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인터넷 때문에 못살겠다.”스피드뱅크, 닥터부동산 등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네이버, 야후 등 인터넷 대형 포털업체의 부동산 사업 확장으로 인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공생관계에 있던 인터넷 포털업체들이 최근 막강한 페이지뷰와 홍보력을 무기로 부동산 프랜차이즈 시장진입을 선언하면서 자사 소속의 가맹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협회는 이와 관련 “포털들은 정보업체를 통해 구축한 막강한 페이지뷰를 앞세워 부동산정보업계에 진출하려한다”면서 “기존 업체들의 생존권이 심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사업 나서는 포털업체

네이버는 최근 ‘단지전문정보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이며, 아파트 단지 전문중개업소들을 모집하고 있다. 네이버는 “기존 부동산 정보업체들과는 차별성을 두기 위해 아파트단지만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시세와 매물 현황, 단지 내 상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야후 역시 ‘부동산통합정보서비스’를 통해 부동산 관련 종합정보를 제공하고 나섰다. 야후는 “부동산통합정보서비스는 지리정보서비스인 ‘거기’와 함께 큰 시너지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 인터넷 포털업체들이 최근 부동산 정보제공 사업에 나서고 있다.

과거 부동산정보제공업체들로부터 콘텐츠를 제공받던 홍보창구의 역할에서 벗어나, 정보업체로의 변신을 시작한 것이다. 포털업체들이 직접 콘텐츠를 구축하기 시작하면서 포털사이트들에는 더 이상 부동산 정보업체의 정보제공이 필요하지 않게 된 것. 부동산정보업체들은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들은 자사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매물과 시세 등 콘텐츠를 제공하고 그 영향력으로 중개업소를 가맹점화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 야후 등 인터넷 포털업체들의 정보업계 시장진입은 기존 부동산정보업체들에 큰 위협이 된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지적재산권 논란

문제는 포털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분량의 페이지뷰 자료들이 과연 포털업체의 재산이냐는 점이다. 대부분의 포털업체들은 지금까지 독자적인 정보망을 구축하지 않은 채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제공해주는 콘텐츠를 통해 부동산 섹션을 운영해왔다. 즉 포털업체들이 구축한 방대한 양의 페이지뷰는 바로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제공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반면 부동산정보업체들은 포털업체측에 입점료를 지불했다. 정보업체들은 바로 이점 때문에 분개하고 있다. “포털업체들이 돈은 돈대로 받고, 자신들이 제공했던 정보를 바탕으로 부동산정보제공업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자신들을 상대로 비수를 꽂는 행위라는 것.

한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는 “거래가 없어 문 닫는 중개업소도 많아 가맹점 확보가 어려운 실정에서 대형 포털사이트까지 가맹점 사업에 나설 경우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대형 포털사이트들의 사업확장에 딱히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정보협회를 통해 공동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부동산정보업체들은 통합 리서치 센터인 ‘한국부동산정보협회’를 통해 시세를 공동으로 조사, 업체의 비효율을 없애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안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그러나 네이버 관계자는 “정보업체들은 여전히 부동산섹션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다만 우리는 이 섹션에 들어간 새로운 개념의 콘텐츠를 제공해줄 중개업소를 모집하고 있다”며 “정보업체들이 우려하는 것 같은 ‘부동산 정보업계 진출’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 부동산 전략, 이제는 은행에서 원스톱으로

포털업계의 부동산 가맹사업 진출에 이어 은행권에서는 정보제공업을 집중 공략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5일 ‘신한 부동산 네트워크’ 사이트를 개설, 부동산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내 집 마련 등의 전략 수립을 돕는 인터넷 포털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재테크 관련 최신 뉴스와 시장동향, 시세정보 ▲일반분양과 동시분양 청약정보 등이 제공되고 개인별 사정에 맞는 맞춤식 부동산 전략도 제시한다. 한마디로 부동산 전반에 대한 대출부터 절세까지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셈. 게다가 기존 중개업소들을 위한 인터넷커뮤니티 사이트도 구축, 기존 부동산정보업체들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 이 커뮤니티는 가입한 업소에 한해 보유 매물을 사이트에 등록할 수 있음은 물론, 가입자간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또한 신한은행을 파트너로 대출중개업무 협약을 맺으면 수수료율도 우대받을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부동산 관련 상품은 모든 은행들이 취급해왔지만,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한 상품은 신한은행이 처음”이라며 “부동산 거래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개업소 공략을 통해 상당부분의 수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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