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진그룹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한진 2세 4형제간 계열분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맏형 조양호 회장의 자녀들도 속속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2세간 계열분리에 이어 3세 경영체제 구축을 위해, 바쁜 한해를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은 올해로 창업 60주년을 맞는다. 한진은 올해 대외적으로 글로벌 물류기업으로서의 입지 강화를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올해 그룹의 최대 관심사는 형제간 계열분리다.2002년 조중훈 회장의 타계 이후, 조 회장의 2세들은 계열분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항공부문은 장남인 조양호 회장이, 중공업은 차남 조남호 회장이, 해운은 삼남 조수호 회장이, 금융부문은 사남인 조정호 회장이 각각 맡아 경영하고 있는 상황이다.이처럼 분가를 위한 틀은 마련됐지만 완전한 계열분리를 위한 계열사 간 지분정리와 채무보증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진은 최근 계열분리를 위한 상호 지분정리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대한항공이 정석기업 및 한진관광 지분을 매수키로 했다. 장남인 조양호 회장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2남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으로부터 정석기업 주식 36만5,000여주와 한진관광 주식 13만7,000여주를 419억원에 매입키로 한 것이다.또 4남인 조정호 메리츠증권 회장으로부터 정석기업 주식 1만8,000여주를 19억원에 매수하고, 한진중공업에서 한진관광 주식 10만여주를 15억원에 매수키로 했다.

이에 앞서 조정호 회장의 메리츠증권은 한불종합금융 주식 248만여주(4.78%)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는 동양화재, 메리츠증권, 한불종금 등을 묶어 종합 금융계열사로 분리를 추진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한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안에 중공업의 계열분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고, 금융부문의 경우 이미 계열분리가 됐다고 보면 된다”며 “각 계열사들은 계열분리를 대비해, 당분간 회사실적 등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이와 같이 2세간 계열분리가 한창인 가운데,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자녀들의 경영참여가 재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조 회장의 외아들인 조원태씨가 지난해 10월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부팀장(차장)으로 입사하는 등 3세경영체제 구축을 위한 첫걸음을 시작했다.정보통신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조씨는 지난 2003년말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에 입사해 차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한진정보통신에서 그룹내 전산 등 정보통신 업무를 익힌 조씨가 주력사인 대한항공에 입사한 것이다.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본격적인 3세 경영을 다지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특히 조씨가 발령받는 경영전략본부가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부서라는 점에서 ‘3세 경영수업을 위한 조치’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조씨가 그룹 경영의 중심으로 부상하기까지는 걸림돌이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직 나이가 어린데다, 대한항공 지분도 아직 미미한 상태이기 때문이다.조씨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0.03%에 불과해 9.63%를 보유하고 있는 조 회장에 비해 턱없이 낮은 상황이다. 여기에 재계서열 5위권의 대기업을 이끌기 위해서는 조씨의 나이와 역량이 부족, 앞으로 경영에 직접 참여하기까지는 상당기간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다.한편, 조 회장은 1남 2녀를 두고 있으며 조씨 외에 장녀인 조현아씨는 대한항공 기내판매팀장을 맡고 있으며 차녀인 조현민씨는 대학생이다. 두 딸의 대한항공 지분은 각각 0.2%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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