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재 -장밋빛 미래보장 없어 전문가가 맡아야다음-인터넷 비즈니스 노하우 쌓여 그럴 필요없다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다음과 국내 대표 손보사인 LG화재가 합작법인 설립을 놓고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두 회사는 11월 중순 금융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아 빠르면 연내에 회사를 설립하고, 영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양사가 합작으로 설립하는 자동차보험 회사는 가칭 다음자동차보험회사. 이 회사는 자본금 200억원으로 설립될 예정이다. 주요 주주는 다음이 지분 90.1%를, LG화재가 지분9.9%를 출자, 참여한다. 최근 두 회사가 대표이사를 비롯, 경영진 선임문제를 놓고 티격태격 싸우고 있어 ‘합방식’을 제대로 치러낼지 주목된다. 싸움의 발단은 대표이사 선임 건. 금융계에 따르면, LG화재는 당초 자사에 근무하는 본부영업 총괄부사장인 A씨를 합작법인의 신임사장으로 선임하는 방안을 다음 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음 측은 LG화재의 사장후보를 딱 잘라 거절했다.

다음 측은 “경영진 선임은 최대주주인 자사에서 맡아야 한다”며 LG화재 측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작법인 설립 초기부터 다음 측은 자사 인력을 경영 전면에 포진시키는 방침을 세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대 주주로서 책임경영 구현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다음 측의 입장이다. 다음 측의 이같은 방침과는 달리 LG화재는 금융회사 특성상 경영을 LG화재 측이 당연히 맡을 줄 알았던 것. LG화재는 다음 측의 반대로 자사 출신 임원이 사장 후보에서 제외된 데 대해 아쉬워하는 눈치. LG화재는 내부적으로 합작회사의 신임 사장에 보험업계 전문가가 선임돼야 한다는 입장을 지금까지도 굽히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에 추천된 LG화재 A부사장이 온라인 자동차보험의 주력 영업 방식인 TM영업 등에서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합작회사 사장에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LG화재 관계자는 “인·허가를 다음 측이 다 알아서 하고 있다”며 “자사는 사업 파트너 이상의 의미는 없다”며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외부에 이같은 갈등이 비쳐질 것을 우려해서인지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는 최대한 언급을 자제했다.LG화재의 입장에선 대표이사 선임 제안을 거절한 다음 측의 태도에 당장 사업 철회도 고려할 수 있지만 다음 측과 결별하게 되면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는 복잡한 계산을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온라인 시장진출은 이미 대세이며, 경쟁업체들도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왕 온라인 시장에 진출할 바엔 ‘다음’ 만한 파트너도 없다는 속사정 때문이다. 실제 온라인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게 손보업계의 추세다. LG화재의 경쟁사인 삼성화재는 이미 모 온라인 업체와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 진입 준비를 마친 상태. 사정이 이렇다 보니 LG화재는 다음 측에 언론플레이를 통해 우회적으로 딴죽을 걸고 있다.

겉으론 합작법인 설립에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는다면서도 이웃나라인 일본 사례를 끄집어내 다음 측의 무모함(?)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LG화재 관계자는 “일본의 온라인 자동차보험 사업은 우리나라보다 일찍 시작됐지만 최근 과다경쟁으로 1∼2개 업체를 제외하고 문을 닫다시피 했다”며 “이는 온라인 보험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업계간 출혈경쟁이 빚어낸 결과”라고 설명했다.이 관계자는 또 “국내 시장의 사정도 일본의 경우와 큰 차이가 없어 당장 국내 시장의 전망이 장밋빛일지는 모르나 2∼3년 후엔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반면 다음 측은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내세우며, 오랫동안 해온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쌓인 자신감을 내보였다. 다음 측은 “최대 출자를 한 주주로서 경영권 행사는 당연하며, 경영도 다음에서 직접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사가 합작으로 설립하는 자동차보험 회사는 가칭 다음자동차보험회사`로서 자본금 200억원으로 설립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