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관련 인증샷을 올린 SNS. <사진제공: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나날이 기록적인 폭염이 갱신되면서 이를 인증하는 ‘인증샷’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높은 기온으로 인해 변형된 건물 외벽이나 향초가 흘러내린 장면을 찍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방식이 보통이다.

어느 트위터(twitter·SNS의 일종) 사용자는 '벽이 녹았다'는 글과 함께 외벽 일부가 떨어져나간 사진을 자신의 공간에 게재했다. 사진에는 고무 재질로 보이는 접착부가 녹은 흔적이 담겨 있다. 게시자는 "고온으로 인해 덧발라놓은 고무재질 외벽이 떨어진 것 같다"라고 썼다.
 
또한 신발 밑창이나 에스컬레이터 손잡이가 녹아내렸다는 경우도 있다. 뜨거운 보도블록을 걸었다는 한 시민은 반쯤 녹아 뭉개진 신발 밑창을 찍어 SNS에 올렸다. 한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에스컬레이터가 녹았다"라면서 손에 묻은 검은 자국을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길가의 교통안전 볼록거울이 녹아 형체가 변한 경우도 나타났다. 자신이 홍익대 인근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한 트위터 이용자는 "플라스틱 재질의 볼록거울 프레임이 녹아서 거울까지 구겨진 것 같다. 지나가던 길에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다"라며 사진을 올렸다.
 
집이나 자동차 안에 보관해둔 향초가 액체로 변했다거나, 고무장갑의 고무가 녹아 고드름처럼 굳었다고 ‘인증샷’을 게시한 이들도 다수 있었다.
 
인터넷망에서는 열대야로 인해 잠 못드는 밤이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극복 방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냉방기기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나 저렴하게 밤더위를 참아내는 자신만의 비법 등을 나누는 식이다.
 
열대야 극복법 중 몇 가지 사례로는 ▲선풍기 뒤에 바구니를 걸어 아이스팩 올려놓기 ▲아이스팩을 얇은 수건에 감싸 살이 겹치는 부위에 대기 ▲욕조에 물을 받아 물 속에서 자기 ▲옷을 입은 채로 샤워하고 선풍기 바람 쐬기 ▲가죽시트에 누워 분무기를 위로 뿌리기 등이 알려졌다.

또한 열대야에는 쿨링비누가 좋다거나 대나무 돗자리 구매를 권유하기도 한다. 아예 집에서 탈출해 24시간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잠을 자거나, 숙박업소나 차량 등에서 수면을 취하라는 이색적인 더위 탈출 비법도 공개됐다. 옷 입은 채로 샤워하고 선풍기로 바람을 쐬면 시원해 마치 물가에 피서 온 기분이 난다는 게시글도 이목을 끌고 있다.
 
기상청은 당분간 폭염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기고 있다. 당초 제14호 태풍 '야기(YAGI)'가 북상하면서 무더위가 누그러들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경로가 중국 방향으로 치우치면서 폭염이 지속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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