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 숫자 중 6개의 숫자를 알아 맞혀야 하는 ‘로또’복권. 일등에 당첨될 확률 814만5,060분의 1. 벼락을 두 번 맞기보다 더 어렵다는 확률이다. 이런 낮은 확률에도 불구, 로또를 통해‘인생역전’을 노리는 사람들이 매주 수백만명에 이른다. 그리고 행운의 숫자를 맞힌 억세게 재수 좋은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들의 당첨 비법은 무엇일까. 또 무엇 때문에 행운이 찾아온 것일까. 로또를 통해 ‘인생역전’에 성공(?)한 당첨자들의 이색 당첨비결을 알아봤다.‘인생 역전’이라는 광고 카피를 앞세운 ‘로또’복권이 발매된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도 ‘로또 열풍’은 가시지 않고 있다. 로또 판매액만 매주 평균 7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이런 열풍 속에서 로또를 통해 인생역전에 성공한 당첨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복권 당첨자들의‘행운’은 어떤 계기를 통해 잡을 수 있었을까.최근 대전에 사는 40대 주부가 ‘길몽’을 꾼 뒤 로또복권 60구좌가 당첨돼, 화제를 낳고 있다. 행운의 주인공은 대전 서구에 사는 주부 K씨(45).K씨는 제 52회차 로또복권 추첨일인 지난 11월 29일 새벽 양장 옷을 곱게 차려입은 아주머니가 아이들의 나이를 알려주는 꿈을 꿨다.K씨는 “전혀 알지 못하는 아주머니가 꿈에 나타났다. 그 아주머니가 자신의 아이들의 나이를 알려주기에 그 숫자를 조합해 로또를 구입한 것”이라고 말했다.K씨에 따르면, 꿈에 등장한 그 아주머니는 “아이가 2명 있는데 한 명은 4살이고 다른 한 명은 중학생” 이라고 말했다는 것.이에 K씨는 그 아주머니의 자녀 숫자인 ‘2’, 그리고 4살 아이의 나이인 ‘4’, 중학생 나이인‘14’, ‘15’, ‘16’ 중 한 개의 숫자를, 당첨일의 숫자 ‘29’ 등 4개의 고정번호를 정하고, 근처 복권방으로 달려가 12만원을 투자해 60개 구좌를 구입했다. K씨는 복권을 구입하자마자 집으로 와 추첨시간이 되기만을 고대하던 중 저녁에 TV를 통해 방영되는 공개추첨을 보고 너무 놀랐다.그날 추첨된 행운의 번호는 ‘2, 4, 15, 16, 20, 29’였던 것이다.

K씨는 “남편과 함께 TV를 시청했는데, 번호가 하나씩 공개될 때마다 남편과 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며 “복권을 확인해 보니 5개 숫자를 맞힌 3등(당첨금 388만7200원)에 4구좌, 숫자 4개를 맞힌 4등(15만원)에 40구좌, 숫자 3개를 맞힌 5등(1만원) 16구좌 등 60구좌 모두가 당첨됐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이렇게 해서 K씨의 전체 로또 당첨금은 총 2,1 70만8,800원, 그리고 은행에서 세금을 제외한 1,700여만원의 당첨금을 수령할 수 있었다. K씨의 경우처럼, 당첨의 행운을 거머쥔 사람들은대개‘길몽’을 꾼 뒤 복권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그렇다면 복권 당첨자들이 꾼‘길몽’은 어떤 것들이었을까.

서울에 거주하는 G(22·여)씨는 지난 9월 노무현 대통령과 악수하는 꿈을 꾼 뒤 주택복권을 구입, 1등에 당첨돼 1억원의 행운을 잡았다. 당시 G씨는 “붉은 카펫이 깔린 공항의 비행기에서 내리는 노 대통령과 악수를 했다. 저를 보고 활짝 웃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G씨는 아침에 일어나 가족들에게 꿈 얘기를 했고, 가족들은 복권을 사보라고 권유했다. G씨는 바로 ‘로또’사이트에 접속해 주택복권을 구입했다.G씨는 “복권 당첨자 중 대통령 꿈을 꾼 사람이 많다는 통계를 들어본 적이 있다. 그래서 복권을 구입하면서 은근히 대박을 기대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녀의 말대로 ‘대통령 꿈’이 정말로 길몽이었는지 복권 1등에 당첨, 1억원의 행운을 차지했던 것이다.‘대통령 꿈’을 꾸고 행운을 잡은 사람이 또 있다.

경기도 안성에서 과수원을 경영하는 J(38·여)씨는 꿈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악수하고 3억원의 복권에 당첨되는 행운을 맞았다.J씨는 남편의 잦은 복권 구입이 탐탁지 않아 자주 핀잔을 주었다. 하지만 남편이 “복권을 구입하면 일주일간 기다리는 재미도 있고, 비록 낙첨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모인 기금으로 공익에 쓰여지니 얼마나 좋은 일이냐”고 설득, J씨도 호기심에 복권을 구입하게 됐다는 것.그리고 지난 3월 복권을 구입한 후 다음날부터 꿈속에서 노 대통령과 악수를 청하는 꿈을 매일 꾸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당첨사실을 확인한 정씨 부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구입한 복권 5장 중 1장이 1등에 당첨됐다.

이처럼 당첨자들은 당첨을 암시하는‘기이한 꿈’을 꾸는 사례가 많다. 실제로 국민은행 이인영 복권사업팀장이 지난 2월에 써낸 ‘로또 즐기기’란 책에 따르면 1억원 이상의 고액 복권 당첨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한 결과, 33.5%가 당첨과 관련된 꿈을 꾸었다는 것이다.이 조사결과, 복권 당첨에 가장 효험 있는 꿈은 다름아닌 ‘조상꿈’. 돌아가신 부모님이나 조부모님 꿈을 꾼 당첨자가 19.7%로 가장 많았다. 다음이 돼지꿈(17.2%), X꿈(14%), 동물꿈(13.1%)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조상꿈을 꾸고 복권에 당첨된 사례를 보면 대구에 사는 B씨의 경우, 제1회 때부터 꾸준히 로또를 구입해온 로또 마니아. 하지만 매회차 로또 구입액은 단 한번도 1만원(5게임)을 초과한 적이 없을 정도로 자신만의 원칙을 지켜왔으며 그동안 4등 두번과 5등은 셀 수 없을 정도로 여러 차례 당첨돼 왔다.

그리고 지난 9월 어머님 꿈을 꾸고 로또를 구입했다. 번호는 자동선택. 그리고 놀랍게도 A씨는 1등에 당첨됐다. 당첨금 총액은 69억원이었으며 세금을 제외한 실 수령액은 54억여원이었다. 서울에 사는 J씨도 조상꿈을 꾸고 행운을 잡은 사례. 가정형편이 좋지 않았던 J씨는 최근 돌아가신 아버지의 꿈을 꾸고 평소보다 많은 양의 즉석복권을 구입, 1억원에 당첨되는 놀라운 순간을 경험했다. 그는 꿈에서 아버지께 “아버님, 1억만 당첨되면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기원했다고 한다. 이외에‘길몽’꾸지 않고 우연한 기회에 행운을 붙잡은 사례도 많다. 상가집 문상 후 로또를 공동구매해 1등에 당첨되기도 했다.

행운의 주인공인 K씨는 친목모임의 회원이 장인상을 당해 친목모임 회원 4명과 함께 전주에 문상을 갔다가 5명이 공동 구입한 로또중 1등에 당첨된 티켓이 나왔다. 이들 5명은 밤새 문상후 아침식사를 위해 인근 해장국집을 향하는 도중 로또 판매점이 있어 그 자리에서 각자 2만원씩을 모아 총 10만원의 로또를 구입했다. 이들 5명은 각자 자동번호선택으로 1만원(5게임)과 수동번호선택으로 1만원(5게임)을 구입한 후 식사를 하면서 이날 구입한 로또 중 만약 1등에 당첨될 경우 아무 이의 없이 당첨금을 서로가 공평하게 분배하고 그 중 일부는 사회의 소외된 계층을 위해 기부를 하자고 약속했다. 이들이 당첨된 1등 로또는 K씨가 로또 판매점앞을 지나는 시내버스 번호판 끝자리를 보고 조합한 여러 조합의 번호중 하나가 당첨됐다.이들이 당첨된 1등 당첨금 총액은 87억여원이며 세금을 제외한 실수령액은 69여억원이었다.

실수령액은 사전에 약속한대로 5명이 13억6,165만원씩 공평하게 분배하고 각자가 1억원을 출연하여 총 5억원을 불우한 소년소녀가장 돕기에 쓰자는 합의에 따라 국민은행에 익명을 요구하며 기탁, 화제가 됐다. 7살 딸아이가 골라준 6개 번호로 당첨된 사례도 있다. 청주에 사는 A씨는 사람들과의 대화에 동참하고, 또 재미삼아 로또복권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숫자를 어떻게 기입할까 생각하던 A씨는 딸아이에게 ‘제비뽑기’를 시키는 것이었다. 45개의 종이조각을 만들어서 7살난 딸아이가 고른 6개의 번호를 로또에 적용했다. 그리고 지난 3월, 로또 복권 1장이 총 170억원에 당첨됐다.이와 같이 ‘복권 열풍’에 행운을 거머쥔 사람들도 있지만, 복권으로 인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사행심 조장’과 ‘인생역전 대박의 꿈’이라는 찬반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로또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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