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와 탈(脫)원전
지구온난화와 탈(脫)원전
  • 우종철 자하문연구소장
  • 입력 2018-09-14 13:31
  • 승인 2018.09.1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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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의 역사상 유례없는 폭염과 초열대야에서 보듯이 지구온난화가 인류를 기후 수렁으로 내몰고 있다. 태풍·홍수·가뭄 등 자연재해의 발생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지구의 기후변화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유엔은 “오는 2030년이면 세계경제에 2조 달러 규모의 생산성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세계은행도 “2050년까지 1억4000만 명의 기후난민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009년 기후협상이 결렬된 덴마크 코펜하겐회의 이후 파리기후협정을 이행하기 위한 체결 국가들의 합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체결국의 3분의 1만 이행을 약속한 상태이다. 그동안 체결 국가들은 탄소배출 감소에 필요한 비용조달 방법과 배출량 산출규정 합의를 놓고 이견을 보여 왔다. 특히 미개발국들의 탄소배출 감소를 돕기 위한 연 1000억 달러 규모비용을 누가 제공하느냐가 가장 큰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이처럼 난제 중의 난제인 세계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대표적인 정치인이 엘 고어 전 미국부통령이다. 엘 고어는 1992년 미 부통령 취임 이후 1997년 ‘교토의정서’를 주도하고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와 국립공원 확대 등을 주장했으며, 퇴임 후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을 제작해 지구환경 위기를 경고하는 등 환경운동을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세계가 지구온난화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기에 더해 탈(脫)원전 논란에 따른 전력수급,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야당이 탈원전 반대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코레일 사장 출신 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은 무분별한 탈원전에 따른 부작용을 경고하고 있다.
 
독일 만하임대 경영학 박사로 국회 원전수출포럼을 이끄는 ‘에너지통(通)’인 최 의원은 독일의 사례를 바탕으로 한 《대한민국 블랙아웃:독일의 경고-탈원전의 재앙》 책을 출간하면서 탈원전 반대 전도사로 나섰다.
 
최 의원은 20여년 가까이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골자로 한 에너지전환정책을 추진해 온 독일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독일은 재생에너지 비율이 36%로 온실가스 배출이 프랑스보다 2배나 많고, 독일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2000년 이후 109% 올라 유럽 평균보다 50% 이상 비싸고, 우리나라보다 2.8배 높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 의원은 “인공지능(AI)이나 전기차,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은 막대한 전기가 사용된다”며 “원전을 포기하면 안정적 전기 공급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탈원전 정책은 곧 4차산업혁명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하라고 했더니 대한민국 원전만 CVID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생에너지 위주의 에너지 정책은 필연적으로 전기요금 인상을 수반하게 되고 그 결과 서민경제는 더욱 힘들어지게 된다. 따라서 원전 발전을 과도하게 억제하기 보다는 재생에너지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하면서 점진적으로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도 전기를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생산해내는 것이 국가의 최우선 목표가 돼야 한다. 때문에 정부의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20%라는 목표의 속도조절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지난 70년 간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과 ‘민주화’란 성공신화를 써왔다. 학자들은 그 동인(動因)으로 건국의 선각자들이 선택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 정치지도자들의 미래지향적 비전(통찰력), ‘하면 된다’는 ‘can do정신’ 그리고 국민의 투철한 안보의식을 주저 없이 꼽는다.
 
앞에서 거론한 엘 고어나 최연혜 의원의 사례를 떠나서라도 정치인들은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으로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 ‘탈원전 정책’은 편향된 정치적 이념의 산물이다. 잘못하면 국가의 미래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산업구조의 변화에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성공신화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릴 수 있다. 4차 산업의 승패는 지속가능한 값싼 에너지를 확보하는 ‘에너지 안보’에 달려 있다.
 
현 정부가 주장하는 친(親)환경이란 대의에 원전이 결코 배치되지 않는다. 최연혜 의원은 “에너지 정책은 5년, 10년 후에 그 결과가 나타난다”며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은 대한민국의 블랙아웃을 예고하는 위험한 도박”이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이 주장한 독일의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정책실패’ 사례를 정부는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우종철 자하문연구소장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