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빠진 수해 지역 끈적거려 차량 진입 어려워
물 빠진 수해 지역 끈적거려 차량 진입 어려워
  • 곽상순 언론인
  • 입력 2018-08-03 19:36
  • 승인 2018.08.03 19:36
  • 호수 1266
  • 2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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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댐 붕괴사고 실종자 수색에 드론 동원
물 폭탄, 10개 마을 덮쳐 사망 11명 실종 120명
한국·중국·태국·베트남 구호대 현지에서 활동 중

[일요서울 | 곽상순 언론인] 지난달 23일 라오스 남부 아타프 주에서 발생한 수력발전소 보조댐 붕괴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현지 매체인 ‘비엔티안 타임스’에 따르면 사망 11명에 실종 120명이다. 이재민도 7000명가량 발생했다. 이들 중 약 3000명은 감기 등 호흡기 질환, 뎅기열, 설사, 이질, 무좀 등의 증상과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오스 정부는 열 추적 드론까지 동원하는 등 백방으로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수해 지역에 물이 빠졌지만 끈적끈적하고 두꺼운 진흙으로 뒤덮여 있어 보트나 차량으로 진입하기 어려워 드론을 투입키로 한 것이다. 재해비상대책위원장인 손사이 시판돈 라오스 경제부총리는 “실종자들을 찾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재 라오스 사고 현장에는 한국, 중국, 태국, 베트남에서 건너간 구호대가 활동하고 있다. 
SK그룹은 댐 붕괴 사고로 물난리를 겪고 있는 라오스에 구호금 1000만 달러(약 112억 원)를 전달하기로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27일 주한 라오스 대사관에서 깜수와이 깨오달라봉 대사를 만나 “하루라도 빨리 라오스 주민들의 삶이 일상으로 돌아오고, 상처받은 마음이 치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깨오달라봉 대사는 “폭우로 많은 지역이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물론 SK그룹의 지원 노력에 라오스 국민들을 대신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이미 파견한 200여명의 긴급 구호지원단의 활동과 별도로 식료품, 의료품 등 50여 톤 규모의 긴급 구호품을 추가 지원키로 했다. SK그룹이 이처럼 발 빠르게 라오스 이재민 지원에 나선 것은 이번에 사고가 난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공사 현장의 보조댐의 시공사가 SK건설이기 때문이다. 라오스 댐 건설·운용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PNPC는 SK건설이 지분율 26%, 서부발전이 25%, 태국 RATCH가 25%, 라오스 LHSE가 24%를 가진 합작법인이다. PNPC는 6억8000만 달러(약 7000억 원) 규모 건설공사보험을 들어놓았다. 
라오스 메콩강 지류의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는 대형 댐 2개와 보조 댐 5개로 구성된다.  댐에 가둬진 물은 지하수로를 통해 산 반대편으로 흘러 내려가 최대 410㎿(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 댐이 폭우로 불어난 물을 버텨내지 못하고 가둬놓았던 10억 톤이 넘는 물을 한꺼번에 쏟아 내 댐 하류 아타프 주(州)에 있는 10개 마을을 덮쳤다. 메콩강은 중국 땅인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해 미얀마와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 남부에서 남중국해로 빠져나가는 동남아시아 최대 하천이다. 6개국에 걸쳐 길이는 약 4350㎞, 유역 면적은 79만5000㎢로 한반도 넓이의 약 3.6배에 달한다. 6000만 명 이상이 메콩강에서 식수와 농업용수를 공급받거나 물고기를 잡으며 살아간다. 1990년대 초까지도 메콩강은 거의 개발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강 상류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1995년 란창댐을 건설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은 이후 20여 년 동안 7개 댐을 더 세웠다. 중국이 상류의 물을 틀어쥐자 하류에 있는 국가들이 물 부족과 어획량 감소, 수질 악화, 충적토 감소에 따른 토양 침식 등의 피해를 보기 시작했다.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에 따르면 메콩강 최하류 삼각주 일대에 유입되는 토양은 연간 7300만㎥에서 4200만㎥로 40% 이상 감소했다. 2016년에는 가뭄에 시달리던 베트남이 중국에 항의하자, 그제야 중국 정부가 상류 댐 수문을 열기도 했다. 올해 3월에는 중국이 댐 수문을 걸어잠그자 태국을 지나는 메콩강 중류의 수위가 2m 이상 낮아지면서 배 10여 척이 좌초하기도 했다.
메콩강 갈등은 중·하류의 라오스와 캄보디아까지 댐 건설에 나서면서 악화 일로다. 특히 내륙국인 라오스가 댐 건설에 적극적이다. 변변한 산업이 없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353달러에 불과한 라오스는 메콩강 수력발전을 ‘미래 먹거리'로 접근한다. 라오스는 지금까지 메콩강의 본류와 지류에 무려 46개의 수력발전소를 건설했다. 여기서 생산된 전력의 3분의 2를 태국·베트남·미얀마로 수출한다. 라오스 전체 수출액의 30%에 육박한다. 라오스는 2020년까지 이번에 사고가 난 세피안-세남노이 발전소를 비롯한 54개 발전소를 더 건설해 ‘동남아시아의 배터리'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무분별한 댐 건설이 가져올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상황이 반전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태국·라오스·캄보디아·베트남 4개국이 중국의 강 상류 통제에 공동 대응해 왔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오히려 친중(親中) 노선으로 기울어진 라오스와 캄보디아가 중국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받으면서 공동전선에서 이탈했다. 중국은 ‘란창-메콩강 협력회의(LMC)'를 만들어 관련국들에 막대한 투자와 경제협력을 약속하면서 관련국 불만을 무마하고 있다.
라오스 댐 붕괴 사고 복구 지원을 위해 한국 정부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국방부는 28일 담요·위생키트 등 1차 지원물자를 실은 군 수송기가 오전 8시께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라오스로 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긴급구호물자는 정부가 제공하기로 한 50만 달러 상당 현물 지원의  일환이다. 이번 지원분에는 한국 정부가 지원하는 담요 1200여 장과 함께, 대한적십자사가 지원하는 위생키트 200여 점, SK건설에서 지원하는 의류 등 민간 구호물자도 포함됐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라오스 정부와 협의해 구호물자 추가지원 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SK건설은 정부보다 한발 먼저 움직였다. SK건설은 댐 사고에 따른 피해를 복구하고 수재민 구호·구조를 돕기 위해 27일 임직원 긴급 구호지원단 18명을 라오스 재해 현장에 급파했다. 지원단 인력은 50여 명으로 확충된다고 SK건설은 밝혔다. SK건설 긴급 구호지원단은 아타프 주 건설현장에 있는 SK건설 임직원 120여명과 함께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SK건설 관계자는 “이번에 파견되는 임직원 구호지원단에는 안전 관련 전문인력이 포함돼 있어, 재해 상황을 파악하고 피해를 복구하는데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건설은 긴급구호를 위해 라오스 현지에서 식료품과 생필품을 조달해 수재민에게 지원하고 있다. 라오스와 인접한 태국의 SK건설 현장과 지사 등도 의료키트 1000개와 텐트 1000개 등을 지원했다. SK건설은 또 한국 의류와 식료품, 취사도구 등도 라오스로 공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