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 분양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이는 분양권 전매제한 조치에 이어 재건축 조합원 명의변경 금지 등의 여파로 투기세력이 더 이상 수도권에 발붙일 곳이 없어지게 되자 지방으로 대거 이동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이에 따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미분양이 속출하는 반면, 부산 대구 대전 등의 지방은 청약 경쟁률이 수십대 1을 기록하고 있다.이같이 지방이 부동산 열기에 휩싸이자 정부는 일부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등 초기 진화에 나섰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2일부터 부산 해운대 수영구, 대구 수성구 전역이 투기 과열지구로 지정된다. 이들 지역에서는 아파트와 주상복합 등의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고 전용면적 25.7평 이하 민영주택의 50%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해야 한다.하지만 전문가들은 투기과열지구지정으로 부동산 투기열기를 잠재우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대전 등의 일부지역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지만 그 효과가 미미했다는 이유에서다.

▲수도권 분양시장은 추락

그동안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인천 경기등 수도권 지역은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실제로 지난 26일 청약을 마감한 경기도 양주 백석지구 동화옥시즌 아파트의 경우 전체 439가구 가운데 3순위까지 단 9명만 청약해 무려 430가구가 미달됐다.군포 당동 대흥 마젤리안 아파트의 경우 45가구 일반분양에 청약자가 25명에 그쳐 3순위까지 가서도 20가구가 미달됐다.이러한 사정은 인천도 마찬가지다.152가구의 석남동 우림 루미아파트의 경우 청약자가 33명에 불과해 무려 119가구가 미달됐다. 276가구를 당하지구에서 분양하는 대주파크빌도 3순위까지 갔으나 71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지방은 상승

부산, 대구, 대전 등은 정반대 양상이다.부산의 분양권 시장은 서울·수도권의 원정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거래가 활발하다.지난 25일 SK건설이 동래구 온천동에서 내놓은 ‘SK뷰’는 324가구 모집에 1순위에만 2,450명이 몰려 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8월초 청약접수한 괴정동 ‘영풍마드레빌’도 3순위까지 6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대구지역의 경우 수성구가 부동산 투기열기의 진원지다. 신규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수십대 1에 달하는 등 투기 열풍이 가장 활발한 곳이다.평당 660만∼998만원이었던 수성구 ‘유림 노르웨이숲’은 모델하우스에 수십만명의 청약자가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대전의 경우 서구 둔산지구와 노은지구가 시장 과열을 주도하고 있다. 둔산동 크로바 아파트 57평형은 지난 8월보다 4,000여만원이 상승한 5억7,0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만년동의 강변아파트 46평형도 지난 8월보다 3,000만원이 올라 2억7,000만∼3억8,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부산 등지에 1만4,000여가구 분양

닥터 아파트에 따르면 이달 한달 동안 부산(6,497), 대구(6,484구), 대전(1,739가구) 등지에서 모두 1만4,720가구가 쏟아진다. 이에 따라 지방 아파트 분양시장의 열기가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부산의 경우 금호건설이 해운대구 중동에 33평형 326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할 수 있고 해운대신시가지 인근이다. 대림산업도 부산진구 가야동에 33∼52평형 363가구를 선보인다.대구에서는 코오롱건설이 북구 침산동에 1,349가구를 모두 일반 분양한다. 월드건설도 북구 서변동 동서변지구 7블록에 24∼47평형 902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대전의 경우 LG건설이 동구 삼성동에 26∼49평형 1,063가구를 쏟아낸다.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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