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30년 자영업 현장 출신 인태연 자영업비서관
[인물탐구] 30년 자영업 현장 출신 인태연 자영업비서관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8-08-13 10:24
  • 승인 2018.08.13 10:24
  • 호수 1167
  • 62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요서울 | 홍준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6일 30년간 이불과 옷장사를 해 온 인태연 한국중소상인 자영업자 총연합회 회장을 청와대 자영업 비서관으로 임명했다. 새로 신설된 자영업 비서관은 문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 신설된 비서관으로 향후 최저임금 등 자영업자들의 권익과 복지 증진을 위한 직이다. 특히 현장 밀착형 인사를 과감히 기용하면서 자영업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이후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자영업자의 불만을 잠재우고 청와대와 자영업자 간 소통에 역할을 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이불·옷 장사 ‘부평 의류매장 사장님’ 600만 대표
- 최저임금 인상 찬성 소신…유통경제 규제 강화 ‘우려’도
 
올해 55세인 인태연 비서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 만들어진 청와대 직의 초대 비서관이 됐다. 문 대통령은 7월23일 “자영업자 규모는 600만 명에 가깝고 무급 가족 종사자 120여만 명을 포함하면 전체 취업자의 25%에 달하지만 중층과 하층 자영업자의 소득은 임금근로자보다 못한 실정이다”며 “기업과 노동으로 분류할 수 없는 또 하나의 독자적이 산업정책 영역으로 봐야 한다”고 자영업 담당 비서관 신설을 지시했다.
 
이에 청와대에서는 직접 소상공인 애로를 듣고 문제 해결 방안을 현장에서 찾을 수 있는 ‘현장 밀착형’ 비서관으로 인태연 회장을 임명했다. 중소 상공인과 청와대의 통로로서 자영업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최저임금 인상 ‘반대’집회
첫 ‘시험대’
 

인 비서관은 한국외대 독일어학과를 졸업한 이후 1989년부터 인천 부평 문화의거리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며 상인회장을 지낸 자영업자 소상공인 출신이다. 인천에서 이불·그릇·의류 유통업을 하며 잔뼈가 굵은 자영업 현장출신을 발굴한 셈이다. 인 비서관은 현장형 자영업자들의 권익을 키우는 데 앞장서 왔다. 재벌 유통기업 골목상권 침해, 대리점 갑질 등에 맞서는 활동을 주로 해 왔다.
 
인 비서관은 올해 초 ‘창작과 비평’ 기고문을 통해 자영업자들의 위기가 대형 유통업제들의 시장 독점 욕망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인상을 지지하는 자영업자’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서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는 동시에 자영업자들을 어렵게 하는 불공정 구조의 근본적 개혁을 주장해왔다.
 
인 비서관은 임명된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영업자들을 위해 개선됐으면 하는 수많은 문제 중 먼저 최저임금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며 “중소자영업자들과 노동자들 양쪽 다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은 무엇인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카드수수료, 프랜차이즈 가맹비 등 영업비용 인하, 임대차보호법 개정 등 자영업자들이 주요 문제로 꼽는 다른 이슈들도 차차 다룰 것”이라며 “정부가 주도하려는 소득주도성장이 왜 중요한 지를 중소자영업자들에게 전하고 어떻게 주체로 설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또한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는 쪽으로 활동폭을 넓혀 왔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 회장 당시 복합쇼핑몰 출점 대책 및 자영업자 보호 상인운동을 전개했고, 유통산업발전법 법제화로 대형마트 대응 정책에서 성과를 내기도 했다. 서울시 중소상인 명예부시장으로 공무원들과 함께 6개월간 중소상공인 정책을 입안한 경험도 주목된다.
 
그가 문 대통령과 연을 맺은 것은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하면서부터다. 2012년 대선 때는 문재인 대선 후보 선대위 시민캠프 공동대표를 맡았다. 현재는 부인 명의로 의류매장을 운영 중이며, 총연합회 회장직은 비서관직에 임명된 직후 그만뒀다 한편 일부 유통업계에서는 인 비서관의 사고가 자영업자 보호를 명목으로 유통 규제 정책 강화로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이중 규제’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와 함께 유통 규제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지 않겠냐는 것이다. 무엇보다 유통업체들은 정부가 대규모 고용 창출 등 유통기업들의 긍정적 측면은 무시한 채 부정적 측면만 강조하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더욱 힘겨운 장사를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마디로 대형 유통업체를 파트너로 인식하지 않고 배척해야 할 대상으로 삼을 경우 규제가 강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다.
 
특히 소상공인들의 경우 2019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확정되자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반발이 조직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을 재논의하지 않는다면 8월 29일을 ‘전국 소상공인 총궐기’ 날로 정하고 최저임금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국민대회를 열기로 했다.
 
경기도 소상공인연합회는 8월 6일 수원역 앞에서 ‘최저임금 결정안 재논의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삭발 투쟁을 하기도 했다. 인 비서관이 취임하자 그를 향한 기대도 ‘최저임금 재논의’로 초점이 맞춰졌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인 비서관이 최저임금 등 당면한 현안을 풀어가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청와대에 전달해 문제 해결에 나서 주기 바란다”며 “현행 최저임금제도는 소상공인에게 불평등하니 이를 개선하기 위해 종합적 대책을 수립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최저임금 상승’을 찬성하는 인 비서관과 ‘재논의’를 주장하는 소상공인 입장이 배치되고 있어 향후 인 비서관이 넘어야 할 첫 과제가 됐다. 그는 “일단 소상공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불복 투쟁을 얘기하는 중소 자영업자들 집단이 있다면 그 집단부터 만나러 가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최저임금을 인상하지 않는 것으로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가’를 두고 먼저 토론을 하겠다는 의미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
자영업자 ‘불만’ 달랠까

 
문재인 정부로선 인 비서관의 역할에 내심 기대를 하고 있다. 문 정부의 지지율이 70~80%대에서 60%대 초반으로 급추락한 배경이 자영업자들의 지지율이 반토막나면서 부터이기 때문이다. 가장 낙폭이 컸던 때가 7월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61.7%를 기록했다. 리얼미터 7월 정기조사(tbs 의뢰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5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 포인트, 응답률 4.1%)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율은 전주 대비 6.4% 포인트 하락한 61.7%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율은 32.3%를 기록했다. 당시 지지율은 가상화폐와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논란으로 최저치를 찍었던 올해 1월 4주차 60.8%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하락폭은 취임 후 가장 컸다.
 
특히 모든 직군 가운데 자영업군(긍정 48.7%, 부정 45.3%)에서 하락폭(12.2% 포인트)이 가장 크다. 청와대가 인 비서관이 자영업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지지율 상승을 견인하길 바라는 근거다. 인 비서관은 인천 출신으로 경성고와 한국외대 독일어학과를 졸업했다. 인천 부평 문화의 거리에서 이불·그릇·의류 유통업을 하며 상인회장을 맡았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 공동회장, 한국 중소상인 자영업자 총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인 비서관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 민주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