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전증>

체내 노폐물 대사 촉진·체내항상성 유지로 요독증 늦춰야
신기능 비가역적 감소 상태 저하 정도 따라 4기로 나눠

예로부터 건강 유지 위해 잘 맞아야 하는 세 박자가 있다. 바로 최적화된 식이와 수면. 그리고 배설이다. 이는 일상에서 간단히 표현하기를 건강하기를 바란다면 잘 먹고, 잘 자고, 배설만 잘하면 된다는 말로 통하기도 한다. 이처럼 5대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는 식이와 최적화된 수면의 질, 건강한 배설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러한 기본적인 요소를 제대로 충족하면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것이 문화생활과 각종 정신건강에 필요한 요소들이라 보면 된다. 일상적으로 우리가 알 고있는 건강한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은 멀리 찾을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 찾으면 된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이 중에서 배설을 좀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크게 나누어 대변과 소변이 있는데 대변의 배설 장애는 급작스러운 병으로 진행하지 않지만 소변의 배출에 문제가 생기면 급격하게 중병으로 이어져 심각한 질환으로 발병한다.

 또한 대변에 비해 소변의 배출 장애는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관될수 있어 신체 장기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소변의 배출에 영향을 미치는 장기는 방광, 요도등이 있지만  그 중에서 신장 자체에서 오는 병이 가장 중하고 문제가 많을 확률이 높다. 신장에 생기는 질환 중에 신장의 기능이 제대로 되지 않는 병을 신부전(腎不全)이라고 한다. 급성으로 오는 신부전을 급성 신부전, 만성적으로 기능되지 않는 것을 만성 신부전이라고 한다. 

급성 신부전은 신장관류 부족과 신독소로 인하여, 갑자기 신장 기능이 감소해서 체내의 수분, 용질 및 질소 노폐물이 축적되는 상태로 정의되며, 원발질환의 부위에 따라 신전성, 신성, 신후성으로 분류하고 만성신부전은 장기간에 걸친 만성사구체 신염, 만성신우신염, 고혈압, 신경화증(腎硬化症), 당뇨병 등의 원인으로 신기능의 비가역적 감소 상태를 말하는데 기능의 저하 정도에 따라 4기로 나뉜다.

신기능의 감소는 신체 내의 거의 모든 장기에 영향을 미쳐 부종(浮腫), 소변증상, 전해질 이상과 소화기계, 근육계, 신경계, 순환계, 호흡계의 기능 이상을 초래한다. 만성 신부전은 3개월 이상  장기간에 걸친 신원질량의 감소로 인하여 기능하는 신원(nephron)의 절대수가 크게 감소하여 신기능이 소실되고 인체의 다른 기관에 영향을 미치는 체내 조건의 변화가 일어나는 상태로, 단백질 제한 등의 적절한 식이요법, 전해질 장애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약물요법, 고혈압 치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보존요법 실패 시엔 투석과 신장 이식이 필요하다. 사구체 여과율이 일단 정상의 25%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신장에 대한 초기 손상 원인이 제거되더라도 신기능은 계속 감소하게 된다. 급성 신부전은 가역적인 질환으로 급성 신부전에서 회복된 대부분의 환자들은 신기능이 정상화되며, 만성 신부전은 비가역적인 질환으로 거의 모든 환자에서 신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점차 감소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발병 원인은 당뇨병, 고혈압, 자가면역질환, 전신 감염증 이외에도 혈관, 사구체, 세뇨관, 신간질 및 하부요로 질환 등 만성 신부전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최종 결과 즉 기능적 신원의 수적 감소는 본질적으로 같다. 

임상 증상으로는 사구체 여과율이 정상의 30%까지 감소되었을 때 환자들은 야뇨증, 경한 빈혈, 활동성의 감소, 식욕감퇴, 영양상태 초기장애 등이 나타나며 사구체 여과율의 감소로 인해 염분이 저류되어 고혈압과 부종이 유발되고, 사구체 여과율이 30% 이하로 감소하면 요독증의 증후 및 증상들이 유발하여 식욕부진, 오심, 구토와 같은 위장관계증상도 동반된다. 또한 혈소판 기능장애로 인해 위장관 출혈, 비출혈, 월경과다, 자반증 등과 같은 출혈성 증상이 동반되고 조혈기능의 장애로 빈혈도 발생할 수 있다. 그 밖에 신성 골이영양증, 내분비 기능의 장애, 신경계장애, 면역계 이상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사구체 여과율이 정상의 5~10% 이하로 감소하면 신장 이식을 받는 방법 외에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초기 만성신부전 환자는 특이한 증상이나 증후를 보이지 않고 간혹 중등도의 고혈압이나 심하지 않은 단백뇨 또는 혈뇨 등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서 혈중 urea나 creatinine수치의 상승으로 신부전을 의심하게 되며, 만성 신부전의 진행여부의 추적 역시 특정한 임상 증상의 도움보다는 혈중 BUN, creatinine 수치와 GFR의 측정 및 혈압, 요단백량의 측정등을 통해 확인한다. 

신부전의 치료에는 환자의 건강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의 경제적, 정신적, 사회적 문제가 뒤따르므로 장기적 측면에서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서양의학에서는 철저한 혈압 조절, 혈당 조절, 단백질 제한, 지질 제한, 인 및 칼슘 제한, 수분과 염분 제한, 칼륨 섭취제한, 비타민과 미량원소 섭취등의 식이요법 지도와, 신부전을 악화시키는 요인의 치료, 요독증에 의한 특수 합병증에 대한 치료, 경과의 장기추적등을 시행하고, 사구체 여과율이 10㎖/min이하이거나 요독증 증상이 나타날 경우 투석이나 신이식 치료를 하는데, 혈액투석과 신이식술은 기술이 복잡하고, 비용이 비싸 소수의 환자들에게만 임상에 응용되고 있는 단점이 있다. 

한의학적으로 신부전은 관격, 융폐, 수종, 익독(溺毒), 신로(腎勞), 신풍(腎風), 허로(虛勞), 육극(六極), 소변불통(小便不通), 요불리(尿不利), 부종(浮腫), 허손(虛損) 등으로 표현되었다. 관격(關格)은 아래로 대소변이 불통(不通)하고 위로는 토역(吐逆)이 그치지 않는 것이라고 하였으며, 융폐는 소변량이 적고 방울방울 떨어지며 심하면 폐색되어 나오지 않는 것을 지칭하고, 수종은 수액이 저류되어 안면, 흉복, 사지 혹은 전신의 피하조직에 수분이 축적되는 증후를 말한다. 

신장이 손상되어 기화(氣化)되지 못하므로 유해물질이 배설되지 못해 음양(陰陽)이 착란되어 유발되는 병증으로 보고 있다. 만성신부전의 내인은 주로 폐(肺), 비(脾), 신(腎) 삼장의 기능실조로 나타나며 삼초기화(三焦氣化)의 실조(失調)와 더불어 비신양허(脾腎兩虛)의 소견이 가장 많이 나타난다. 

신부전을 본허표실한 병증으로 보아 한약요법, 침요법, 뜸요법, 약침요법, 한방식이요법, 대황을 이용한 관장요법등을 이용하여 치료하여 체내의 노폐물 대사를 촉진, 체내항상성 유지, 요독증을 늦추며, 병정을 완만히 하여 수명을 연장하는 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한약요법으로는 진무탕, 실비음, 황련온담탕, 오령산, 팔정산, 육미지황탕등의 처방을 사용하고 최근에는 통부화탁법에 따라 대황(大黃)을 위주로 한 관장제로 신부전을 치료하여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침구요법에서는 중완(中脘) 삼음교(三陰交) 신수(腎兪) 삼초수(三焦兪) 방광수(膀胱兪)등의 혈자리를 이용하여 치료하여 좋은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발표되고 있다. 

그 외에 병기에 따른 식이요법, 운동, 기공 등도 또한 치료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신장질환은 그 발병기전도 복잡하고 아직까지 완벽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평소 관찰을 잘 하고 건강검진 시 소변검사 등을 통하여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미연에 심각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참보인 한의원 김형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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