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식용’ 정책 해결책은? 동물 단체 vs 육견업 단체 대립
‘개식용’ 정책 해결책은? 동물 단체 vs 육견업 단체 대립
  • 강민정 기자
  • 입력 2018-08-19 17:58
  • 승인 2018.08.1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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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개식용' 문제를 놓고 동물 단체와 육견업 단체들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양측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개식용 문제에 대한 의견을 강력 주장하고 있다. 말복인 16일에는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동물단체가 주최한 문화제와 육견업 단체들의 '개식용 합법화'를 촉구하는 집회가 동시에 개최되기도 했다.
 
카라 등 동물보호단체는 개식용을 반대하는 88만여 명의 서명을 받은 후 말복 다음날 청와대에 전달했다. 일부 동물운동 활동가들은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개도살 금지를 요구하면서 농성 중이다. 육견단체들은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연대해 강하게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청와대에서 최근 개식용 금지 청원에 대한 답변으로 현행 축산법 관련 규제를 정비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하자 논란이 더욱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개식용을 유지해야 한다는 쪽에서는 "개고기는 전통음식이다"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한국에서 개식용 문화가 적어도 조선시대 이후부터 이어져오면서 식문화의 일부로 형성됐음을 강력히 피력한다.
 
조선시대 이후 다양한 요리서에 개 요리법이 소개되고 있으며, 활인심방·동의보감 등 의서에 개고기를 삶은 물로 담근 술이 언급됐다는 내용 등을 근거 삼았다.
 
또 개식용에 대한 혐오가 일제 강점기를 거치고 점차 서구 문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만들어졌다는 의견이다. 개식용 혐오가 서구 문화를 추종하는 일종의 '문화사대주의'에서 출발했다고 본다.
 
반대로 개식용 금지 주장 측은 개를 먹는 문화가 구시대적이라는 점을 짚는다. 선진국을 필두로 개를 먹지 않는 곳이 대다수이며, 반려견이 1000만 마리에 이르는 만큼 개식용에 대한 인식도 과거와 상이하다고 설명한다.
 
식용견에 대한 사육과 도축이 비인도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며, 개고기가 비위생적이라 먹기에 알맞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육견업 단체들은 개식용 폐기라는 흐름으로 인해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토로한다. 개농장만을 차별 대우한다는 주장과 함께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가축분뇨법) 개정안에 대한 헌법소원과 관련법 시행령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으로 대응 중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사회적으로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개고기가 점차 국내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 보는 의견들이 다수 있다.
 
식용을 위한 개도축을 사실상 금지할 수 있는 법안도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등이 지난달 20일 발의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에는 원칙적으로 동물을 죽이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 삼는다.
 
하지만 개는 축산법상 가축의 범주에 속하지만, 축산물 위생관리법상 가축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결국 해당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개를 먹을 목적으로 도축하는 것은 불법 행위로 간주된다.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 등이 지난 5월 15일 발의한 축산법 개정안은 아예 가축에서 개를 제외하는 방식으로 개식용 문제를 정조준하고 있다.
 
개도축을 업으로 하는 사업자가 유죄 선고를 받은 사례도 있다. 경기 부천에서 개농장을 운영하던 A씨가 손님 주문을 받아 전기충격기로 개 한 마리를 도살했다는 내용의 고발 사건에 대해 검찰은 약식기소를 했고, 법원은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는 두고 동물단체 측은 정당한 사유 없이 개를 죽일 수 없다는 동물보호법 조항을 근거로 이례적으로 기소와 법원 판단이 이뤄진 사례라고 주장한다.
 
다만 A씨가 정식 재판을 청구하는 등 적극 대응하지 않았던 까닭에 유죄 판결이 나온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 A씨가 동물보호법 이외에 건축법과 가축분뇨법 위반 혐의도 받았던 상황에서 약식명령으로 이뤄진 벌금형이 개도축 때문이라 단정 짓기는 까다롭다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동물단체 측에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죽이는 행위를 불법으로 인정해 기소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라면서 개도축과 관련한 소송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강민정 기자 kmj@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