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과 함께 달리는 자전거 투어
메밀꽃과 함께 달리는 자전거 투어
  • 김선영 기자
  • 입력 2018-09-03 15:38
  • 승인 2018.09.03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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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2018년 9월 추천 가볼 만한 곳②춘천 쟁강협동조합
쟁강협동조합의 로하스게스트하우스를 대표하는 퇴실샷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춘천에는 6개 주민 사업체가 참여하는 관광 두레가 있는데, 그중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게스트하우스 공동체 쟁강협동조합이 눈에 띈다.

먼저 ‘쟁강’이라는 이름이 생소하다. 쟁강은 자양강에서 유래했다. 춘천댐이 생기기 전에 이곳 주민은 북한강을 자양강이라 불렀고, 자양강이 변해 쟁강이 되었다. 쟁강협동조합은 쟁강 가에 있다. 북한강 서쪽에 자리한 춘천시 서면과 인접한 게스트하우스가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맞물린 것이다.

쟁강협동조합은 여행 여건이 아주 매력적이다. 서면의 북한강을 끼고 있으며, 북한강자전거길이 인접하다. 10분 남짓이면 춘천 시내에 닿을 정도지만, 가장 농촌다운 풍경이 특징이다. 쟁강협동조합에서 자전거 투어, 일출 카누 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춘천 낭만 여행 1번지라 해도 손색이 없다. 쟁강협동조합은 건강한 게스트하우스 문화에 더해 머무는 이에게 기분 좋은 힐링과 낭만적인 휴식 시간을 제공하며, 더 나아가 농촌 재생을 지향한다.

쟁강협동조합을 구성하는 게스트하우스를 잠깐 들여다보자. 춘천시 최초의 게스트하우스 ‘나비야’는 주인장이 직접 설계하고 지었다. 옛 한옥의 기둥과 서까래, 주춧돌, 문짝 등을 다듬고 깎아 만들었다. 벽에는 옹기를 깨서 붙였는데, 조선 시대 꽃 그림을 닮았다. 잔디가 깔린 앞마당과 계절마다 피고 지는 들꽃 150여 종, 한옥을 조성할 때 심은 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아가 나비야의 풍경을 대신한다. 주인장이 20년 가까이 문화관광해설사로 일해, 춘천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도 좋다.

 
쟁강협동조합의 나비야 게스트하우스의 숲이 있는 앞마당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이웃한 ‘로하스’는 젊은 심마니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다. 20대 초반부터 춘천에 정착해 산양산삼(장뇌삼)을 재배한다. 로하스는 친환경 건축자재를 이용해 지었고, 침대도 직접 짜서 들여놓을 정도로 공들였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했다. 로하스는 퇴실 사진으로 유명하다. “점프할 때 가장 아름다운 미소가 나온다”는 어느 사진작가의 말에서 착안해, 퇴실할 때 촬영한 사진을 SNS로 보내준다. 게스트하우스 곳곳에는 그동안 다녀간 여행객의 퇴실 사진이 빼곡하다.

툇골길 가장 안쪽에는 ‘비타민숲펜션’이 있다. 큰 거실과 주방, 방 4개로 구성된 독채 펜션이다. 언덕에 있어 너른 들판과 멀리 춘천 시내까지 보이며, 워크숍이나 세미나를 위한 단체나 여러 가족이 쓰기에 제격이다. 비타민숲은 주인장이 ‘비타민나무’라 불리는 산자나무 농장을 운영해서 지은 이름이다. 비타민 함량이 높은 산자나무 잎과 열매로 만든 효소와 차도 판매한다.

‘세그루’는 쟁강협동조합 가장 남쪽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다. 최대 10명이 입실할 수 있어 오붓하고, 객실은 심플하면서도 깔끔하다. 소파가 놓인 공동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좋다. 세그루에서는 스칼렛이라는 웰컴 티를 제공한다. 정열적인 붉은 기운을 머금은 차 한 잔에 온몸이 상쾌해진다.

‘낭만지호’는 현재 게스트하우스는 운영하지 않는다. 낭만지호 2호점을 카페 ‘사농동334’로 바꿔 운영 중이다. 사농동334는 주소가 곧 카페 이름이 된 곳으로, 쟁강협동조합의 자전거 투어 출발점이기도 하다. 아기자기한 실내도 좋지만, 잔디가 깔린 마당에 편안한 의자가 늘어선 외부 공간이 더 인상적이다. 노을을 바라보기에 그만이다.
쟁강협동조합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자전거 투어다. 수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아름다운 강변에서 자전거를 타며 쟁강협동조합에 속한 5개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미션을 수행하는 재미가 더해진다.

 
쟁강협동조합의 자전거투어3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북한강자전거길과 맞닿은 카페 사농동334에서 출발한다. 출발 전 코스 안내와 자전거 안전 교육을 마치면 지도와 빙고 판을 준다. 북한강자전거길을 따라 달리며 지도에 표시된 게스트하우스를 찾아야 한다. 게스트하우스에서는 팀별 퀴즈 풀기, 다트, 들꽃 찾기, 전통 놀이 등 미션을 진행한다. 최종 목적지 로하스에서는 바비큐 파티와 시상식이 열린다. 자전거 투어 프로그램은 쟁강에서면이나 자전거탄빙고관광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게스트하우스에서 문의한다.

나비야와 로하스에서는 일출 카누 투어도 운영한다. 카누를 타고 나가 호수 위에서 일출을 감상하는 프로그램이다. 산등성이 위로 해가 떠오르며 수면 위로 퍼진 햇빛이 환상적인 색감을 선사한다. 일교차가 커 호수에 물안개가 끼는 날이면 감동이 배가 된다.

9월 초·중순이면 천변으로 메밀꽃이 만개한다. 자전거 투어와 함께 주변을 하얗게 수놓는 메밀꽃 향연도 즐길 수 있다. 자전거 투어가 진행되는 북한강자전거길에는 춘천문학공원, 애니메이션박물관, 토이로봇관이 있어 둘러보기 좋다. 애니메이션박물관은 새 단장을 마치고 9월 1일 재개관한다.
 
의암호스카이워크는 북한강자전거길을 겸한 수변 데크가 놓여 산책 삼아 걷기 적당하다. 송암스포츠파크에서 약 1.5km 떨어진 곳에 있다. 강화유리 아래로 의암호의 푸른 물결이 보이고, 건너편으로 등선폭포를 품은 삼악산의 산세가 장쾌하다.

춘천MBC에도 잠시 들르자.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있어 풍광이 제법 근사하다. 최근 춘천MBC 옆 전망 좋은 곳에 편의점이 생겨 옥상을 개방했다. 조금 더 높을 뿐인데 풍경은 사뭇 다르다. ‘풍경이 있는 편의점’이라 써놓은 것처럼 옥상에서 컵라면을 먹거나 커피 한 잔 마셔도 분위기 있다.

돌아 나오는 길에는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이 보인다. 에티오피아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식민지 지배를 겪은 동병상련으로 황실 근위대에서 선발한 카그뉴(Kagnew) 대대를 파견했다. 기념관에서는 에티오피아의 한국전쟁 참전부터 승전 기록, 에티오피아의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길 건너편에는 진한 커피 향이 풍기는 카페 ‘이디오피아벳’이 자리한다. 에티오피아의 집이란 뜻으로, 에티오피아 황제가 즐겨 마신 황실 커피 생두가 전해진 곳이다. 고풍스러운 실내에서 커다란 창으로 공지천을 내다보며 차분하게 커피 한잔 마셔보자.
효자동 낭만골목은 퇴색한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만든 벽화 길이다. 효자1동주민센터에서 조금 오르면 효자동 낭만골목 입구다. 반희언의 효행에 등장하는 ‘인삼과 호랑이’를 비롯해 다양한 벽화가 오래된 마을 한쪽을 수놓는다.

효자동 낭만골목에서 육림고개가 가깝다. 육림고개는 1970년대 춘천에서 가장 큰 영화관인 육림극장이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육림고개는 1980년대 이후 쇠락했지만, 2016년부터 청년 상인과 청년 몰이 들어서 다시 활기를 띤다. 중앙로77번길이 중심인 육림고개에는 음식점과 카페, 술집 등이 늘어섰다. 직접 재배한 농작물로 친환경 계절 밥상을 내는 ‘어쩌다농부’, 염지제를 사용하지 않은 국산 닭과 조청, 비법 소스로 맛을 내는 ‘육림닭강정’, 직접 로스팅한 커피가 신선한 ‘조선커피’ 등을 추천한다.
  
<제공=한국관광공사>

김선영 기자 bhar@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