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공간 눈 <전시연계프로그램>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전시기획사 대안공간 눈은 작품 속에서 감각의 소리를 섬세하게 전달하는 작가로 잘 알려진 다섯 작가의 개인전을 오는 8월 23일부터 9월 5일까지 대안공간 눈전시실과 예술공간 봄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전시 작품으로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샤먼 의식세계를 표현한 ‘호르헤 이달고: 신화를 품은 골목’전과 선명한 색들 사이에서 무중력을 느끼는 문상흠 작가의 ‘파충류의 대가리’전, 사이보그 세계를 그린 나기 작가의 ‘재활치료 중’전, 흙과 불에서 피어난 꽃을 표현한 정경선, 홍미자 등 중견예술 작가의 ‘피어나다’전과 ‘꽃으로 오다’등이다. 

가장 먼저 ‘호르헤 이달고: 신화를 품은 골목’은 호르헤가 1982년부터 1991년까지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멕시코 지역에 거주하며 그린 드로잉과 최근 수원시 행궁동에서 거주하며 작업한 다양한 작업을 선보인다. 여러 도시의 곳곳에서 마주한 인물들을 수채화와 드로잉 재료들로 그린 작품들은 작가가 지역 주민들과 예술을 통해 소통한 과정이 담겨 있다.

호르헤는 아메리카 인디언 전통 문화를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매개하는 샤먼의 위치에서 작업한다. 작가의 주술적 의식은 작업 행위를 통해 즉흥적이거나 때로 명상적인 과정에서 진행된다. 또 다른 드로잉 연작에서는 인디언의 탈을 연상하는 이미지들이 그려졌다. 예술을 통해 작가의 몸과 정신이 대화를 시도하는 작업이다. 8월 25일 오후 4시에는 예술공간 봄 입구에서 전시의 주제와 이어진 퍼포먼스 작업도 펼친다.

다음으로 문상흠 작가는 감각과 인지 사이의 차이에서 삶의 부조리에 대한 비유를 발견할 수 있는 전시를 펼친다. 작가는 며칠 동안의 불면상태에서 주변을 느끼는 자신의 감각조차 믿을 수 없었던 공황상태에 대한 경험을 기반으로 작업한다. 문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히피가 나자빠진 수영장 풍경 Ⅱ’ (2018) 등 채도 높은 색들로 그려진 회화를 전시실에 빼곡하게 배치하여 색이 유발할 수 있는 시각적인 어지러움을 관객들과 나누고자 한다. 작가의 회화는 개인이 자아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는 특정한 순간에 느끼는 두려움이나 어지러움으로 생기는 불안을 표현한 작업이다. 작가는 지난 경험과 일상에서 느낀 불안으로부터 나아가 인간 본연의 결핍과 불안에 대해 사유한다.

이어 나기 작가는 2018년 2월 청각 수술 이후 언어 분별력이 향상되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주제로 작업을 해 왔다. ‘재활치료 중’에서 소개되는 일련의 작업에서는 재활치료 전후에 달라진 작가의 생각들이 투영되어 있다. <How Motoko dreams of Sound>(2018)은 몸에 이식한 전자장치가 전기 충격으로 청각 신경을 직접 자극해서 들리는 소리를 듣고 있는 작가를 그린 자화상이다. 스스로를 사이보그라고 부르는 작가는 과거 타인과의 관계를 기피했던 모습과 달리 현재 적극적으로 인간관계를 ‘탐사’한다. 작가의 작업은 타인뿐 아니라 ‘나’ 자신과도 새로운 관계를 맺는 일종의 ‘재활치료’과정이다.

예술공간 봄 1ㆍ2전시실에서는 도예 기법을 통해 인간과 자연을 주제로 작업을 이어온 두 작가들의 개인전이 열린다. 전시에 참여하는 정경선, 홍미자 모두 중견예술작가들의 모임 ‘단디회’에서 활동하며 예술 작업을 이어 왔다. 작가는 작업을 통해 작품에 자신의 내면을 투영하고, 이를 관객과 소통하고자 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