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레벨 4단계가 목표…운송비 절감 물류 혁명 주도

-고비용·인력난 물류 현장, 자율주행 체계로 ‘군집주행’ 현실화
-‘오토파일럿 안전성 논란’ 여전…반복적 주행 테스트로 문제점 해결


상용차 업계가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된 트럭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구글, 엔비디아 등 첨단 IT기업뿐만 아니라 현대차, 테슬라, 쑤닝물류, 폭스바겐 등 세계 상용차 업체들이 저마다 자율주행 트럭을 선보이거나 개발에 착수했다. 이들의 목표는 이르면 2020년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겠다는 것이다. 자율주행차는 자율주행 정도에 따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이 4단계로 정했다. 3단계는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4단계의 전 단계로, 가속이나 방향 전환, 제동이 자동으로 이뤄지지만 급박한 상황에서는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단계다.

 
     승용차와 버스에 이어 자율주행 대형 트럭이 일반 도로에서 주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상용차 업계가 앞다퉈 자율주행 대형트럭 개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완성해 최종 운행 시험에 돌입한 글로벌 업체도 있다.
 
현대차 자율주행 컨테이너트럭 개발
 
우선 국내부터 살펴보자. 현재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 물류운송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추진하며, 주로 인천항으로 가는 영동고속도로, 제2경인고속도로 등을 주행하면서 기술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상용차 연구개발 조직을 2015년 전주에서 남양으로 옮긴 후 자율주행 트럭 연구를 진행해 왔다. 현대차는 트럭에 앞 차와의 간격을 알아서 조절하는 어드밴스드스마트크루즈컨트롤(ASCC)이나 차선이탈 경보 등을 장착했다는 점에서 자율주행 5단계 중 2단계 이상의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 대형트럭은 레이더·라이다 등의 감지기를 장착하고, 정밀도로지도를 기반으로 한다. 감지기만을 이용해 주행하는 것과는 달리 정밀도로지도를 활용하면 악천후(눈·비 등)로 인해 차선이 보이지 않더라도 안전하게 주행 가능해 자율주행의 안전성과 정확도가 높다.

현대차는 이미 개발한 승용차 자율주행 기술은 글로벌 주요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올라선 만큼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로부터 자율주행 대형트럭에 대한 임시운행을 허가증을 받았다. 화물 운송용 대형트럭(대형 트랙터·트레일러 기반)이 임시운행허가를 받은 것은 제도가 도입 된 2016년 2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업체들도 앞다퉈 자율주행 트럭 개발에 나섰다. 일부 업체는 상용화 직전의 최종 개발 단계에 이른것으로 알려지기도 한다.
 
일부 구간에서 시범 운행 들어가
 
글로벌 전기차량 제조사인 테슬라가 공개한 전기트럭에는 고속도로에서 사용 가능한 반(半)자율주행 기술이 탑재, 배터리 완전 충전 상태에서 약 500마일 주행이 가능하며, 8만 파운드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특히 테슬라의 2세대 반(半)자율주행 기술인 ‘Enhanced Autopilot’을 탑재, 자동 제동, 차선 유지 기능 등 고속도로 상에서 반(半)자율주행이 가능하다.

테슬라 대표 일론 머스크는 2019년부터 본격 생산될 전기 트럭에 기본적으로 오토파일럿 기술이 탑재, 트럭 운행의 안전도가 상당한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론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앞으로 18~24개월 내 자율주행 트럭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키웠다.

 

중국 물류업체인 쑤닝 물류(Suning Logistics)는 지난 5월 말 상하이에서 자율주행 중장비 트럭 ‘스트롤링 드래곤(Strolling Dragon)’에 대한 시험주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스트롤링 드래곤은 레벨 4 자율주행 능력을 자랑하는 쑤닝물류(Suning Logistics)의 자동화 차량 중 가장 큰 무인 트럭이다. 고도로 자동화된 이 차량은 사전 프로그래밍된 매개변수 내에서 인력 투입 없이 작동 가능하다. 이는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이 중국에서 물류 캠퍼스 테스트와 고속도로 시나리오 주행 테스트 통과를 위해 개발한 최초의 자율주행 트럭이다.

쑤닝물류의 지주회사인 쑤닝홀딩스그룹(Suning Holdings Group) 장진동(Zhang Jindong) 회장은 “스트롤링 드래곤의 성공적인 자율주행 테스트는 쑤닝의 획기적인 업적이며, 온-오프라인이 연결(O2O)된 스마트 소매화 전략에서의 또 다른 진보를 의미한다”라며, “쑤닝의 목표는 중국에서 가장 크고 지능적인 소매 인프라 네트워크를 갖춘 물류 산업을 개발하는 것이다. 자동화 솔루션은 쑤닝의 물류 운영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업계와 소비자에게 더 많은 가능성을 제공해 더욱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첨단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 및 레이저 레이더와 같은 첨단 장치를 갖춘 스트롤링 드래곤은 고도의 시각 능력으로 300m 이상의 거리에서도 장애물을 빠르게 인식할 수 있다. 또한, 비상 정지가 가능하고, 초속 25m의 반응속도로 장애물을 피할 수 있어, 80km/h의 속도에서도 안전하고 자율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스트롤링 드래곤은 AI로 작동되는 완전 자동화된 물류 솔루션을 제공하려는 쑤닝 전략의 일부다. 회사는 2017년 ‘11/11’의 ‘광군제(싱글스데이)’ 쇼핑 페스티벌을 앞두고, ‘직원이 창고에서 직접 물건을 찾아서 꺼내오는(people-to-goods)’ 기존 방식 대신 ‘물건이 직원을 찾아오는(goods-to-people)’ 자동화 가이드 차량(AGV) 창고를 출시했다. 그 결과, 주문 처리 과정 중 선반에서 제품을 선택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수작업 대비 5배 빨라진 10초로 단축됐다.

구글의 자율주행사업 부문인 웨이모도 조지아주 애틀랜타 도로에서 자율주행 트럭을 시범 운영 중이다.

웨이모의 엔지니어들은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에서 작년 11월 이후부터 600대의 무인 웨이모 택시를 운영해 왔다고 밝혔다.

웨이모는 자사의 블로그 포스트에 “우리의 소프트웨어는 인간 운전사가 몇 년간 승용차를 운전한 방식과 매우 유사한 방법으로 운전하는 방식을 익히고 있다”고 전했다.

자율주행 운전 트럭이 자율운전 크라이슬퍼 퍼시피카 미니밴과 동일한 센서에 의존하고 있지만 웨이모는 시스템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제어하기 위해 고도로 숙련된 운전사가 탑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의 피터 홀리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우버(Uber)는 애리조나 지역에서 자율주행트럭의 운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자율주행트럭에는 인간 운전사가 어시스트로 탑승한다.

자율주행트럭은 우버의 화물운송 방법 중 일부이지만 트럭이 애리조나주를 벗어날 때는 사람의 운전에 의존하고 있다. 목적지가 가까워지면 트럭은 사람에게 핸들을 넘겨주고 사람 운전사는 배송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런 물류 네트워크는 화물이 자율주행트럭으로 옮겨지고 운전사들이 애리조나로 여러 화물을 운행하는 운송 허브에 달려 있다. 우버는 이런 시스템이 운전 시간과 화물 운송 시간을 단축할 것이며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일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무인 자율주행 청소트럭이 등장했다. 도로 위를 쓸고 닦으며 무인 청소차 역할을 하는 이 트럭은 지난 4월 20일부터 중국 상하이 쑹장(松江)에 위치한 치디차오허징 과기산업단지 내에서 시범운영에 돌입했다. 셴투(Xizntu)스마트과기유한회사가 개발했다.

이 자율주행 청소트럭은 매일 새벽 2시에 자동으로 깨어나 작업을 시작하며 저속으로 운행한다. 지금까지 평가는 매우 좋은 편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인공지능(AI)을 통해 작업 과정에서 신호등을 잘 지키며 도로변 장애물 등에 대한 교통 상황도 잘 인지해냈다. 청소 임무를 완수한 이후에는 다시 자율주행해 트럭에 쌓인 쓰레기를 외부 쓰레기통으로 비워 낸다.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와서는 정확히 주차한다. 이 외에도 중국 FAW는 자율주행 트럭을 이르면 내년에 상용화할 예정이다.
 
군집 자율주행 체계 도입도 늘어
 
한편 상용차는 승용차보다 크고 무겁고 진동이 강하다. 이에 따라 제동거리도 훨씬 길고 레이더나 라이더의 감지 범위도 넓고 더 정밀해야 한다. 자율주행 트럭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2017년 10대 혁신기술로 선정한 바 있다. 자율주행 트럭은 24시간 논스톱으로 주행 가능해 장거리 배송 시간을 현재의 4분의1로 줄일 수 있다. 선두 차량에만 운전자가 탑승해 여러 트럭이 함께 주행하는 군집 주행 트럭 기술로 물류 시스템 혁신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현대차는 트럭·버스 등 상용차 부문에서 운전자 1명만으로도 여러 대 차량을 운전할 수 있는 첨단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플래투닝이란 최근 글로벌 상용차 시장에서 급부상 중인 군집 자율주행 체계다. 선두 트럭이 도로를 달리면 나머지 트럭은 운전자 없이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차량 간 무선 네트워크·카메라 등을 통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자동으로 앞차를 따라가는 기술이다.

운전자 한 명만 있어도 대량의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기 때문에 차세대 물류 시스템의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상용차 플래투닝(platooning) 시험 주행을 끝냈을 정도로 이미 기술력을 축적했다”며 “이르면 연내 실제 도로에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상용R&D강화단을 신설하는 등 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2020년까지 상용 부문 연구개발(R&D)에 1조6000억 원을 투입한다.

이외에도 폭스바겐그룹은 지난 6월 25일(현지시각) 트럭을 활용한 군집자율주행의 실증시험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시험은 세계 최초로 실제 적재물을 옮기는 것으로, 폭스바겐그룹은 이를 통해 군집자율주행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군집자율주행 시험에는 폭스바겐그룹 산하의 만트럭과 독일 물류기업인 DB쉥커가 참여한다. 만트럭의 자율주행트럭을 여러 대 동원해 DB쉥커 고객의 화물을 배송하는 것이다. 독일 뮌헨 근교를 거점 삼아 독일 아우토반 A9을 중심으로 하루 145㎞를 군집자율주행한다.

배송은 하루 최대 3번 이뤄진다. 화물은 기계부품, 음료, 종이 등이다. 군집자율주행을 펼치는 트럭은 전자식 ‘토우바’를 통해 차-차 간 통신이 이뤄진다. 가장 앞에 선 트럭이 속도와 경로를 설정하면 다른 트럭이 그대로 따르는 식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실제 화물을 옮기는 이번 테스트로 시스템 안전성, 연료 소비량, 고속도로 공간의 효율적인 이용 등을 검증할 계획이다.

스웨덴 상용차 업체 스카니아 역시 최근 군집주행을 통해 싱가포르 터미널 간 화물을 운송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독일계 만트럭은 현지 물류 업체와 손잡고 운영 테스트에 들어갔다.

볼보트럭도 스웨덴·독일·네덜란드를 잇는 국가 간 자율주행 시험에 나서며 기술력을 쌓고 있다.

2019년에는 일본 상용차 업체인 히노·이스즈 등도 3대 이상의 화물차 군집 주행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상용차 운행)허가가 트럭 군집주행 등 자율주행 물류 혁신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정밀도로 지도를 확대 구축하고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등 자율주행기술이 대중교통·물류에 조속히 도입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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