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그룹(회장 정몽구)은 자동차 산업의 특징에 따라 인도, 중국, 미국에 이어 동유럽에 단계별 진출하여 2008년까지 글로벌 생산규모 연산 550만대로 생산 규모면에서 빅5에 진입할 전망이다.현대차는 “외형 성장이 아닌 품질과 브랜드 향상을 통한 질적 성장을 다져 나간다”는 사업 계획으로 중장기 비전 슬로건도 ‘글로벌 톱5’에서 ‘인류를 위한 혁신(Innovation for Humanity)’으로 변경했다.자동차 산업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현대차 열풍은 식지 않고 지속되며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 GM과 도요타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 북부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에서 남부 앨라배마주로 옮겨가고 있다. 앨라배마가 신자동차 산업의 메카로 부상하는데 현대차가 그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차의 미국시장 진출 전략을 알아본다.

디트로이트 지고 앨라배마 신 자동차산업 메카로 뜬다

자동차 산업의 본 고장 미국에 현지 자동차 공장을 보유한 국가는 독일, 일본, 한국 등 3국뿐이다. 현대차가 미국 현지에 자동차 공장을 설립한 자체만으로 글로벌 메이커로서 위상을 보여주고 있는 셈.현대차그룹은 지난 76년 7월 국내 자동차로는 처음으로 에콰도르에 포니 6대를 수출한 이래 눈부시게 발전을 거듭해 왔다. 지난 2004년 한국자동차 수출역사의 새 지평을 여는 수출 1,000만대 돌파의 위업을 달성한 바 있다.현대차하면 떠오르는 ‘포니 정’ 정세영의 뒤를 이어 현대차를 경영하게 된 정몽구 현대기아차회장은 공격경영을 선포하며 미국, 인도, 중국 등에 진출하며 글로벌 메이커로 성장시켜 나가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메이커의 해외생산비중은 지난 2004년 당시 GM 57.7%, 포드 49.4%, 도요타 41.0%, 르노 51.9%, 폭스바겐 62.7%, 혼다 60.9% 등이다. 해외생산 비중이 전체 생산 실적의 14.5%에 불과한 현대차가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해외생산 확대를 통해 주요 경쟁업체를 추격해야만 하는 입장.현대차는 미국을 비롯하여 인도, 중국 등 해외 생산거점을 확대해 나가며 글로벌 메이커로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특히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가며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을 디트로이트에서 앨라배마로 옮겨가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매년 강성 노조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오던 현대차는 미국에 진출하면서 세계적 자동차 메카인 디트로이트가 아닌 앨라배마주에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한 것은 디트로이트의 강성노조 때문. 또한 앨라배마는 노동력이 풍부하고 유통 물류가 잘 발달되어 경쟁력을 갖춘 지역이라는 점도 감안되었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은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의 210만평(약 1,744에이커) 부지 위에 건평 5만6,340평 규모로 총 11억불을 투자하여 ‘Made in USA’ 마크가 찍힌 자동차를 연간 30만대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현재 가동률은 90%에 이른다.현대차는 앨라배마공장을 통해 개발-생산-마케팅-판매-A/S등 자동차 디자인에서 생산 및 판매 그리고 판매 후 고객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라이프 사이클의 전 부문을 현지화한 메이드인 유에스에이(Made in USA) 시스템을 구축했다.현대차 앨라배마공장은 최첨단 차체라인과 도장라인에 각각 255대와 48대의 로봇을 가동하여 100%무인 자동화 라인으로 고품질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의장라인은 모듈화율을 기존 EF 쏘나타의 22%에서 36%로 높여 복잡한 작업공정을 대폭 줄임으로써 세분화된 작업으로 인한 작업자들의 오조립을 최대한 방지하여 작업성 및 생산성 향상은 물론 원가 절감, 품질 제고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정몽구 회장은 “현대차가 국내외 생산 공장 건설을 통해 축적한 신기술 및 신공법이 결집된 최고의 산물인 앨라배마공장의 가동을 통해 현대차가 진정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앨라배마공장의 완벽한 품질확보를 위해 현대차 정몽구회장은 3년간의 앨라배마공장 건설 기간 동안 착공에서부터 시험생산 및 최종 테스트에 이르는 각 단계별로 다섯 번이나 현지를 방문하여 현장의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점검하고 현지 근로자들에게 “미국 고객과의 첫 만남은 최고품질에서부터”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최고 품질확보를 지속적으로 주문했다는 것. 현대차는 동반 진출한 11개 부품업체 및 34개 미국 내 현지 부품업체에서 4,000여명을 추가로 고용하고 부품현지화율 70%를 달성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지난해 미국의 세계적 시사주간지인 타임(Time)지는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이 현대차의 눈부신 성장의 원동력이며, 품질경영을 통해 현대차를 전세계 자동차업계의 대표적 글로벌 성공 메이커로 변신시킴으로써 전세계 자동차업계 역사상 가장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현지화 전략

현대차는 미국시장 전략 목표는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현지화 전략이다.현대차의 미국 현지화 전략의 초점은 미국인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진 자동차 판매를 통해 미국 소비자들의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의 감정과 정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앨라배마 생산법인 관계자는 “미국인들은 미국 내에서 생산된 제품은 고용을 유발하고 현지 경제에 이바지하는 점을 고려, 내국 제품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거부감이 크게 줄어든다”고 설명했다.또한 미국의 Hyundai Motor America’(HMA·현대자동차미국판매법인)는 글로벌화에 성공하기 위해 경영진부터 말단까지 현지인을 고용하여 현지화했다.HMA에 근무하는 전체 근로자 674명(지난 2005년 10월말 현재) 가운데 한국에서 파견된 인원은 14 명에 불과하다. 실제로 HMA에서 수행하는 업무는 거의 전적으로 현지인들에 의해 진행된다. HMA 사장과 부사장, 마케팅 이사 등 경영진은 당연히 모두 미국인들이다.국내에서 파견된 주재원의 역할은 본사와의 업무협조 및 조율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준이다.

HMA 허재학 과장은 “자동차는 한번 팔고나면 특별히 신경을 쓸 일이 없는 전자제품들과 달리 판매가격이 2만 달러를 훌쩍 넘어서는 데다 보증수리 기간도 길고, 특히 환경규제 등 현지의 법규에 민감한 상품”이라며 “특히 판매와 애프터서비스 등의 과정에서 현지의 문화와 정서를 철저히 이해해야 하는 만큼 철저한 현지화가 마케팅의 필수요건”이라고 강조했다.현대차는 2억불을 투자한 캘리포니아 디자인연구소, 1억 2천만불이 투입된 디트로이트 기술연구소, 6천만불을 투자한 모하비 주행시험장 등의 현지 연구개발(R&D) 및 테스트 거점과 연계하여, 설계 및 디자인에서부터 차량시험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현지화를 추진, 현지 고객의 감성과 기호에 맞춘 차량을 판매하는 한편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고정민 수석연구원은 “진정한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인력의 현지화는 물론, 초기 디자인 단계에서 최종 마케팅 과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을 현지화해야 한다”면서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라면 세계적으로 쟁쟁한 기업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여도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자면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서도 국내 본사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을 만큼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10년 10만마일 보증’ 승부수의 성공

현대차는 싸구려라는 인식으로 지난 90년대 후반 미국시장 철수 소문이 나돌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었다. 지난 98년 현대차 경영을 맡게 된 정몽구 회장은 품질경영을 바탕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미국시장을 향해 비장의 ‘승부수’를 던졌다. 미국 소비자들에게 ‘10년 10만마일 보증’을 약속한 것. 10년 10만마일 품질이 보증된 차를 구입한다는 것은 위험이 전혀 없는 ‘현명한 소비’였기 때문에 미국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이 보증 제도를 통해 현대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꿔주는 계기가 된다.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 준공을 계기로 현재 660개의 딜러수를 700개로 대폭 확대하고 현대차 단독 딜러(Single Point) 비율도 현재의 39%에서 50%로 늘려 미국내 시장 점유율 3%를 목표로 마케팅전략을 펼쳐나가고 있다.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지난해 42만대를 팔았고, 2010년 1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R&D투자확대 ‘품질경양’통해 글로벌 전략 강화

현재 기아차와 함께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7위에 올라있는 현대차는 오는 2010년까지 세계 5대 자동차회사로 발돋움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이를 위해 매년 매출액의 4%이상을 R&D 부문에 투자하고 있다.지난 2003년 미 컨슈머리포트지가 쏘나타, 싼타페, 그랜저XG 등을 추천 차종으로 지목했고, 싼타페가 2001, 2002년에 이어 세번째로 미 오토퍼시픽사의 2004년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1위로 선정됐고, 쏘나타는 2003년에 이어 두번째로 J.D 파워의 초기 품질조사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바 있다.현대차그룹은 올림픽, 월드컵 등 세계적 스포츠 행사에 후원사로 적극 참여하는 스포츠마케팅을 강화하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신흥 시장 중국, 인도 등에서 영향력을 대폭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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