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X파일] 이해찬 대세론 굳히기 돌입
[여의도X파일] 이해찬 대세론 굳히기 돌입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8-08-10 15:57
  • 승인 2018.08.10 15:57
  • 호수 1267
  •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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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8.25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중반으로 치닫는 가운데 당대표 경선에서 ‘이해찬 대세론’이 지속되는 양상이 여론조사로 나타났다. 이해찬 캠프 역시 초반 김진표 의원이 제기한 ‘이재명 자진 탈당’ 논란이 한풀 꺾였다고 보고 단결을 주장하면서 당내 어른으로서 대세론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경쟁자인 김 의원과 송영길 의원을 ‘원 팀’이라고 강조하면서 당대표 이후 역할을 주문하는 등 1위로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7선에 책임 총리를 지낸 이 의원이 당대표에 오를 경우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여전히 존재해 막판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높아졌다. ‘불안한’ 이해찬 대세론을 알아봤다.
 

- 여론조사 ‘우위’·이재명 ‘약발’ 한풀꺾여… 1등 전략
- 당정청 ‘상왕정치’ 우려… ‘3철’ 회동 등 막판 ‘변수’로
 

7월 26일 당대표 경선이 본격적으로 막이 올라 중반으로 치닫는 가운데 이해찬 대세론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8월 초 일반 국민 대상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은 경쟁 후보인 김진표·송영길 의원에 비해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8월 3일 발표한 리얼미터 조사를 제외한 이후 다른 기관 조사에서는 한 자릿수 차이를 보여 크게 앞서고 있지는 않지만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해찬캠프에서는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판세를 ‘1강2중’으로 보고 확실하게 대세론을 내세워 승리하겠다는 분위기다. 특히 김진표 의원이 ‘이재명 자진 탈당’ 카드를 통해 지지세 확보를 하고 친노·친문 지지자들을 ‘갈라치기’하는 전략이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되치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초반에는 이 의원이 김 의원의 ‘이재명 탈당’에 대해 함구했지만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부산에서 개최된 합동토론회에서 김 의원이 “온정주의로 이재명 지사를 감싸고 있다”고 비판하자 이 의원은 “김경수 지사나 이재명 지사 모두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예단하면 내분이 생긴다. 어느 쪽을 편드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약발’ 다하자 ‘李 대세론’ 재점화 시동
 
김 의원이 ‘이재명 내치고 김경수 보호’ 입장이 당 내분을 일으키고 지지층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일침을 가한 셈이다. 실제로 김 의원의 ‘이재명 내치기’가 경선 초반에는 어느 정도 친노·친문 진영을 나누는 기폭제로 작용했지만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약발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김 의원이 경제 관료 출신으로 경제형 당대표를 내세우면서 정치 공방을 벌이는 것에 대해 민주당 지지층이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해찬 의원을 지지하는 정청래 전 의원은 SNS를 통해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해찬을, 한국당 지지자는 김진표를 지지한다”는 글을 올려 ‘이해찬 대세론’으로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해찬캠프에서는 단결을 강조하면서 ‘원 팀’을 주장하고 있다. 이 의원은 ‘대세론’을 등에 업고 ‘20년 집권 전략’을 내세워 정책 대결을 벌이겠다는 심산이다.
 
아울러 지역별 대의원 대회가 있는 주말을 제외한 주중에는 사람을 만나는 대신 선별적으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공중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해찬 캠프에서는 ‘원 팀’을 주장하면서 이 대표가 당 대표에 오를 경우 지명직 최고위원 두 자리를 경쟁자인 김진표 의원과 송영길 의원에게 줄 수도 있다는 소문을 흘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경제 전문가인 김 의원을 경제형 최고위원으로 송 의원을 북방외교 전문 최고위원으로 두겠다는 것이다. 당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두 명을 임명할 권한을 갖고 있다.
 
또한 자신의 약점인 ‘불통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대의원대회에서 30대 비서에게 SNS 과외를 받는 영상을 공개하는 등 이미지 제고에도 나서고 있다. 대세론을 등에 업고 경쟁자들뿐만 아니라 김경수·이재명 두 명 다 포용하면서 ‘싸움꾼’ 이미지도 불식시키겠다는 1등 전략인 셈이다.
 
이 의원은 또한 경쟁자들을 공격하기보다는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겨냥하는 등 시선을 외부로 돌리고 있다. 이 의원은 한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김병준 대망론’관련 “비대위원장이면 그 역할을 해야 되는데 비대위원장 역할이 아닌 것들을 자꾸 하니까 의심을 받는 것 같다”며 “대통령을 하고 싶다 하면 그 길로 가면 된다. 자꾸 그건 아니라고 하니 이야기가 나온다”고 비판했다.
 
이해찬 의원의 ‘대세론’ 행보는 경쟁자인 김 의원과 송 의원을 전전긍긍하게 만들고 있다. 아무리 공격을 해도 이 후보가 날선 반응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답답하다는 게 양 캠프의 공통된 고민이다.
 
하지만 여권 내에서는 당대표 막판 변수로 이 의원이 당 대표에 오를 경우 평소 정치성향과 성정을 볼 때 대통령, 총리를 넘어 당정청에서 ‘상왕정치’를 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문 대통령 지지층에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특히 이해찬 의원이 8월 4일 인터넷 팟캐스트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을 ‘문 실장’이라고 두 차례나 언급한 것에 대해 지지층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상당수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 의원이 발언이 평소 대통령을 바라보는 시각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반면 단순한 직책을 말한 것이라고 옹호하는 이들도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8월 8일 부산 합동 TV토론회장에서 “총리 재직 당시 당정청 협의를 할 당시 직함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그걸 자꾸 왜곡해서 확대할만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비서실장이 된 건 2007년도로 이해찬 의원의 총리 사퇴 후였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팩트 저격’을 당했다.

이해찬 대통령 ‘문 실장’ 호칭...3철 회동 
 
게다가 8월 3일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전해철, 이호철, 양정철 ‘3철’이 인사동에서 회동을 가졌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이해찬캠프 진영을 긴장케 만들었다.
 
김진표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 의원실에서는 이에 대해 “술 한잔 먹는 자리에서 전대 얘기가 나왔고 전 의원이야 특정 후보를 지지했으니 그런 말을 했겠지만 누구를 지지하기로 하거나 지지를 하기 위해 만난 모임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그것 자체가 청와대에 부담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세 분만 만난 게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특정 후보 지지를 위해 만났다’는 항간의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전당대회를 앞두고 ‘3철’이 만남을 가진 것에 대해서 의혹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여권의 한 인사는 “전 의원을 제외하고 이호철, 양정철 두 인사는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당선되자마자 해외로 출국한 사람들”이라며 “이해찬 대세론이 지금처럼 지속돼 당대표에 오른다면 당뿐만 아니라 총리, 대통령 위에 상왕정치를 할 것을 우려한 대책 모임이 아니었겠느냐”고 해석했다. 이 지점에서 이해찬 의원의 대세론이 불안한 이유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