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한동혁 부회장은 지난 5월말부터 6월초까지 4,750주를 장내 매도했다. 금액으로는 3,500여만원. 이와 함께 L모 이사 역시 지난 4월 6,500여주를 장내 매도했고, 또 다른 L임원도 700여주를 4월과 5월 집중 매도했다. 이밖에 대한제당 계열사 임원 역시 4월부터 7월까지 회사 주식을 장내에 매도했다. 이로 인해 설회장을 제외한 계열사 임원들의 지분율은 지난해 연말보다 5%대 가량 떨어졌다. 이처럼 회사 임원들은 주식을 팔고 있는데도 불구, 설 회장이 그 주식을 집중 매입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제당측은 공식적으로는‘경영권 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증시 관계자들은 “대한제당의 경영권이 위협 받을 정도는 아니다”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대한제당의 지분구조 또한 안정적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설 회장의 개인 지분 41.74%를 비롯, 특수관계인의 총 지분율은 52%대. 이에 전문가들은 현재의 지분구조로는 대한제당에 대한 외부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이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따라서 설 회장의 자사주 매입이‘주가부양’이나 ‘연말 고배당’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우선 최대주주가 나서 자사주를 매입함으로써 주가를 부양하려는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이 역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대한제당의 주식은 올 초부터 8,500~9,000원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최대주주의 주식 매입에도 불구, 시장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다음으로 설 회장이 연말 고배당에 대한 기대로, 자사주를 매입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대한제당은 지난해까지 주주들에게 매년 10%이상의 고배당을 주고 있다. 지난 2002년에는 배당금이 주당 600원, 지난해에는 559%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설회장은 2002년 배당금으로 5억여원을, 지난해에는 4억8,000만원의 배당을 받았다.이에 임원들은 주식을 팔고 있음에도 불구, 설 회장이 연말 고배당을 받기 위해 그 주식을 매입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임원들은 팔고 설 회장이 이를 매입하는 것이 ‘관리종목 편입을 막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즉 거래량 미달로 관리종목으로 편입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이 주식을 장내 매입·매도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대한제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계열사 임원들의 지분을 매도하는 것은 개인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라며 “설 회장의 지분 매입은 경영권 안정과 주가 안정 등을 고려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영권이 위협받는 상황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회사로서는 현재 주식이 저평가되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주가가 1만원 이하에서 장기횡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주주가 나서게 된 것. 회사로서는 현재의 경영실적으로 볼 때 주가 1만 5,000원대는 유지돼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전했다.이어 이 관계자는 “회사가 경영실적을 통해 주주들에게 고배당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며 하지만 설회장이 고배당을 위해 주식을 매입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정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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