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끓는 듯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여름들어 열사병 등 온열질환자가 4000명을 넘어섰으며, 이중 48명은 목숨을 잃었다. 3달도 채 안 된 기간이다.
 
15일 질병관리본부의 '온열질환 감시체계'에 의하면 5월2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86일간 전국 500여개 응급실을 통해 접수된 온열질환자는 총 4025명이며 사망자는 48명이었다.
 
이번주 들어 12~13일 이틀간 149명이 찜통더위로 내원했으며 1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지난주의 경우 일주일간 온열질환자 수가 1000명이 넘었던 7월 마지막주(7월22~28일)와 이달 첫째주(7월29~8월4일)에 비해 주춤하는 추세이지만, 615명이 통증을 호소한 바 있어 여전히 주의가 필요한 실정이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증상에 따라 땀을 흘리지 않는데도 40도가 넘고 의식을 잃을 수 있는 열사병, 40도 이하 열에 땀을 흘리거나 피로·근육경련 등을 호소하는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으로 나뉜다.
 
연령별로 보면 온열질환자 10명 가운데 3명(1280명·31.8%)이 65세 이상의 고령층이었다. 50대 845명, 40대 595명, 30대 452명, 20대 338명, 10대 115명 등 나이가 많을수록 불볕더위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10살 미만 아동 환자도 20명으로 파악됐다.
 
질병관리본부는 고령자와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당뇨병·뇌졸중·투석 등 만성질환이 있는 노약자는 체온조절기능이 약해 온열질환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만큼 낮 시간대 실외활동을 자제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집 안에서도 물을 자주 마셔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는 등 건강수칙을 지킬 수 있도록 보호자 관심이 요구된다.
 
전체 온열질환자의 9.2%인 370명은 의료급여 수급권자였다. 월소득이 기준 중위소득의 40% 정도인 저소득층에 포함된다. 수급자 10만 명 중 24.8명이 병원을 찾은 셈인데, 이는 10만 명 가운데 6.2명이 발생한 건강보험 가입자보다 4배 많은 규모로 파악된다.
 
직업별로는 노숙인을 제외한 무직자가 84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 409명, 농림어업 숙련종사자가 333명, 주부 232명,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가 200명 등이으로 집계됐다.
 
절반이 넘는 2213명이 열탈진 환자였으며 열사병 961명, 열경련 428명, 열실신 294명, 기타 129명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밤사이 서울 열대야가 1994년 이후 최장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전체 온열질환자의 12.2%인 491명은 저녁 시간대인 오후 7시부터 자정 사이에 온열질환으로 응급실로 이송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온열질환이 발생하면 환자를 즉시 원한 곳으로 옮겨 옷을 풀고 너무 차갑지 않은 물수건으로 닦아 온도를 내린 뒤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게 좋다"며 "수분 보충이 도움은 되나 의식이 없는 경우 질식 위험이 있으므로 음료수를 억지로 먹이지 말고 신속히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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