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 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미래의 황금 주거지가 어디일지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판교, 용인 수지, 동탄 등 서울을 중심으로 외곽 신도시가 잇따라 개발됨에 따라 수도권 주변의 부동산값이 들먹이고, 정부가 상당수 정부기관을 충남 연기·공주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미래의 부동산 중심이 어디인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이는 앞으로 어디에 살아야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재테크적인 측면도 강해 일반인들도 궁금해 하고 있다. 과거를 보면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황금 주거지는 서울 강북이었다. 특히 남대문-동대문-서대문을 연결하는 4대문 안쪽은 전통 재벌들 외에는 거주하기가 힘들 정도로 땅값이 비쌌다. 종로, 명동, 안국동, 을지로 등이 그 중심이었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상가나 빌딩으로 채워질 수밖에 없었다.

4대문 안쪽이 상업지역으로 부상하면서 당시로선 4대문 밖이었던 성북동, 신촌, 용산, 한남동 등이 돈많은 재벌들의 주거지가 되었고, 환경을 중요시했던 외국인들은 남산, 평창동, 삼청동 등으로 몰렸다.그러나 이는 70년대 중반부터 서울시 변두리로 주택건설 바람이 불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세칭 ‘강남바람’이 불어온 것도 이 때였다. 현대건설에 의해 시작된 강남바람은 압구정동 신화가 탄생했고, 이 바람은 지금의 테헤란로,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반포, 여의도, 천호동, 광장동으로 번졌다. 당연히 이들 지역의 부동산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강남 부동산졸부라는 말도 이즈음 생겼다. 강남바람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80년대 초반들어서는 비닐하우스로 뒤덮였던 서울 북부지역인 상계동에 신시가지가 건설되면서 또 한차례 아파트붐이 불었다. 강남바람이 약간의 타격을 받은 것은 노태우 대통령이 추진한 주택 200만호건설 계획에 의해서였다.

분당, 일산, 평촌, 중동, 산본 등 세칭 수도권 5개 신도시건설사업이 착수되면서 부동산 바람은 수도권외곽으로 불붙었고, 여기서 새로운 졸부들이 탄생했다. 수도권 전역에 불어닥친 부동산열기는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후반까지 약 15년간 이어졌다.시외곽으로 치닫던 부동산 열기는 90년대 중반 도곡동에 삼성이 타워팰리스를 건설하면서 다시 강남으로 몰아쳤다. 세칭 ‘주상복합아파트 붐’을 몰아온 타워팰리스 열풍은 2000년 이후 강남 재개발붐을 타고 땅값이 평당 4,000만원대로 껑충 뛰게 만들었다.이 열기는 판교신도시 개발과 함께 절정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서울 강남과 분당 사이에 위치한 판교는 교통여건이나 환경적 측면에서 서울의 어느 지역보다 뛰어나다. 때문에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로또땅’이라는 농담도 오가고 있다. 평당 10만원대에 거래되던 이 지역 땅값이 신도시 개발과 함께 30~40배 오른 평당 300만~400만원에 거래되고, 요지의 땅값은 1,000만원대를 웃돌 것이라니 그야말로 땅주인들은 대박이 터진 셈이다.

서울을 감싸고 있는 분당 등 기존 5개 신도시의 서울권역벨트를 벗어난 지역에 대한 개발붐도 주목할 만하다. 수원, 용인 수지, 동탄, 파주 개발붐은 향후 수도권지역의 주거지벨트가 어떻게 형성될 것인지를 가늠하게 한다. 특히 파주와 용인 수지지역은 그야말로 미래형 주거지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용인 수지는 이미 많은 아파트 등이 들어서면서 거대한 신도시형태를 갖춰가고 있다. 이 지역의 개발이 마무리되면 수원은 서울과 수도권 남부지역을 연결하는 중간 기착지로 새롭게 뜰 가능성이 크다. 물론 수원이 확고한 중심지역이 되려면 향후 10년이란 세월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지금 부동산 투자를 하려면 수원이나 용인 일대에 묻어둘 경우 아마도 중박 이상은 터트릴 수 있을 것이란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그래도 남은 여윳돈이 있다면 인천쪽으로 한번 눈을 돌려보는 것도 바람직하리라. 서울과 인천을 잇은 중간지점인 부천은 중동개발 이후 새로운 거주지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 계열인 엠코가 이 지역에서 분양에 나섰는데 인기가 대단했던 점도 이를 반영한 것이다. 혹 나머지 투자자금이 있으면 동쪽으로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분석이다. 팔당 인근이나 멀리는 문막까지도 전망이 좋은 곳이란다. 왜냐면 앞으로 개발여지가 가장 큰 곳은 환경과 주거환경이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의 땅값은 아직까지 평당 10만원 미만이나 적은 규모라도 사두면 최소한 10년 후에는 판교 대박같은 신화의 주인공이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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