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평화전망대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남한과 북한 사이에 평화의 바람이 분다. 평화의 물꼬를 튼 것은 2018평창동계올림픽과 남북 단일팀. 그 뒤를 이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과 온 국민을 눈물짓게 만든 이산가족 상봉까지, 한반도에 바야흐로 평화의 물결이 흐른다. 강화도는 한반도에서 북녘을 가장 가깝게 바라보는 평화 여행지인 동시에, 수많은 역사 유적을 품은 역사·문화 여행지다. 강화평화전망대와 교동도를 비롯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부근리 지석묘, 강화성당과 용흥궁 같은 역사적인 명소를 함께 둘러보면 하루 나들이가 풍성해진다.

강화평화전망대는 강화도 최북단인 양사면 철산리 민통선 지역에 세워졌다.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 물줄기가 서해와 만나는 강 같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북한과 마주한다. 물길의 너비는 불과 2~3km 안팎이다. 헤엄쳐 건널 수 있을 만큼 가깝지만, 이곳 수역은 아무도 다가갈 수 없는 육지의 비무장지대(DMZ)와 같다. 이런 까닭인지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어선 한 척 눈에 띄지 않는다.

삭막한 분위기 가득한 이곳에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흐른다. 수십 년 동안 적대적이고 위협적인 말을 쏟아내던 대남·대북 방송이 2018남북정상회담 이후 자취를 감췄다. 확성기 장비가 모두 철거되고, 고요하게 흐르는 물길만이 다가오는 평화의 시대를 실감하게 한다.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남과 북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맑은 날엔 북한 송악산과 개풍군 들판, 집이 옹기종기 모인 마을이 망원경 없이도 선명히 보인다. 때때로 들판에서 농사짓는 북한 주민도 눈에 띈다. 송악산은 고려 왕궁 터인 만월대가 있는 명소이며, 개풍군은 북한의 곡창지대로 꼽힌다.

 
강화평화전망대에 서면 북녘땅과 더불어 북한 시까지 한 눈에 잡힌다
  눈으로 보는 것으로는 북한 땅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알기 어렵다. 매시 정각(10:00~16:00)에 진행되는 해설 프로그램이 매우 유용하다. 주변 지역을 설명하고 장소에 얽힌 흥미로운 일화를 소개해 관람 시간이 더욱 풍부해진다. 태양광 시설처럼 보이는 것이 슬레이트 지붕을 단 신식 거주지라는 이야기, 해마다 이곳을 찾아오는 실향민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다 보면 분단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전망 창 너머 풍경은 북녘이 멀지 않음을 알려준다. 오랜 세월 쌓인 마음의 거리가 멀었을 뿐, 남북이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한민족임을 다시금 느낀다.

건물 밖으로 나서면 강화 출신 작곡가 최영섭의 ‘그리운 금강산’ 노래비와 망배단이 관람객을 맞는다. 왠지 모르게 서글픈 분위기에 마음이 아련해진다. 해마다 이곳을 찾아 고향 땅을 바라보는 제(祭)를 지내는 실향민의 심정을 헤아리면 걸음을 떼기 힘들다. 남북의 강물이 하나가 되어 흐르는 이 땅에 사람들은 분단이라는 족쇄에 묶여 자유로이 오가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강화평화전망대를 나서기 전, 통일염원소에 들르자. 사방에 빼곡한 소망지를 읽으면 가슴이 뭉클하고, 평화와 통일에 대한 바람이 얼마나 간절한지 새삼 느껴진다. 가족이 하나씩 소망지를 적어보는 건 어떨까. 오래도록 남는 뜻깊은 추억이 된다. 강화평화전망대는 민통선 지역에 있어 검문소에서 신분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리운 금강산 노래비 너머로 북한 땅이 선명하게 보인다
  교동도는 고향을 지척에 두고 살아온 실향민의 아픔이 담긴 곳이다. 한국전쟁 때 피란한 황해도 주민이 분단에 막혀 돌아가지 못한 채 이곳에 터를 잡았다. 1970년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마을과 황해도 연백시장을 재현한 대룡시장 곳곳에 실향민의 마음이 절절히 묻어난다. 긴 세월 속에 실향민 1세대는 대부분 작고하고, 그 자손이 시장을 지킨다. 특별한 사연과 풍경이 있는 대룡시장은 몇 년 전 인기 예능 프로그램 〈해피 선데이―1박 2일〉에 소개되기도 했다.

최근 교동제비집과 교동스튜디오 등 관광 편의 시설을 갖춘 교동도는 입소문을 타고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다. 대룡시장에 자리한 옛 다방에서 달걀노른자가 동동 뜬 쌍화차 한 잔에 피로를 풀어보자. 교동도는 바다를 건너야 하는 섬이지만, 2014년 교동대교가 개통하면서 이동이 편리해졌다. 단 강화평화전망대와 마찬가지로 민통선 지역에 있어 다리를 건너기 전에 검문소를 지난다.

강화도는 평화 여행지인 동시에,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보고 배울 것이 많은 역사와 문화의 고장이다. 교동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강화 부근리 지석묘(사적 137호)가 있다. 고인돌은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무덤 양식으로, 다양한 형태가 남았다. 이곳 고인돌은 거대한 기둥 돌 위에 넓적한 상판을 얹은 북방식 고인돌이다. 수천 년 동안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해 세계적인 가치를 인정받았다. 고인돌이 만들어진 과정을 설명한 안내판을 읽으면 선조의 지혜에 감탄한다. 고인돌 앞에 있는 강화역사박물관과 강화자연사박물관을 함께 둘러보면 훨씬 유익하다.

강화 읍내로 발걸음을 옮기면 최초의 한옥 성당인 강화성당과 철종의 잠저인 용흥궁을 만난다.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사적 424호)은 동양과 서양의 건축양식이 어우러진 독특한 건축물이다. 외관은 전통 한옥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바실리카양식으로 꾸며 안팎이 전혀 다른 느낌이다. 1893년 갑곶나루에서 처음 선교를 시작했으며, 이후 이곳 부지를 매입해 1900년 성당을 축성했다. 지금도 매주 예배를 보며, 이때는 내부 관람이 제한된다.

강화성당 아래쪽에는 조선 25대 왕 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에 살던 용흥궁(인천유형문화재 20호)이 있다. 강화도령이라 불린 철종이 강화도에 은거하며 어린 시절을 보낸 곳으로, 왕이 된 후 이곳을 보수해 용흥궁이라 했다. ‘강화이야기투어’를 이용하면 더욱 특별한 시간 여행을 경험한다. 강화성당과 용흥궁, 고려궁지 등 구석구석을 전기 자전거로 누빌 수 있다. 전문 가이드의 재미난 역사 이야기는 덤이다.

강화군에서 운영하는 ‘타시겨버스’는 갑곶돈대와 강화여객자동차터미널, 강화중앙시장, 화문석문화관, 강화평화전망대, 강화역사박물관을 순환한다. 요금은 3000원이며, 정차하는 곳마다 자유롭게 타고 내릴 수 있다. 주요 명소 입장료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배차 간격은 약 40분이며, 목~일요일에 운행한다(운행 시간 강화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참조).
 
〈당일 여행 코스〉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용흥궁→강화 부근리 지석묘→강화평화전망대→교동도(대룡시장)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강화이야기투어(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용흥궁)→강화역사박물관→강화자연사박물관→강화 부근리 지석묘
둘째 날 / 강화평화전망대→교동도(대룡시장)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강화, 88번·3000번 버스, 약 2시간 소요.
인천-강화, 70번·90번 버스, 약 1시간 30분 소요.
일산-강화, 96번 버스, 약 2시간 20분 소요.
강화여객자동차터미널-강화평화전망대, 1번·26번·27번 군내버스, 40~50분 소요.

* 문의 : 강화여객자동차터미널,  강화군청 경제교통과 

○ 자가운전 정보
올림픽대로→김포한강로→김포대로→옥림교차로 좌회전→동문로→장승교차로 우회전→대월로→송해삼거리 우회전→전망대로→강화평화전망대
 
○ 숙박 정보
- 라르고빌 : 화도면 해안남로2845번길
- 강화평화빌리지 : 송해면 상도숭뢰길
- 장보고한옥펜션 : 송해면 강화대로833번길
- 담담각 : 하점면 고려산로285번길

○ 식당 정보
- 강화댁 : 육해공철판, 화도면 마니산로
- 진복호 : 단호박꽃게탕·해물탕, 길상면 해안남로619번길
- 보광호 : 꽃게탕·양푼해물탕, 길상면 해안남로619번길
- 등대숯불장어 : 강화갯벌장어, 길상면 초지로
- 편가네 : 한방간장게장, 강화군 가능포로89번길

○ 주변 볼거리
석모도, 전등사, 마니산, 동막해변, 보문사, 초지진, 연미정(월곶돈대), 아르미애월드, 옥토끼우주센터
 
글·사진 : 정은주(여행 작가)

<정보 출처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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