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가치와 희소성으로 옥석 가려야”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가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다. 외형적으로는 연매출 150조 원을 상회하고 있지만 수준 낮은 갑질에 의해 프랜차이즈 인식이 낮아진 데다 장기적인 경기불황과 최저임금 상승, 원부자재 인상 등이 겹치면서 가맹점 개설은 물론 가맹점 매출에도 힘겨워하고 있다. 특히 일부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는 아직도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해 목숨형 창업에 나서는 창업자를 힘들게 하고 있다. ‘옥석(玉石)을 가린다’라는 속담이 있다. 보석과 돌을 나누는 기준은 상품의 가치와 희소성을 의미한다.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도 마찬가지다. 예비창업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창업 현장에서 느끼는 생극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의 유형을 들여다보면서 가맹점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프랜차이즈와의 차별에 대해 살펴봤다.

생극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의 유형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감언이설형이다. “정말 몸만 들어가서 영업만 하면 될 수 있도록 다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최고의 점포 관리 전문가들이 점주님의 사업을 책임지겠습니다”, “점포 운영을 그만두실 때 권리금만 해도 두 배의 이익을 보장합니다”, “언제든지 말씀만 하시면 점포를 좋은 가격에 팔아 드리겠습니다” 등의 대화는 예비창업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창업은 42가지의 결정이 필요한 중요한 사업이다. 그 많은 결정 중 하나라도 잘못되면 성공이란 단어는 이미 물건너간 것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이같은 대화를 전개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철저히 따져봐야 하며, 관련한 대화의 확인서를 받아두는 것이 좋다.

둘째는 나 몰라라형이다. 브랜드 계약을 마친 후 대부분의 일정은 점포실측-시설공사-창업교육-인허가사항 준비-현장교육-오픈전 관리-오픈-오픈 후 관리-점포 운영 등의 순으로 이뤄진다. 보통의 경우에는 허가증, 사업자 등록증, 보건증, 소방검열 등의 공부 서류를 창업자가 직접 해당 관공서에서 교육받고 발급받아야 한다. 하지만 창업이 초보이기에 번거롭고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그런데 본사 직원의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다면 어떨까. 교육 수준도 조리교육 정도를 1~3일 형식적, 고압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시설공사에 있어서도 시방서와 일정표, 도면을 꼼꼼히 점주와 사전 확인 후 시공하고 각 공정별 마감 확인을 통해 사전 조율이 필요한데 본사 직원은 현장에 나타나지도 않으면서 일하는 인부들만 있는 경우다.

좋지 않은 본사는

셋째는 독불장군형이다. 예비창업자라는 입장과 가맹점주라는 입장은 차이가 크다. 소위 갑과 을의 관계가 역전이 되는 경우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본사를 의지하고 창업했기 때문에 본사 직원과 잘 지내려 노력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을 악용해 마치 수하나 하인 다루듯 하는 본사나 직원들도 존재한다. 일방적인 지시와 폭언 그리고 제품 가격 등의 변화가 있을 때 사전 협의 없이 언제부터 인상한다는 식의 강압을 의미한다.

이 밖에도 지나친 개설 광고, 높은 수익성 표방, 조기계약 강요, 매장 운영프로그램 미흡, 홈페이지 상 게시판 기능 삭제, 폐업 지원프로그램 전무, 영업조직 비대 등이 표면적으로 도출되는 프랜차이즈는 좋지 않은 가맹본사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가맹점주의 신뢰가 두터우면서 정도를 표방하는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도 수없이 많다. 닭강정 브랜드 가마로강정은 점주협의체 운영, 점포회생프로그램 활성화, 직영물류와 제품개발인력 보유 등으로 가맹점주들이 믿고 따를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있다. 떡볶이와 치킨을 콜라보한 걸작떡볶이도 공식 서포터즈인 걸작지기와 특별제작된 시식 전용 푸드트럭 시식원정대 운영을 통해 가맹점주들의 매출 향상과 홍보 지원에 나서고 있다. 걸작지기는 대중에게 걸작떡볶이를 알리는 걸작 전도사 역할이자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을 제안하는 걸작 감시단 역할이다.

배달 전문 치킨 프랜차이즈 티바두마리치킨은 요기요와 배달의민족 등 배달 어플 할인 프로모션을 실시하면서 가맹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할인 금액 분담금의 70% 정도를 지원한다. 아울러 예비창업자가 초기 투자금을 아낄 수 있도록 가맹비, 보증금, 로열티를 면제하는 3무(無)정책도 시행 중이다. 세탁편의점 월드크리닝도 브랜드 마케팅비를 전액 본사가 부담해 점주와의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매주 우수 가맹점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점주의날 행사에는 수퍼바이저와 본사 직원들이 참여해 가맹점주를 위해 매장 청소부터 전단 배포 등의 행사도 실시한다. 가맹본사는 가맹점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건강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이다.

차돌박이전문점 일차돌을 운영 중인 서래스터는 나몰라라 유형에 속하는 영업대행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입사한 지 3년 이상 된 직원들로만 개설 상담을 진행해 가맹점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일차돌은 본사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경기불황에도 관심을 갖는 예비창업자를 위해 가맹비와 교육비, 오픈물품비, 오픈홍보대행비, 계약이행보증금, POS, 로열티 등을 면제해 주는 7무(無) 창업을 실시 중이다. 찜닭전문점 두찜도 가맹점이 있어야 본사가 있다는 이념 아래 가맹비, 교육비, 로열티, 광고분담금, 재가맹비, 감리비 등을 받지 않는 6무(無) 정책을 실시 중이다. 두찜은 론칭된지 2년여 만에 입소문만으로 지방에서 100여 개의 가맹점을 오픈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다. 올해 3월부터 서울과 수도권 가맹사업을 본격 전개하고 있다. 두찜의 장점은 1+1이라는 가격 경쟁력에 간편 조리방법과 단일화된 메뉴로 1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건실도와 전문성

이탈리아 정통 아이스크림 젤라또를 내세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전문점 카페띠아모는 매장을 오픈하면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무료 젤라또 아카데미를 마련해 소비자와 점주 모두에게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젤라또 아카데미에서는 젤라또의 재료와 생산 과정에 대해 본사 직원의 설명과 시범으로 진행된다. 아울러 아카데미에 참가한 소비자들이 직접 젤라또를 만들어 보고, 만든 젤라또는 가져갈 수 있다. 카페띠아모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직접 사용 원료와 제조 과정을 지켜보고, 원하는 메뉴를 맛보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맛’이라며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카페띠아모만의 원칙을 지키면서 건강한 창업시장을 만드는 데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상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서 더 살펴봐야 할 것은 브랜드의 건실도와 전문성이다. 재무제표상 연구개발비와 직원교육훈련비 투자 그리고 점포당 수익성이 해당 브랜드 건실도에 대한 반증이다. 대표이사는 물론 직원들의 업계 경력과 업무에 대한 전문성 그리고 관련된 투자 여력 등도 점검해 봐야 한다. 창업은 잘 먹고 잘살기 위한 과정이고 수단이다. 그러기에 더욱 신중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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