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슨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8월 5일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1.97%로 떨어졌다. 역대 최저치로 내려갔다. MBC 공정방송노조는 성명을 내고 MBC가 “침몰하고 있다”며 “최승호 사장을 비롯한 무능한 경영진은 사퇴하라”고 축구했다. KBS 1TV ‘뉴스9’ 시청률도 지난달 12.9%로 주저앉았다. KBS 공영노조는 성명서를 발표, KBS가 “권력을 감시하기는커녕 권력을 미화하고 선전하는 데 앞장설 때부터 시청률 하락은 예견된 것”이라고 적시했다. KBS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도 ‘정권에 아부하는 뉴스는 하지 말라’고 했다.
KBS·MBC 등 공영방송이 문재인 정권에 “아부“하는 작태는 이미 작년 9월 더불어민주당의 공영방송 장악 내부 문건을 통해 예견되었다. 이 문건에는 MBC와 KBS 사장들을 쫓아내고 정권 코드에 맞는 사람을 들여앉히기 위한 계략이 담겨 있다. 두 사장을 내치기 위해선 정치권이 나서지 말고 ‘방송사 구성원 중심으로 사장·이사장 퇴진운동 전개’가 요구된다고 했다. 임원진의 경영비리·부정·불법행위 등을 들춰내야 한다고도 했다. 비리로 망신 주어 쫓아낸다는 야비한 계략이었다. 축출 대상 방송 임원들은 민주당 문건대로 비리·부정·불법 범법자란 모욕 속에 해임 또는 해촉되었다. 
KBS의 집권당 측 이사진은 KBS 사장 해임 이유로 ‘보도 공정성 훼손’과 내부 구성원 의견수렴 부족을 들었다. 하지만 KBS 사장을 처내고 들어선 새 지도부는 그들의 약속과는 반대로 ‘공정성’을 훼손하고 ‘권력에 아부’하면서 막간다. 
올 8월 7일 KBS 뉴스9은 6.25 전쟁 당시 거제 포로수용소 포로들의 운동회 기록 화면을 방영하면서 미군 측이 대외 선전 자료로 쓰기 위해 운동회를 열었다고 했다. 그러나 포로들은 건강하고 활기찼다. 미군 측이 ‘제네바 포로협약’에 따라 포로들을 제대로 먹이며 운동도 시키고 있었다는 데서 굳이 대외 선전이 필요치 않았다. 그런데도 KBS가 대외선전을 위한 운동회라고 사족(蛇足)을 붙인 건 반미친북 코드에 맞춘 견강부회였다. KBS 뉴스9은 밀입북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실형을 살았던 고 문익환 목사를 ‘통일 선구자’라고 6월 1일 치켜세웠다. 그런가 하면 광복 73주년·정부수립 70주년인 8월 15일 서울 세종로 일대에서 시민단체 소속 1만여 명이 ‘문재인 퇴진’을 요구하며 건국 정체성 훼손과 한·미동맹 약화를 규탄한 대규모 집회에 대해선 보도하지 않았다. 집권 세력의 친북 코드에 맞춘 공정성 상실이었다. 
더욱 가관인 건 지난 4월 교체된 뉴스9의 두 남녀 앵커의 클로징 멘트(끝마무리 촌평)이다. 그들은 첫날 방송에서 그동안 ‘공정하지 못한 점 사과’한다고 다짐했으면서도 공정성을 훼손한다. 그들은 5월 24일 클로징 멘트에서 일부 국민들이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를 폄하한다며 북의 핵폐기 의지는 확실하다고 단정했다. 평양방송 앵커 같았다. 그들의 뒤틀린 클로징 멘트는 시청자들이 자신들보다 지적 수준이 더 높다는 사실을 간과한 오만방자의 소치였다.
여기에 미국의 전설적인 앵커 월터 크롱카이트 씨를 환기시키고자 한다. 크롱카이트는 1962년부터 1981년까지 무려 19년 동안 ‘CBS 이브닝 뉴스’의 앵커를 맡았다. 그는 사후에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송인”으로 추앙된다. 그는 절대 공정성을 잃거나 권력에 아부하지 않았다. 뉴스 마무리에선 항상 ‘That’s the way it is’로 끝냈다. “저게 있는 그대로입니다”이다. 개인적 편견을 뒤섞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전달했다. 
방송 앵커는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자리다. 권력에 아부하면 방송은 왜곡되고 망가진다. MBC·KBS의 저녁 뉴스가 침몰한 건 ‘있는 그대로’ 전달하지 않은 탓이다. KBS·MBC에도 뉴스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날이 하루빨리 도래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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