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 집중된 정부 창업 정책 ‘울고 있는 4050세대’
청년에 집중된 정부 창업 정책 ‘울고 있는 4050세대’
  • 조택영 기자
  • 입력 2018-08-03 18:37
  • 승인 2018.08.03 18:37
  • 호수 1266
  • 25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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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동떨어진 정부 대책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일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소상공인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지난 6월 전체 취업자 수는 2700만 명이다. 이 중 4분의 1가량인 689만 명은 비임금근로자, 넓은 의미에서 자영업자들이다. 비임금근로자는 자영업자 572만 명과 무급가족종사자(18시간 이상 가족이 경영하는 사업체에서 무보수로 일하는 사람) 117만 명으로 구성된다. 무급가족종사자도 자영업자로 볼 수 있다. 현재 국내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과당경쟁, 경기둔화에 따른 위기를 겪고 있다. 특히 중장년 자영업자들이 심각한 위기에 놓였다. 인생의 2막을 꿈꾸던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영세 자영업자, 1억 원 못 미치는 돈으로 창업 전선 뛰어든다

올해 들어 1인 자영업자의 감소가 눈에 띄는 가운데 40대와 50대가 그 중심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50대 1인 자영업자의 증가율은 지난해 11월 -0.46%(전년 동월 대비)를 시작으로 8개월째 추락하고 있다. 올해 들어 감소 폭도 2월 -3.47%, 3월 -4.02%, 4월 -2.56%, 5월 -2.34%, 6월 -2.33%를 보이고 있다.

40대 1인 자영업자 수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부터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최근인 6월에는 -4.35%까지 내려앉았다. 미미한 증가세를 이어오다가 지난해 말과 올해 초부터 감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60~64세 연령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1월 -0.77%, 2월 -1.87%, 3월 -1.89%, 4월 -2.54%, 5월 -3.73%, 6월 -2.60%로 역성장을 했다.

이와 다르게 20~30대, 60세 이상은 경기 흐름과 방향성이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청년층의 1인 자영업자는 올해 들어 오히려 급증하고 있으며 65세 이상 노년층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인생의 2막을 꿈꾸던 4050세대가 경기 침체에 상당한 애를 먹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4050 주축인 자영업
청년층 3.3%에 그쳐

 
지난 2016년 기준 50대 이상 연령층이 전체 자영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7.3%(국회예산정책처 자료)나 된다. 지난 2016년 하반기 이래 자영업자가 다시 증가하는 흐름을 주도하는 것이 이들이다. 50대 중반에서 60대 초반을 형성하고 있는 베이비부머 1세대(1955년~1964년 출생 집단)들의 자영업 시장 차지 행렬이 끝나면 베이비부머 2세대(1965년~1974년 출생 집단)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구성비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중장기 구조적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비임금근로자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임금근로자의 비중에서 청년층(15~29세)은 3.3%(22만3000명)으로 연령 중 가장 낮다. 그러나 정부는 20~30대 청년 창업에만 지원을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예를 들면 5년 법인‧소득세 면제나 마포청년혁신타운 등 창업지원센터 지원 정책은 대부분 수혜 대상이 청년층이다. 중장년층 창업지원 정책인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진흥원의 ‘시니어 창업지원센터’의 예산은 47억4000만 원에 불과하며 그나마도 줄고 있다. 정부의 창업 대책이 청년에만 집중돼 있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지적이 잇따르는 이유다.
 
최저임금 인상
‘직원 축소’ 53.1%

 
최근 통계청의 비임금근로자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자영업자 10명 중 8명(82.9%)은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사장’이다. 2년 전 조사와 비교해 음식‧숙박업(5만1000명),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3만9000명) 등에서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크게 증가했다.

최근 2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의 최초 사업자금 규모는 500만~2000만 원 미만(22.0%)이 가장 많았다. 2000만~5000만 원 미만은 21.1%, 5000만~1억 원 미만은 16.6%였다. 1억 원에 못 미치는 돈으로 식당과 치킨집 등을 창업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전체의 60%에 육박하는 셈이다.

비임금근로자 가운데 4050의 비중이 가장 높다. 이들은 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일자리를 잃은 후 전문성을 살리지 못한 채 생활형 창업 전선에 뛰어든다. 규모가 영세하고 경쟁이 치열해 소득은 신통찮다. 자영업자 소득을 가늠할 수 있는 근로자 외 가구(가영업자+무직자)의 월평균 사업소득은 올해 1분기 187만 원에 그쳤다.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는 푸념이 나온다. 당장 내년 최저임금이 다시 오르기 때문이다.

자영업자와 소상인들 4명 중 3명은 내년에 인상되는 최저임금에 대해 “감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같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절반 이상이 직원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경기상황에 대한 자영업자‧소상인의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300명을 대상으로 ‘최근 경기상황에 대한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보다 10.9% 인상된 내년 최저임금 8350원에 대해 43.0%가 ‘매우 어렵다’, 31.7%가 ‘다소 어렵다’고 답하는 등 응답자의 74.7%가 ‘감내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감내 가능하다’는 응답은 14.0%에 불과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 등을 기준으로 한 전년 대비 경영상황에 대해서도 응답자 75.3%가 ‘위기 상황’이라고 답했으며 ‘양호’는 2.3%에 그쳤다.

경영 상황 위기의 주된 이유(복수응답)에 대해서는 ‘내수(판매) 부진(61.1%)’이 가장 많았고 이어 ‘최저임금 인상 등 직원인건비 부담 가중(57.5%)’을 꼽았다. 또 ‘경쟁 심화(30.1%)’, ‘재료비 인상(29.2%)’ 등도 거론됐다.

이 같은 위기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한 대응방안(복수응답)에 대해서는 규모와 업종에 상관없이 ‘직원 축소(53.1%)’를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지난 1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소상공인들을 만났다. 서울 안암역 인근에서 소상공인 간담회를 가진 것.

여러 소상공인들은 “인건비를 맞출 수 없다”, “최저임금 때문에 낮 영업을 접었다”, “최저시급과 임대료 부분이 맞물려 버티기가 힘들다”, “우리들의 억울한 입장을 들어주고 보호해주는 단체는 하나도 없다”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상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은 김 부총리는 “8월 중에 자영업자와 영세 소상공인에 대한 대책을 내겠다”면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하지는 못하겠지만, 꾸준히 더 대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당장 8월 중에 대책을 내 놓겠다는 얘기인데 자영업의 과밀화‧과당경쟁, 경기둔화, 최저임금 인상 등 여러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대안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