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그룹 도약…5대 금융지주 체제 재편 전망

  
우리은행은 지난 7월 28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2018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사진)이 ‘1등 종합금융그룹 구축’ 깃발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은행(행장 손태승)의 청사진이 점점 완성되고 있다. 올해 안으로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하고 정부의 지분 매각과 증권 시장 재상장, 자회사 확충을 위한 인수합병 (M&A)을 차례대로 추진할 전망이다. 또한 해당 절차가 끝나면 우리은행은 곧바로 현재 KB금융·신한·하나·NH농협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체제를 5대 금융지주체제로 재편할 수 있게 된다.

손태승 행장 “반드시 지주사 전환에 성공해야 한다”
보험사, 증권, 자산 운용 등 M&A 정지 작업도 ‘착착’


우리은행은 지난 6월 19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로의 체제 전환을 위한 안건을 승인했다. 현재 지주사 전환 작업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올해 12월 주주총회를 거쳐 포괄적 주식이전 방식으로 지주회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사회 승인을 통해 금융 당국의 인가를 받게 되면 주주총회 승인 등 절차만 남는다. 정부는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완료 후 보유잔여지분(예보 보유 중인 우리은행 지분 18.43%) 매각을 추진한다.

또 우리은행 지주사 체제 전환 완료 후 우리은행은 상장 폐지되고 우리은행 지주로 재상장 되는 과정을 거친다. 우리은행의 지주사 재상장 시점은 빠르면 다음 해 2~3월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도 지주사 전환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14일 경영협의회를 주재하면서 “하반기 지주사 전환 작업을 차질없이 준비하고 영업에 매진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진다. 

주목되는 인수합병

손태승 행장은 지난 7월 28일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비필충천(飛必沖天)’이라는 한자성어를 인용해 “하늘 끝까지 날아오를 기세로 반드시 지주사 전환에 성공하자. 120년의 전통을 자긍심으로 삼아 전(全) 직원이 새로운 역사 창조의 주인공이 되자”고 말한 바 있다.

주목되는 부분은 우리은행이 지주회사 전환 추진 후 증권사 등 인수를 통해 성공적으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 이후 약 7조원의 M&A 실탄을 마련할 수 있어 보험사, 증권사 등 인수합병 시장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 은행법상 은행은 자기자본 20%까지만 자회사에 출자가 가능하지만 금융지주사는 이중레버리지비율 130%를 적용받기 때문에 별도 자기자본의 130%까지 자회사 출자가 허용된다.

현재 은행 자회사 출자여력은 우리카드나 해외법인 등을 제외하고 약 1조 원대로 파악되고 있다. 향후 지주사 전환 때에는 자회사 출자여력이 7조 원가량으로 순증할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 이후 인수합병의 준비 차원으로 우리금융재보험, 우리생명보험, 우리손해보험 등 비은행계열사 상표 등록을 마쳤다. 인수합병 대산 업체는 선정되지 않았지만 향후 인수합병을 대비한 움직임이다.

우리종합금융의 증권사 전환도 그 전에는 준비만 해놓다가 지주사 전환 이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대형 증권사보다 중견급 보험사를 인수해 우리종합금융과 합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보험사, 증권, 자산운용, 자산신탁 등을 인수합병(M&A)해 전열을 갖춘다면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과 견줄 만한 금융지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권은 우리은행의 비은행 사업 확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특히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가 가장 관심 대상이다. 우리은행은 앞서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저축은행 등을 매각했다. 우리은행은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놓고 DGB금융지주와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공개매각 중인 MG손해보험과 경영정상화 중인 KDB생명, 중국 안방보험이 대주주인 동양생명이 우리금융지주의 가시권에 들어갈 전망이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 등을 시작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성장 잠재력 주목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한 이후의 성장 잠재력도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 규모는 413개로 전 세계 은행 중 20위권 수준이다. 시장은 우리은행이 본격적인 인수 합병에 나설 경우 중장기적으로 추가적인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질 수 것으로 진단한다.

유안타증권 박진형 연구원은 지난 7월 기업분석을 통해 “언론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0일 금융 당국에 지주회사 전환 인가에 대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는 우리은행 이사회가 지주사 전환 인가안을 의결한 지 한 달 만의 일이다.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인가 심사는 예비인가 없이 본인가로만 진행(짧게는 1개월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은행은 금융지주사로 전환 이후 비은행 자회사를 강화하며 종합금융그룹 구조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금융지주사로 전환한다면 자회사의 출자한도가 늘어나기 때문에(은행법상 20%에서 이중레버리지비율 130% 이하로 변경) 본격적인 인수합병을 진행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추가적인ROE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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