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 최연소 의원’, ‘국회 최고의 얼짱’, ‘지도부에 할 말은 하는 소장파’…위의 수식어구들은 모두 한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주인공은 바로 한나라당 김희정 의원(34). 일거수일투족에 주목을 받고 있는 김 의원이 ‘5월의 신부’ 가 돼 다시 한 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헌정사상 현역 의원이 임기 중 결혼을 하는 일은 처음이기 때문이다.그러나 김 의원의 결혼상대는 ‘평범한’ 회사원 권기석(38)씨다. 권씨는 현재 LG CNS에 근무하고 있다.두 사람이 만나게 된 것은 2년 전인 지난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회의원 보다는 시집부터 가야 하는 것 아니냐” 는 김 의원의 어머니는 친구에게 ‘신랑감’ 을 의뢰했고, 친구의 소개로 두 사람의 만남은 이뤄졌다.그러나 ‘맞선’ 분위기가 싫었던 두 사람은 ‘007팅’(소개자 배석 없이 당사자끼리 전화로 연락해 만나는 것)으로 첫 만남을 가졌다. 이후 두 사람은 몇 차례 만남을 가지며 서로에 대한 호감을 키워갔다. 2003년 겨울 ‘이 여자가 아니면 안되겠다’ 고 결심한 권씨는 김 의원에게 프로포즈를 했다.

어머니 친구의 소개로 ‘007미팅’

그렇지만 권씨는 ‘매몰차게’ 거절당했다. 당시 2004년 총선 출마 여부를 두고 고민했던 김 의원이 “아직 결혼할 시기가 아닌 것 같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고 한 것. 하지만 권씨가 마음에 있었던 김 의원은 “당장 결혼은 하지 않더라도 계속 사귀었으면 좋겠다”고 여운을 남겼다.이후 권씨는 한걸음 뒤에서 김 의원을 외조했다.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던 그는 주말이면 그녀가 출마한 부산으로 달려가 선거유세에 동행한 것은 물론, 선거사무소에서 청소 등 각종 허드렛일과 비서노릇도 했다. 김 의원이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유세를 돌 때면 권씨도 ‘잘 못타는’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뒤를 따를 정도였다.김 의원 측근은 “키 180cm가 넘는 훤칠한 남자가 김 의원 뒤를 따라다니기에 한동안 수행 비서인 줄 알았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권씨는 김 의원이 낙선할까봐 여자친구라는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권씨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김 의원은 “당선되면 결혼하겠다”는 선거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이 공약은 묵묵히 자신을 외조하는 권씨를 위한 말이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김 의원 묵묵한 내조에 수행원인줄 알아

권씨의 노력 덕분인지 김 의원은 최연소 국회의원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고생 끝, 행복시작’ 이었지만 이번엔 ‘시간’ 이 없었다. 회사원인 권씨는 주말 밖에 시간이 없었고, 김 의원은 주말에는 부산 지역구에 내려갔기 때문이다.두 사람은 만날 시간조차 없었고 이 때문에 종종 싸우기도 했다. 김 의원 커플은 고심 끝에 ‘자투리 시간 활용법’ 을 개발했다. 김 의원이 부산에서 지역구 일정을 소화한 뒤 오후 10시경 김포공항에 도착하면 마중 나온 권 씨와 심야 드라이브를 했다. 졸리는 눈을 비벼가며 새벽에 권씨의 차안에나 권씨집 근처 국밥집에서 야식을 즐기기도 했다.결국 권씨의 끈질긴 노력에 감동한 김 의원은 결혼을 ‘승낙’ 했다. 결혼날짜는 지난 8일 어버이날 부모님 상견례 자리에서 결정됐다. 김 의원의 부모가 “빨리 하면 빨리 할수록 좋다” 며 적극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결혼은 오는 28일 오후 1시 국회 의원동산에서 열린다.

권씨의 끈질긴 노력에 감동결혼 승락

김 의원은 권씨에 대해 “평소 이상형은 다정하고 자상한 사람이다. 그가 바로 내 이상형이다. 그는 정말 베스트 짱” 이라고 평가했다.권씨도 “일할 때는 당차지만 평소엔 소탈하고 한없이 여성스러운 그녀에게 끌렸다. 그녀가 탄핵 역풍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거리 유세 하는 모습을 보고 반해버렸다”고 밝혔다.김 의원 커플은 현재 살고 있는 권씨의 아파트에 신접살림을 차릴 예정이다. 신혼여행은 6월부터 국회가 열리는 관계로 2박3일 정도의 국내 여행 일정이며 장소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최연소 국회의원으로 관심을 모았던 김 의원. ‘모범적인 가정생활을 하겠다’ 는 그녀는 결혼 생활을 통해 국회의원 첫 임신과 출산 기록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김희정 의원 결혼상대 권기석씨는…

평소 과묵, 업무에 있어서는 적극적김 의원의 결혼으로 ‘예비신랑’ 에게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권기석씨(38).권씨는 독일 아헨공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후 현재 LG CNS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권씨는 20대를 독일에서 보냈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초등학교 시절이던 70년대 간호사로 일할 어머니를 따라 독일에 건너갔기 때문이다. 권씨는 독일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귀국해 취직했다.권씨와 직접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그와 통화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회사 관계자는 “하루 종일 권씨를 찾는 기자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아 업무가 마비될 정도” 라며 “권씨가 조용히 결혼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고 전했다.권씨의 측근들은 “평소 성격은 과묵한 편이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진 않는다. 그런데 업무에 있어서는 정반대다. 어디서 그런 열정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고 평가했다.권씨는 특기는 요리. 오랜 외국생활 때문이지 권씨의 양식 요리는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권씨는 김 의원 집에서 김 의원 동생들에게 가장 자신있는 요리인 스파게티를 만들어줘 점수를 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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