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전쟁’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절대강자도 절대약자도 없는 속옷시장에서 다자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주)좋은사람들의 주병진 회장이 4년만에 경영에 복귀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고, 다른 업체들도 마케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1조 2,000억원대의 속옷시장을 놓고 벌이는 업체간 경쟁을 들여다봤다.“파이(몫)는 정해져 있고, 이를 나눠 먹기에는 너무 부족하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살아남기 위해 피말리는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 속옷업계 한 관계자의 말이다. 이처럼 최근 1조2,000억원대의 속옷시장을 놓고 업체간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속옷시장은 크게 러닝, 팬티, 내의 등을 생산하는 내의업체와 여성을 중심 타깃으로 한 파운데이션, 란제리 시장으로 나눌 수 있다.

현재 국내 속옷시장은 쌍방울·비와이씨·좋은사람들의 내의업체 3개사와 남영L&F(비비안)·비너스의 여성 란제리 2개사가 연간 1,000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하며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을 벌여왔다.이들 속옷업체들은 최근 내수 시장의 침체 등으로 극심한 불황을 겪어왔던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불황 탈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우선, 90년대 이후 ‘패션 내의’를 주도했던 (주)좋은사람들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회사의 대주주인 주병진 회장이 4년만에 경영 전면에 나서며, 공격경영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주 회장은 ‘여대생 성폭행 혐의’, ‘해외 도박 혐의’등으로 구설수에 오르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었다. 이후 회사는 주 회장의 동생인 주병학 사장이 대신해 운영해왔다.

그러나 주병학 사장이 지난해말 미국 유학길에 오르며, 주 회장이 직접 경영을 챙기게 됐다.주 회장의 컴백은 ‘자신감 회복’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연루된 사건에 대한 무혐의 처리가 되면서,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 이와 함께 주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는 불황타계를 위한 ‘공격경영’에 나서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좋은사람들 관계자는 “주 회장이 그간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난 것은 아니었다. 굵직굵직한 사안은 주 회장이 직접 처리해왔다”면서도 “앞으로 주 회장이 경영전반을 챙기게 되면, 과거처럼‘공격적인 경영’에 적극 나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실제로 좋은사람들은 앞으로 ‘내의’뿐 아니라 여성 란제리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을 세워 놨다.

좋은사람들은 이미 지난해 2월 ‘예스’라는 브랜드로 여성 속옷시장에서 성공을 거뒀고, 올해말쯤 여성을 주요 소비층으로 하는 란제리 브랜드를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쌍방울·비비안 등 다른 속옷업체들도‘판매망의 다변화’,‘적극적인 시장 광고’등 마케팅 강화로 이에 맞서고 있다.쌍방울 등 업체들은 내수침체와 소비심리 악화로 고가상품보다는 할인점 등에 납품되는 저가형 상품들을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즉 백화점, 일반 속옷전문점 보다는 할인점 등의 판매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쌍방울은 할인점 브랜드 ‘써제스트’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쌍방울은 ‘써제스트’로 지난해 약 28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0% 가량의 신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은 또 10대 후반~20대 중반을 겨냥한 ‘이끌림’을 출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남영L&F(비비안)도 할인점 전용 브랜드 ‘드로르’매출 신장에 주력하고 있다. ‘드로르’는 매년 10%이상의 매출 신장을 거두고 있다. 여기에 비너스는 ‘아르보’, 비와이씨는 ‘센토’등의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홍보, 올해 매출 신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한편, 속옷업체들은 유명여배우를 모델로 기용,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비비안은 최근 란제리 브랜드 새 모델로 인기스타 김태희를 기용했다. 비비안측은 청순한 아름다움과 지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갖춘 김태희를 통해 란제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비너스도 영화배우 장진영과 전속모델 재계약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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