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은평·동대문 등 개발 호재로 유망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폭염으로 미뤄졌던 분양이 다음 달부터 순차적으로 실시된다. 특히 하반기에만 32만3081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라 내 집 마련의 꿈을 가진 청약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물량이 많아 ‘로또분양’의 끝판왕을 기록할 곳이 어딘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하반기 32만3081가구 분양 예정, 재건축 물량 집중
분양가 상승에도 불구 시세 차익 기대감 솔솔


부동산114가 최근 조사한 ‘2018년 아파트 분양 선호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내에 아파트 분양을 받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76.8%로 지난해 조사 때보다 6.3%p 늘었다. 이는 시세 차익 기대감과 새 아파트 선호로 청약 열기가 식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다만 2018년 하반기에도 선호지역ㆍ단지에 수요가 몰리는 청약 편중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청약제도가 까다로워지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청약 통장 사용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국 평균 청약 경쟁률 14.23대 1

하반기에는 후분양로드맵을 담은 ‘제2차 장기주거종합계획 수정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공공분양 아파트에 후분양을 점차 적용하고 민간 분양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책 발표가 하반기 분양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지 후속 정책 발표에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2018년 하반기에는 전국 32만3081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상반기(17만5897가구)와 비교해 83.67% 증가한 물량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심사 강화, 미등록 분양대행업 금지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계획 물량의 일부가 하반기로 연기됐다. 특히, 하반기는 경기 물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화성시, 수원시, 성남시 위주로 10만6254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은 3만7197가구, 인천은 3만3395가구가 분양 대기 중이다. 지방에는 부산(3만103), 경남(1만6911)에 공급이 집중될 예정이다.

서울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물량이 많다.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삼성동(상아2차) 679가구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4차재건축 499가구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 3343가구 ▲서초구 서초동 서초무지개 1446가구 등이 공급될 예정이다.

경기는 많은 물량이 공급되는 가운데 과천, 위례 등 청약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천에서는 ▲갈현동 과천지식정보타운S9블록 433가구 ▲별양동 과천주공6단지자이 2145가구, 위례에서는 ▲하남시 학암동 위례신도시힐스테이트 1078가구 ▲하남시 학암동 위례신도시자이(A3-1) 559가구가 공급된다.

그 외 ▲안양시 안양동 안양씨엘포레자이 1394가구 ▲수원시 고등동 수원역푸르지오자이 4086가구도 하반기 분양을 앞두고 있다. 부산에서는 ▲동래구 온천동 동래래미안아이파크 3853가구 ▲연제구 거제동 래미안(부산거제2) 4295가구 등 대단지 물량이 대기 중이다.

대구에서는 중구 남산동의 대구남산롯데캐슬센트럴스카이 987가구를 눈여겨볼 만하다. 중구 남산동은 대구 도심에 위치한 지리적 강점이 있어 청약자들의 주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에서는 서구 도안동 갑천트리플시티(3BL) 1762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5년 만에 공급되는 도안신도시 물량으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상반기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은 14.23대 1로 2017년 상반기(10.52대 1)대비 높아졌다. 지역별로는 대전이 75.87대 1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전 서구 탄방동 e편한세상둔산1단지(321.36대 1)와 e편한세상둔산2단지(241.91대 1)가 흥행하며 대전 분양시장을 견인했다.

대구ㆍ세종ㆍ서울에서 높은 청약열기를 나타낸 반면 경북ㆍ충남ㆍ충북 등 지방에서는 한자리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한편, 제주는 0.15대 1로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제주는 최근 미분양관리지역에서 해제됐지만 분양시장은 여전히 침체를 겪고 있다. 미달된 물량도 상당했다. 상반기 청약경쟁률이 집계된 179개 단지 중 61곳은 미달돼 분양 시장의 양극화를 여실히 드러냈다.

서울에서는 영등포구 당산동5가 당산센트럴아이파크(79.9 대 1),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49.98 대 1) 등 서부권에서 성적이 좋았다. 경기에서는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금성백조예미지3차(106.81 대 1)의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지방에서는 대전, 대구, 세종에 청약 수요가 몰렸다. 단지별로는 대구 중구 남산동 e편한세상남산이 평균 346.51대 1의 경쟁률로 전국에서 가장 치열한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대구 수성구는 투기과열지구 지정 후 첫 분양을 개시했다.

범어센트레빌(77.31 대 1)이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으나 투기과열지구 내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해 일부 미계약 가구가 발생하기도 했다. 세종에서는 세종제일풍경채위너스카이(109.25 대 1), 트리쉐이드리젠시(55.38 대 1)가 수요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세종불패’를 이어갔다.

대전ㆍ대구ㆍ세종ㆍ서울 순으로 높아

2018년 상반기 전국 3.3㎡당 평균분양가는 1289만 원을 나타냈다. 2017년 하반기 1,207만원과 비교해 약 7% 비싸졌다. 오른 분양가지만 기존 아파트 가격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공급되며 분양 아파트에 대한 저평가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수도권 공공택지에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고 있으며 민간택지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심사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로또아파트” 열풍이 거세다. 일례로 2018년 상반기에 분양한 경기 하남시 망월동 미사역파라곤은 억 단위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8만 개가 넘는 청약 통장이 몰렸다.

2018년 하반기에도 분양 열풍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입지, 가격 경쟁력이 있는 지역에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비청약자는 무주택 여부, 예상 가점, 청약 1순위 요건 등을 고려해 청약에 나서야 하며 8.2대책 이후 대출이 까다로워지고 전매 제한이 강화됐기 때문에 장기적인 자금조달계획도 마련해야겠다.

한편, 수도권을 중심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던 미분양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악성 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도 증가세다. 2017년 4월 9587가구까지 감소했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2018년 4월 기준 1만2683가구로 1년 새 32% 증가했다. 분양시장은 한쪽에서는 활황세지만 다른 쪽에서는 냉랭하기 그지 없다. 청약 열풍에 휩쓸린 ‘묻지마’ 청약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때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