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아시안게임 2연속 우승에 도전장을 내민 한국 축구가 우승후보 우즈베키스탄에 승리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27일 오후 6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남자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해트트릭과 연장 후반에 견인된 황희찬(잘츠부르크)의 결승골로 4-3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잠시 후 벌어지는 베트남-시리아의 8강전 승자와 29일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각축을 벌인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베트남이 준결승에 오른다면 김 감독과 박 감독의 매치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황희찬은 3-3으로 1분 1초를 다투는 연장 후반 12분에 승부에 쐐기를 박는 페널티킥 결승골을 성공했다.
 
조별리그, 이란과의 16강전에서 총 5골을 넣은 황의조는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 이어 다시 한 번 해트트릭을 이뤄내 어마어마한 골 결정력을 보였다. 이번 대회 들어 8호골이다. 연장 후반 결정적인 페널티킥도 황의조의 열정적인 움직임이 이끌어 냈다.
 
한국 축구를 놓고 본다면 7개월 만에 얻은 기분 좋은 설욕전 승리다.
 
한국은 올해 1월 중국 쿤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에 1-4라는 큰 점수 차로 진 뼈아픈 지점이 있다.
 
이날 전까지 U-23 대표팀의 우즈베키스탄전 통산 전적(7승1무1패)에서 유일하게 패배한 경기다. 우즈베키스탄은 이 대회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이날 뛴 우즈베키스탄 선수 대부분의 라인업이 우승할 당시와 별반 차이 없다. 끈질기고 첨예한 경기 플레이를 보였다.
 
김 감독은 황의조를 내세우고 좌우 측면에 나상호(광주)와 손흥민(토트넘)을 배치하는 공격진을 꾸렸다. 황인범(아산)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승모(광주), 장윤호(전북)가 뒤에서 묵직하게 도왔다.
 
포백은 왼쪽부터 김진야(인천), 황현수(서울), 김민재(전북), 김문환(부산)이 맡았다.
 
경고 누적으로 이란과의 16강전을 건너뛰었던 김민재가 센터백으로 뛰었으나 주전 골키퍼 조현우(대구)는 무릎 부상으로 안타깝게 출전하지 못해 송범근(전북)이 골문을 지켰다.
 
한국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손흥민이 돌파해 얻어낸 패스를 황의조가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이으면서 선제골을 득점했다.

하지만 전반 17분 순간적으로 수비가 흔들리면서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로 합류한 마샤리포프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뜬공 수비를 서로 미루다 발생한 결과였다.
 
전반 22분 발목이 불편한 장윤호 대신 이진현(포항)가 들어왔다. 장윤호는 상대 선수에게 발목을 밟혀 부상을 입었다.
 
첫 골의 주인공 황의조가 1-1 무승부로 이어가던 경기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전반 35분 페널티박스 정면 외곽에서 때린 중거리슛이 수비수 몸에 맞고 우즈베키스탄의 골네트로 적중했다.
 
전반을 2-1로 앞선 한국은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황희찬(잘츠부르크)을 투입, 전면 공격에 들어갔지만 안타까운 결과가 빚어졌다.
 
후반 8분 알리바예프가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잡아 골키퍼 송범근 가랑이 사이를 가로지르는 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은 동점골을 내주면서 당황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후반 12분 역전골까지 빼앗겼다. 동점골의 주인공 알리바예프가 역습 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찬 슛이 수비수 황현수의 몸에 맞고 방향이 바뀌어 속수무책이었다. 공식적으로는 황현수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2-3으로 역전을 허락하면서 후반 15분 벤치서 대기하던 이승우(베로나)가 경기에 나서며 총력전이 시작됐다.
 
이번 경기서 해결사는 단연 황의조였다. 황의조는 후반 30분 역습 기회에서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 침착하게 오른발 슛을 가격해 3-3 동점을 얻어 연장전으로 리드했다.
 
연장 전반 11분 한국 대표팀에 기회가 찾아왔다. 알리바예프가 옐로카드를 받은 것. 앞서 후반 39분에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누적으로 퇴장 조치 됐다.
 
우즈베키스탄이 수비에 몰두해 골문을 묵묵부답이었다. 연장 후반 황의조가 틈새를 노렸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수비수 뒤로 넘겨 돌파하려고 한 순간 상대 선수가 낚아챘다.
 
심판은 페널티킥을 선언한 뒤 황희찬이 키커로 나서 결승골로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