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최근 이사회를 열어 최태원 회장의 소유여서 논란이 됐던 와이더덴닷컴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그 뒷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SK텔레콤이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사회에서 인수 안건에 대해 상정하지 않은 것은 인수 목적이 최태원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이라는 비난을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최태원 회장이 SK(주)에 대한 경영권 위협을 받음에 따라 SK네트웍스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한 와이더덴닷컴을 SK텔레콤에 매각하고 이 매각 대금으로 장내에서 SK(주)의 주식을 추가 매입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또한 재계에서는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 논란이 일자 주식시장에서 SK텔레콤 주가가 폭락하는 등 위기감을 느낀 SK텔레콤이 인수 자체를 포기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측은 SK텔레콤의 와이더덴닷컴 인수 추진은 최태원 회장의 SK(주) 경영권 방어를 위해 우량계열사를 동원하는 것으로 SK텔레콤 경영상의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 SK네트웍스의 채권단과 최태원 회장의 이해관계를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SK텔레콤 이사회가 이를 승인할 경우 명백한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참여연대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와이더덴닷컴 주식 인수 계획이 실현되지 않았지만 이를 재추진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와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할 경우 SK텔레콤 이사들에 대해 민형사상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도 최태원 회장의 와이더덴닷컴을 SK텔레콤이 인수하려고 했던 의도에 대해 사실상 최 회장의 지배력 유지와 SK네트웍스 채권단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미 SK(주) 지분 확대를 위해 워커힐 등 계열사와의 불법적인 지분교환을 했다가 배임죄로 형사처벌을 받았고 이번 SK텔레콤을 통한 SK(주) 보유지분을 확장하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 SK텔레콤의 와이더덴닷컴 인수 계획이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 수단이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최 회장 소유의 와이더덴닷컴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와이더덴닷컴은 SK텔레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러한 와어더덴닷컴의 인수 계획이 알려지면서 SK텔레콤의 주가는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며 떨어졌다.

SK텔레콤이 최근 번호이동 및 단말기 보조금 문제, 통신요금 인하 등 정부의 규제에 대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지배구조 문제’가 도마에 오르면서 곧바로 주식시장에 반영된 것.삼성증권 한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SK(주)의 보유지분을 늘리기 위해 계열사를 이용하면서 SK텔레콤의 기업투명성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줬다”며 “그룹 회장을 위해 계열사를 이용한 부당지원 의혹을 받으면서 지배구조 문제도 논란이되고 있어 앞으로 주가 하락이 계혹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SK그룹 내부거래 문제 부상’

이러한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SK텔레콤이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SK그룹 계열사간 내부거래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참여연대측은 최 회장의 소유 회사인 SK C&C가 SK텔레콤과 약 1조원의 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해 5년만에 1조원이 넘는 이익을 얻었고 이 이익을 다시 SK(주)의 지분을 사들이는데 이용해 사실상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직간접적으로 이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또한 와이더덴닷컴, 더컨탠츠컴퍼니, 이노에이스 등 최 회장 소유 회사들이 SK텔레콤과의 내부거래를 하고 있어 기업투명성과 지배구조에 큰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참여연대 관계자는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간의 부당내부거래 여부를 감시할 것”이라며 “최 회장 소유 회사들의 내부거래를 조사하기 위해 회계장부열람청구권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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