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인 김천저축은행의 570억 대출시 감사원 방조 의혹대출금, 김천은행 퇴출 막을 로비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570억원대 사기 대출 파문을 일으킨 대부업체인 굿머니 사건이 게이트로 번질 공산이 크다는 시각이 제기되면서 정치권의 주목을 끌고 있다. 현재 검찰은 사라진 약 500억여원의 행방을 쫓고 있으며, 자금의 흐름을 면밀하게 추적하고 있어 사건의 진실이 곧 알몸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선 정치인 배후설과 로비설이 나돌면서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굿머니와 김천저축은행 사기대출 관련자 10여명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 사건의 전말을 추적했다.

특히 굿머니의 자회사격인 김천저축은행이 지난 해 대선 직전 퇴출될 우려를 봉쇄하기 위해 금융당국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마저 나돌고 있는 형편이어서 사건은 경우에 따라서는 과거 진승현 이용호 게이트처럼 큰 파문을 일으킬 공산이 큰 것으로도 전해졌다. 로비설의 핵심은 사기 대출이 일어났던 시점이 대선 직전인 지난해 9월중순부터 올 2월 사이였으며, 당시 두 차례에 걸친 증자에도 김천저축은행은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는 사실을 감독당국이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정황은 있지만 뚜렷한 물증이 없어 단순 사기대출사건으로 봉합될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그 정황은 이렇다. 당시 김천저축은행은 지난해 10월과 같은 해 11월 두 차례에 걸쳐 약 50억원은 증자를 하면서도 경영난을 겪는 등 최악의 상태였다.

50억원 증자에도 김천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BIS 비율이 무려 마이너스 37.4%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증자도 금감원의 요구에 의해 이뤄졌으며, 증자해야 할 만큼 상황이 나쁘다는 것을 금감원도 알고 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금감원은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김천저축은행이 굿머니와 짜고 500억원대의 사기 대출을 할 때도 감독을 포기한 채 팔짱만 끼고 있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기가 대선 직전이었다는 사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뒤늦게 감사에 나선 금감원은 불법 대출 사실을 지난 2월 적발했으며, 이 사건을 검찰에 이첩시켰다. 수사를 맡은 검찰은 지난 7월 15일 대부업체인 굿머니가 수도권에 사는 여성 320여명의 명의를 빌려 위장회사까지 동원, 자회사 격인 김천상호저축은행에서 1억∼2억원 씩을 사기로 대출을 받아 총 57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잡아냈다. 당시 검찰에서 드러났지만 사기 수법은 지능적이었다.

그 방법은 소액 대출의 최대한도를 1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대출자의 신분까지 위장했으며, 사기 대출의 거점으로 삼은 유령회사까지 동원했던 것. 유령회사이자 굿머니의 자회사격인 K이라는 대행대출회사가 동원됐다. 이 회사는 대출대행업체로 지난해 10월 설립됐으며, 자본금도 고작 5천만원에 불과했다. 1년도 채 안된 이 회사의 대행대출 실적은 무려 500억원대에 이른다. 설립 기간까지 감안하면, 영업정지 당한 3월까지 약 5개월새 매달 100억원의 실적을 올린 것이다. 이는 같은 자회사간 내부 거래를 통해 거액의 현금을 빼돌리기 위해 급조한 회사임을 짐작케 해준다. 내부 거래를 통해 거액의 현금이 빼돌려진 김천저축은행의 영업상태는 망신창이가 된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3월 20일 영업정지 당한 김천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부실여신)은 지난 2월말 기준으로 전체 여신 756억원 중 무려 50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실여신의 대부분은 대행대출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김천저축은행의 전체 여신 중 굿머니 등 5개 대출대행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590억원대에 이르고 있으며, 이중 굿머니 79억원, K사 497억원 등 대출 대행업체에 약 576억원대가 집중돼 있었다. 대행대출업체는 저축은행과 협약을 맺고 인터넷을 통해 소액대출을 알선, 소비자와 저축은행 양쪽으로부터 수수료를 챙기는 업체로 소액대출에 취약한 저축은행의 여신고를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이 제도는 감독사각지대라는 우려를 사왔으며, 그 우려가 이 사건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나게 된 셈이다. 이 사건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 사건은 대부업체가 자본금이 취약한 저축은행을 사금고화할 수 있음을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라고 지적했으며, 일부 사건의 연루자들은 조폭과 연계된 흔적까지 있다고 전했다. 특히 불법 대출로 빠져나간 자금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얘기까지 덧붙이면서 사건이 대형 게이트 사건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까지 보였다.

김천-굿머니-K사 등 3개 회사간 삼각 관계를 통해 거액의 여신이 빠져나간 흔적이 나타남에 따라 3개사의 관계가 주목된다. 결론적으로 이 3개사는 한 통속이다. 우선 굿머니와 김천저축은행의 대주주는 사촌관계로 전해졌다. 또 K사는 굿머니와 같은 빌딩에 같은 층을 쓰고 있는 등 굿머니 소속 회사라는 정황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김천의 최대 주주는 B토건 임원까지 지낸 H씨가 지분 44%로 최대주주이며, 굿머니의 대주주는 사채업자 출신의 K(67년생)씨로 지분 93%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둘은 고종사촌 형제지간으로 알려졌다.다만 실제 오너가 누구냐가 관심거리. 업계에선 굿머니의 대주주가 실제 소유자라는 얘기가 떠돈다. 굿머니가 인수한 후 굿머니와 김천저축은행은 대출대행 제휴 관계를 맺으면서 불법 대출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굿머니는 지난 9월 김천저축은행을 인수했었다.

원래 김천저축은행은 경상도 김천시의 토착 지역 금융기관이었다가 지난해 9월 사정기관 직원 A 씨 등 5명에게 넘겨졌다가 황모씨가 뒤늦게 합류했다. 현재 김천저축은행의 대주주는 전 대주주인 K씨에서 지난해 9월 현직 사정기관 직원인 A씨와 의사출신 B씨, 건설업자 H씨 등 6명으로 돼 있다. 거래를 주선한 사람은 Y모 전 김천 저축은행 대표이사였다. Y씨는 한때 굿머니의 차장을 지낸 사람으로 Y씨의 존재가 굿머니와 김천저축은행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H씨는 대기업 건설사 임원까지 지낸 건설업자로 알려졌다. H씨가 김천 저축은행에 투자한 돈은 20억원. 그것도 두 차례에 걸친 증자과정에서 2차인 11월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굿머니의 대주주이자 대표인 K씨와 김천저축은행의 대주주인 H씨는 고종사촌형제지간으로 알려졌다. H씨는 B토건 임원까지 지낸 건설업자이며, H씨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도 피해자라고 발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자금은 굿머니의 사업자금으로 쓰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H씨는 검찰 조사에서 끝까지 자신은 피해자라고 우기는 등 검찰까지도 속였다는 후문도 들린다. 그러나 검찰의 자금 추적 결과 일부 자금이 일부 대주주의 계좌로 경유한 사실이 드러나게 됐다는 것.이 대주주의 계좌로 들어온 자금은 대략 40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돈이 어디로 어떻게 쓰였는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검찰은 수사력을 총 동원해 자금의 이동 경유지에 대해 규명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들러리가 된 다른 대주주의 존재도 주목된다. 10월 증자에 참여한 사정기관 직원인 A씨 등 6명과 굿머니의 김씨 등 7명의 관계이다. 한 김천저축은행의 주주에 따르면, H씨를 제외한 5명은 서로 아는 사이이며, 나중에 증자로 참여한 H씨는 당시 대표이사였던 Y씨의 소개로 알게 됐다. 투자도 명의만 빌려준 것이 아닌 본인이 직접 투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사정기관 직원이 김천저축은행의 대주주였다는 점에서 해당 사정기관도 이 사건의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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