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최고의 자본시장’을 목표로 내세우며 의욕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영탁 통합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 그가 우여곡절 끝에 통합거래소 이사장에 취임한지도 벌써 4개월을 넘기고 있다. 통합거래소는 그동안 <신경영 3개년 계획>의 핵심으로 ‘국제화’와 ‘IT통합’을 내세웠다. 때문에 통합거래소는 시장별로 분산 운영되던 전산시스템을 부산본사와 서울사옥으로 이원화하고 기능별로 재편했다. 이는 IT기획, 개발 등을 본사에서 총괄하고 사업본부는 시스템운영을 책임짐으로써 중복투자 방지를 도모해 효율적 운영을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지난달 IT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중장기적인 IT통합을 추진할 계획이다.IT통합 통해 교차거래 이영탁 이사장은 거래소의 국제화에 상당한 애정을 쏟고 있다. 그는 “거래소 내에 국제화 사업추진반까지 가동하면서 해외기업이 왜 우리 시장을 찾지 않는지 상장제도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중국과 베트남 등 여러 지역에서 상장유치 대상 기업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 국제화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개별기업의 국내 상장과 함께 거래소간 협약을 통한 ‘교차거래’가 필수적이다. 교차거래는 해외시장에 상장된 종목들을 중개인(증권사)을 통해 국내에서 실시간으로 거래하는 것으로, 통합거래소는 싱가포르거래소와의 교차거래에 상당한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영탁 이사장의 리더십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거래소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기업의 국내 상장 시도는 높이 살만하지만, 과연 우량한 해외기업이 국내 상장을 원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 거래소 인근의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소나 해당 해외기업의 기업공개(IPO)를 맡은 증권사는 수익원 창출이나 국제화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기업분석자료의 생산, 사후관리 등 장기적인 관리가 병행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지수 발표 및 조직 통합 통합거래소가 6월1일부터 발표할 예정인 ‘통합지수’도 증권업 관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통합지수는 거래소 통합의 의의를 확실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높은 신뢰성을 보여주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종합주가지수 등이 우리나라 경제 발전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반성에서 시작됐던 통합지수는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우량종목 위주로 통합지수를 구성, ‘대한민국 대표지수’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이영탁 이사장의 ‘수수료 부담 하향조정’도 통합거래소의 업적으로 꼽힌다. 통합거래소는 그동안 회원 증권사들의 수수료에 통합거래소가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이영탁 이사장은 “재경부측과 수수료 인하폭과 시기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에 따르면 명예퇴직 등을 이용한 인력과 조직정비를 통해 비용예산의 10.2%를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따라서 IT통합과 인력감축에 따른 잉여자금을 재경부측의 심의를 거쳐 수수료율 인하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거래소의 유기적 통합이 마무리되지 않은 점 또한 불안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이영탁 이사장은 취임하자마자 내부행사 등을 통해 조직 통합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통합 이전부터 문제로 지적되던 ‘뿌리’부터 다른 조직문화로 인해 실제로는 ‘한지붕 세가족’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게 증권업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본사와 거래소의 반목 본사와 실제 거래소가 각기 다른 지역에 있다는 점도 조직통합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통합거래소의 본사는 부산에 있지만, 실제 시장관리는 서울에서 이뤄지고 있어 임원들의 시간소비와 정책결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

여기에 증권사들마저 본사가 부산에 있어야할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점 또한 이영탁 이사장의 리더십을 깎아먹고 있다. 거래소 내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증권사들은 물론 일반 주주들도 증권거래소의 본사가 부산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드물다”며 “같은 장소에 있을 수 있도록 본사와 거래소의 이전이 다른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영탁 이사장은 국내 기업 25개사와 해외IR를 위해 출국한 상태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벤처기업들의 해외진출이 필수적”이라며 “이 이사장은 홍콩을 비롯한 싱가포르, 런던 거래소 등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 이전 극심한 몸살을 앓던 거래소가 동북아 최고의 금융메카로 거듭나는 것은 이제 이영탁 이사장의 강력한 ‘리더십’에 달려있다. 이 이사장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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