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8.25 전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당 대표 후보는 3명으로 압축됐다. ‘20년 집권론’을 내세운 7선의 이해찬 의원과 ‘경제전문가’를 표방한 김진표 의원 그리고 ‘통합 당 대표’를 내세운 송영길 의원으로 결정됐다. 이 의원은 친노 좌장으로 김 의원은 친문으로 송 의원은 비주류 신친문으로 분류되고 있다. 일단 외형상 친문 주자 3인방이 컷오프를 통과했다는 점에서 주류 세력의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이다. 현재로선 이해찬 대세론으로 차기 당권에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진표 의원의 막판 ‘역전’이 가능할지가 관심사다. 이번 예비경선에서 1위를 한 것으로 알려진 송 의원이지만 당내 주류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엿보인다. 당권 전쟁 속으로 들어가 보자.
 

- 추미애·양정철·이호철 ‘李 대세론’ vs 정세균·전해철 ‘金 역전극’
- 송영길 등 비문 표심 막판 ‘쏠림현상’ 변수 ‘부상’

 
더불어민주당 당권이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친노 좌장’ 이해찬, ‘친문’ 김진표, ‘비주류 친문’ 송영길 의원으로 확정됐다. 7선을 지낸 이해찬 의원은 당대표, 총리, 장관을 해 ‘정치9단’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당대표 출마 선언도 막판 후보자 등록일인 20일 오후 4시에 했다. 자신이 출마 선언하기 전까지 친문 후보 간 교통정리가 돼 사실상 추대로 당대표에 오르기를 내심 기대했다.
 
합의 추대는 물 건너갔지만 전해철, 박범계, 최재성 등 친문 핵심 인사들은 중도 포기하거나 컷오프 당해 발걸음은 가볍게 됐다. 국정 전반을 운영한 행정 경험과 풍부한 정치 경험이 최대 강점이다. 또한 원조 친노 좌장에다 친문까지 아우를 수 있어 ‘이해찬 대세론’이 당 내외 형성된 상황이다.
 
‘3철’, ‘舊 민주계’ 이해찬,
김진표로 ‘양분’

 
반면 고령에 건강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 약점이다. 당권 경쟁자인 김진표 의원(47년생)보다 이 의원이(52년생) 젊지만 주위에서는 여권 당대표로서 일정이 빽빽하고 선거기간 동안 전국을 돌며 당원을 만나야 하는데 과연 체력이 뒷받침될지 우려하고 있다. 이번 예비경선에서도 중앙위원들이 이 의원 연설을 보며 가장 불안해 한 근거다.
 
또한 ‘버럭 해찬’이라는 별명처럼 강경한 성격과 소통 부족 이미지를 어떻게 불식시킬 지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공산이 높다. 이런 성격 탓에 동등한 당청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어른으로서 당을 일사불란하게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받고 있다. 비주류지만 주류 편입을 꿈꾸는 추미애 당대표를 비롯해 이호철, 양정철 등 부산 친노 인사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경제전문가’를 내세운 김 의원은 친문으로 분류되고 있다. 가장 큰 장점으로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경제통’이라는 점이 꼽힌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밑그림을 그린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던 점도 큰 장점이다.
 
문 대통령과 국정운영의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경제 문제가 부각되는 상황이라서 김 의원의 장점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
 
반면 단점으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종교인 과세를 유예하는 데 앞장서고 경제관료 출신으로 친재벌 성향이라는 공격을 친문 강경파 지지자들로부터 받고 있다. 아울러 대등한 당청관계보다는 관리형 내지 유약한 이미지로 집권 여당 당대표로서 역부족이 아니냐는 지적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친문 핵심인 전해철 의원과 범 친문 정세균계의 지지를 받아 컷오프를 무난하게 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예비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비주류 신친문’인 송영길 의원은 ‘다크호스’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내 비주류 출신이지만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총괄선대본부장과 최근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을 맡아 문 대통령과 함께 한반도 평화와 ‘신북방정책’을 추진한 인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인천시장을 역임해 행정 경험과 함께 지방분권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점이 평가를를 받고 있다.
 
86운동권 출신으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상호 의원과 함께 신친문으로 분류되지만 당내 세력이 전무하다시피 한 게 단점이다. 이번 예비경선에서 1등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지난 전대에서 컷오프된 데에 따른 중앙위원들의 ‘동정표’에다 호남 출신 유일한 당권 주자라는 점이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의원은 예비경선에서 ‘민주당 20년 집권론’을 설파했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는 노조도 약하고 시민사회가 발전돼 있지 않고 언론은 극히 편향적”이라며 “우리처럼 냉전 체제에서 편향되고 보수화된 나라는 방향을 잡고 집권 20년은 가야 기틀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제 당대표’를 내세운 김 의원은 “국민 삶을 책임져야 하는 정부여당이 해야 할 일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경제”라며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유능한 경제정당’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통합 당대표’를 외친 송 의원은 “친문 비문을 넘어 하나로 모여야 한다. 그리고 지역을 넘어 영·호남이 모이고 세대를 넘어야 한다”고 했다.
 
당권 주자의 3인방이 정치적 성향이 다르고 주장도 달라 ‘몰표’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특히 본선에서는 대의원 45%, 권리당원 40%가 반영된다. 사실상 90%이상이 친문 지지자들이라는 점에서 송 의원이 가장 불리할 수밖에 없다. 송 의원이 비주류 표를 다 쓸어모은다고 해도 당선권에서 가장 멀리 있는 인사로 분류되는 배경이다.
 
결국 당대표는 친노 좌장으로 친문 강경파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노 부산파를 등에 업은 이 의원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친문 온건파들과 민평련 등 범 친문 진영에 비주류표까지 표를 얻을 수 있는 김 의원이 이 의원과 양자 대결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게 당내 일반적인 전망이다.
 
‘캐스팅 보드’ 쥔
‘비주류’ 송영길의 선택

 
‘캐스팅 보트’를 쥔 송 의원이 막판까지 완주할 경우 이 의원보다는 김 의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높다. 친문 강경파는 결집하는 반면 친문 온건파와 비문 진영의 표가 분산될 경우 이 의원의 당선이 유력할 공산이 높다.
 
반면 송 의원이 김 의원의 손을 들어주거나 송 의원의 ‘비주류 신친문 표’가 김 의원에게 ‘쏠림 현상’으로 나타날 경우 막판 역전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김 의원 측 희망이다.
 
한편 컷오프 당한 비주류 이종걸, 이인영, 김두관, 최재성, 박범계 의원이 가진 조직표가 어디로 갈지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종걸, 이인영 의원은 비주류 비문 후보로 분류되고 있고 최재성, 박범계 의원은 친문 주류, 원조 친노 인사이지만 김두관 의원은 친문 비문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있다.
 
결국 친문 주류 최재성.박범계 의원 조직표는 이해찬 의원에게 이인영, 김두관 표는 김진표 의원에게 표를 몰아줄 것이란 관측이다. 이종걸 의원은 컷오프 당한 후 이해찬 의원을 공식적으로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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