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정보팀을 대폭 축소했더니, 쓸만한 정보를 얻을 수가 없다”.A그룹 관계자의 말이다.A그룹은 2∼3년 전만해도 40여명의 기획·정보팀이 활동했었다. 그러나 회사가 부도를 맞으며 구조조정을 단행, 지금은 정보팀이 거의 해체된 상태. 이 관계자는 “회사 경영진들이 다른 경쟁사의 정보보고를 받지 못해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이처럼,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마케팅 등을 하기 위해서는 경쟁사의 정보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각 기업들은 정보팀을 운영하며, 경쟁사의 고급 정보를 빼내기 위해 혈안이 되고 있다.현재 삼성, LG, 현대차 등 대기업들은 오래전부터 정보팀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정치권 인사들의 동향, 정부의 정책, 그리고 경쟁사의 사업계획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그만큼 ‘정보’는 회사의 존립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총선·기업 대선자금 수사 등 최근같이 복잡한 현안이 대두될 때마다 기업 정보팀은 활발히 움직일 수밖에 없다.요즘 기업 정보팀이 가장 신경쓰는 곳은 서초동 대검청사. 검찰의 기업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면서, 기업 정보팀들이 상주하고 있는 곳이다.

각 기업들은 주요 기업의 정보팀 관계자들이 검찰에 상주하며 그날그날의 상황을 체크하며, 불법대선자금 수사와 관련해 총수 소환 등에 대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또 최근 총선 등 정치권이 급변하게 돌아가면서 정치권에도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각 기업들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과 총선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총선판도 등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모 기업 관계자는 “정치권의 변화에 따라 추진중인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또 사업 인허가가 지연될까 걱정이다”라며 “이에 기획·정보팀을 중심으로 정치권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처럼, 최근 기업들의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기업들의 정보팀들은 인력 부족을 하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고급 정보’를 캐내기 위한 각 기업의 노력은 필사적일 수밖에 없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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