투자 및 개발 업을 주로 하고 있으며, 김주율씨가 대표이사이면서 지분 4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돼 있다.지분상 대주주는 김주율 사장이다. 김사장의 이력에 대해 회사측은 확인해주기 곤란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동아시아 회사가 공식적으로 하고 있는 사업은 기획이벤트와 쇼핑몰사업. 이 회사는 미국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의 한국 공식 파트너로 알려졌으며, 지난 1월에는 WWE 한국투어를 기획한 바 있다. 또 WWE 관련 상품 판매를 위한 온라인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회사의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진두네트워크 인수에 참여한 김근진씨는 지강씨와 고종사촌 형제라는 점이 이채롭다. 근진씨도 지강 씨와 연배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그룹 계열사 한 관계자는 “김근진씨는 김석원 회장의 친 여동생의 자제 분이며, 그분(친여동생을 지칭)은 오래 전부터 해외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인수 주체로 나선 동아시아회사의 공식 입장은 확인해주기 곤란하다는 반응.동아시아회사의 한 관계자는 “사장님이 직접 챙긴 일이라서 자세히 알고 있지 못할 뿐더라 확인해서 알려주기도 곤란하다”며 “게다가 대주주와의 관계를 알고 있지도 못하다”고 말했다. 한편 진두네트워크는 지난해 매출 급감으로 28억원 적자를 낸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14억원의 적자를 내며 경영이 악화일로에 선 상태. 이 회사는 IT관련업종을 주력으로 케이블방송 등 영상사업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자회사로는 케이블방송 및 위성방송에 성인 콘텐츠를 공급하는 씨맥스 커뮤니케이션 등 3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인터뷰-이윤무 엔바이오테크 상무

-어떻게 투자하게 되었나.
“중간 알선자를 통해서 투자하게 된 것이다. 동아시아회사는 잘 모르며, 단순한 투자 목적으로 돈을 넣을 뿐이다. 문원국 사장님도 나와 마찬가지다.”- 동아시아 회사의 대주주들과는 어떤 사이냐.

“일면식도 없다. 알선자의 말만 믿고 투자했다. 그뿐이다.”

-지강씨가 김석원 쌍용그룹 회장의 차남인 것은 알았나.
“몰랐다”

-개인적으로 적지 않은 거액을 투자하고도 향후 경영을 맡을 경영진을 만나보지도 못했다고 하는 것은 상식 밖으로 들린다.
“알선자가 워낙 신뢰할만한 사람이라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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