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이냐 쪽박이냐 인기 따라 후원금 울고 웃고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따라 탄핵·금고형 받지 않으면 기념사업 가능
도서관·기념관 세우고… 아카이브 만들고… 업적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
역대 대통령 재단 중 최고 연장자는 초대부터 3대(1948~1960)까지 대통령직을 맡았던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이하 이승만사업회)’다.
이 단체는 1975년 7월 12일 이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계기 삼아 ‘우남이승만박사기념사업회’라는 이름으로 발족했다. 우남(雩南)은 이 전 대통령의 호다.
이승만사업회는 이 전 대통령의 탄신 기념식과 서거 추모식을 주관한다. 또 ‘우남실록’ ‘우남회보’ 등 이 전 대통령 관련 서적을 제작하고 우남아카데미를 여는 등 학술 관련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우남회보는 통권 형식으로 보통 매년 1~2권씩 발행된다. 하지만 2016년 10월 통권 80호를 낸 이후 뜸해졌다가 올해 6월 13일 통권 81호를 냈다.
회보에 주로 실리는 내용은 ‘이승만 박사 탄신 143주년 기념식 및 학술세미나’ 등 기념사업회 활동과 이 전 대통령 바로 알기에 관한 내용들이다.
특히 회보는 이 전 대통령을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대통령’ ‘독립운동가’ ‘건국 대통령’이라 칭하며 그의 밝은 부분을 조명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이는 이 전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각계에서 여러 의견이 들려오는 것을 의식해 새로운 인식을 이끌어 내겠다는 목적으로 비친다.
여기에 통권 81호에는 제11대 신철식 회장의 취임 인터뷰가 특별히 추가됐다. 신 회장은 지난해 6월 박진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이승만사업회의 수장으로 임명됐다.
또한 우호문화재단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으며, 지난 3월까지 학교법인 광운학원의 이사장도 맡은 바 있다.
그는 이 전 대통령 시절 13대 국무총리직에 오른 신현확 전 국무총리의 아들이기도 하다.
현재 이승만사업회는 ▲대구지회 ▲고성군분회 ▲미주총회 ▲뉴욕지회 ▲플로리다지회 ▲워싱턴DC지회 ▲아틀란타지회 ▲뉴저지지회 ▲필라델피아지회 ▲일리노이지회 ▲워싱턴주지회 ▲LA지회 ▲하와이지회 ▲워싱턴지회 등 14개의 국내외 지부를 두고 있다.
‘우남’ 1975년 설립돼
‘해위’ 학술 운영 주력
4대(1960~1962) 윤보선 전 대통령을 기념하는 재단으로는 ‘해위기념사업회’가 있다. 해위(海葦)는 윤 전 대통령의 호로, ‘바다 갈대’라는 뜻이다. 이 호는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던 신규식 선생이 상하이에서 지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단체는 2010년 윤 전 대통령 서거 20주년을 맞이하면서 법인등기를 마무리 지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대한성공회 김성수 주교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해위기념사업회는 산하에 ‘윤보선민주주의연구원(원장 김학준)’을 두고 학술 운영에 주력한다.
윤보선민주주의연구원은 앞선 2012년 6월 ‘해위학술연구원’이란 이름으로 설립됐다. 그 뒤 활동을 이어오다 2017년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됐다. 명칭을 바꾸면서 새로이 운영위원들을 위촉하고, 연구위원을 충원하는 등 몸집도 불렸다.
또한 해위학술연구원에서부터 수행했던 학술사업과 교육사업을 계승하고 발전하는 한편 국내외 청년연구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해위학위논문상(석·박사학위부문)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한국근현대사 속에서 해위 윤보선의 생애와 사상을 재조명하며 그가 추구했던 자유, 정의, 질서의 민주주의 사상을 학술적으로 심화·발전시킬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해위 윤보선이 살았던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대한 균형적 학문연구를 위해 노력 ▲자유민주주의의 심화와 국제적 확산을 위해 노력 ▲대한민국 헌법정신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의 방향 모색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기 학술회의 개최 ▲연구총서 및 윤 전 대통령 관련 서적 발행 ▲신진 연구자 발굴 및 학문 후속세대 지원 ▲윤보선 청년아카데미 운영 ▲윤보선 고택을 비롯, 한국현대사의 주요 장소에서 과거, 현재, 미래 살펴보기 ▲해위학위논문상 수여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해위기념사업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수입지출결산서를 공개하고 있다. 2016년의 경우 4200만 원을 후원받았지만 다음해인 2017년에는 4억 10만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모았다. 약 열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대부분의 수입은 학술연구비로 지출된다. 2017년의 경우 이를 목적으로 7699만5955원이 사용됐다.
한편 이사장으로 재임 중인 김 주교는 ‘콩나물 주교’ 또는 ‘콩나물 촌장’으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별칭이 붙은 이유는 그가 세운 ‘우리 마을’과 연관 있다.
우리 마을이란 김 주교가 운영하는 장애인 직업재활 시설이다. 선친께 물려받은 인천 강화도 땅에 시설을 세우고, 그곳에서 콩나물을 재배한 뒤 판매해 수익을 얻는 형태로 운영 중이다.
5~9대(1963~1979) 대통령을 맡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관해서는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이하 박정희 재단)’이 있다.
1999년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발기 및 창립총회로 시작된 이 재단은 박 전 대통령의 생애와 업적을 기념하고 그의 국가 경영철학을 국내외로 알릴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창립총회 초대회장은 신현확 전 국무총리였다.
주요 사업으로는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 운영 및 관리 ▲박정희대통령의 생애, 업적 및 국가 경영철학과 관련된 기록물 등 자료 유품의 수집·보존·전시 ▲학술세미나 개최 ▲출판물 제작, 판매 및 배포 등이 있다.
이 단체는 2012년까지는 회장 체제로 운영됐으나 지난 2013년 5월 이사장 체제로 바꾸면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초대 이사장직을 맡았다.
이후 같은 해 8월 2대 이사장에는 호암재단 손병두 이사장이 이름을 올렸으며, 2016년 2월부터 현재까지 3대로 좌승희 이사장이 단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좌 이사장은 영남대학교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 공공정책리더십학과 교수로 강단에 선 이력이 있다.
‘100돌 기념 우표’ 발행 강행
기부금 논란으로 몸살 앓기도
이 단체는 지난해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박정희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이를 기념할 우표 발행을 추진한 바 있으나 무산됐다.
박 전 대통령의 기념 우표를 두고 우정사업본부는 2017년 6월 30일 발행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7월 12일 재심의 회의를 통해 우표 발행을 철회하기로 결정한 것.
박 전 대통령 기념 우표 발행 철회는 결정됐던 우표 발행 계획이 재심의 대상이 되거나 번복된 첫 번째 사례다.
당시 이 단체는 이를 두고 ▲박 전 대통령이 독재자, 인권탄압자이므로 기념우표를 발행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특정한 사관이나 이데올로기에 젖은 사람들의 선동에 불과하다.
▲박 전 대통령 탄생 100돌을 기념하는 우표가 특정인에 대한 우상화 우려가 있어 발행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정치적·이념적 반대파들이 만들어 낸 온당치 않은 주장이다.
▲적법한 절차를 거쳐 결정된 박정희 기념우표 발행을 정권이 바뀌었다고 재심의 운운하는 것은 명백한 정치적 보복으로 비춰진다.
▲박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관련 기념우표 발행을 봉쇄하고자 하는 저의는 박 전 대통령의 존재를 우리 사회에서 지워버리고자 하는 세력들의 정치적 테러 행위나 다름없는 작태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강경한 태도에도 우표 발행이 되지 않자 이들은 박정희재단 차원에서 ‘나만의 우표’ 제도 방식으로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우표를 발매했다.
나만의 우표란 대한민국 정부의 정식 기념우표가 아닌 우정사업본부가 수익사업으로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이를 통해 이들은 2017년 9월 12일 기념 우표를 발행하고 같은 해 10월 12일 배포를 완료했다.
박정희재단이 공개한 ‘연간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 명세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거둬들인 기부금은 약 3억2936만 원 상당이다. 이를 사료연구 및 전시사업 등으로 모두 사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 2016년 기부금 관련 문제로 몸살을 앓은 바 있다. 당시 한국도로공사 김학송 사장이 8000만 원을 박정희재단에 기부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감에서 이를 지적했던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에 따르면 해당 금액은 그해 도로공사의 기부금은 2억2800만 원 중 35%의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대부분의 기부금이 기관마다 100만~500만 원선이었는데 8000만 원이라는 상당한 금액은 이례적이라는 의견이었다.
이에 김 전 사장의 정치적 성향이 논란됐다. 그는 2013년 12월 취임 당시 낙하산 논란에 연루되기도 했으며 한나라당 국회의원(경남 진해, 3선)을 지낸 바 있다.
또한 18대 대선을 치를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의 유세지원 단장으로 활약한 이력으로 인해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거론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안 의원은 2016년 국감에서 “김학송 사장이 박정희대통령 기념재단에 대규모의 기부금을 낸 것은 박근혜 정부에 보답을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의견을 제기했다.
DJ 재단 4개 최다
노무현재단 후원자 5만명
10대(1979~1980) 최규하 전 대통령을 기념하는 재단으로는 ‘최규하대통령기념사업회’가 있다. 이 재단은 한국 외교사의 태두이며 청렴한 공직자의 표상인 최 전 대통령의 정신을 기리고 계승, 발전시킨다는 목적으로 2013년에 설립됐다.
또 제10대 대통령으로서의 국정활동과 20여 년간 외교관과 외무부장관으로서 ‘실리외교’를 추구하는 등 최 전 대통령의 외교관과 행정가로서의 업적을 소개한다는 취지도 갖는다.
이사장은 2016년 10월부터 한국스카우트연맹 함종한 총재가 맡고 있다. 취임 당시 함 총재는 “최규하 전 대통령은 평소 흠모하던 분”이라면서 “국민에게 잘못 인식된 부분에 대해서 바르게 인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 사업회는 최 전 대통령 관련 문서, 사진, 영상물 등 각종 자료와 유품을 수집해 그에 관한 자료 수집을 돕고 있다. 또한 추도식을 주관하고 서교동 최 전 대통령 가옥방문 행사 등을 도맡는다.
아직 탄탄한 기부금 체제를 갖추지는 못했다. 이들이 공개한 ‘연간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 명세서’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은 총 75만 원이었다. 이를 인건비(55만 원)와 학술강연회 공연비(20만 원)으로 모두 지출했다.
14대(1993~1998)이자 ‘3김시대’의 주역인 김영삼 전 대통령에 관해서는 ‘김영삼민주센터(이하 김영삼센터)’ 재단이 운영되고 있다.
이 센터는 김 전 대통령 서거 5년 전인 2010년 6월 설립 허가가 났다. 같은 해 11월에는 김 전 대통령이 전 재산 52억을 해당 센터에 기증했다.
이후 2011년에는 김 전 대통령 아카이브 사업을 추진했으며 20912년 김영삼대통령 기념도서관 기공식을 열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인 2015년에는 국가장을 주도했으며, 2016년과 2017년 등 매년 추모식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2월 김덕룡 전 국회의원이 이사장직을 맡았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신민당총재 시절 비서실장을 담당한 전력이 있다. 상임이사는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 씨가 담당했다.
주요 사업은 ▲기념도서관, 전시관 운영 ▲민주화 및 문민정부 연구 ▲민주주의 연구교육사업 ▲사료 및 구술사업 ▲김영삼대통령 추모사업 등이다.
15대(1998~2003)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해서는 ‘김대중평화센터’ ‘김대중기념사업회’ ‘김대중컨벤션센터’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등 총 4개의 재단이 있다.
이중 김대중평화센터는 김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뜻을 같이 하는 이들과 세웠다. 초창기에는 김 전 대통령이 직접 이사장직을 맡기도 했지만, 2009년 서거 이후 현재까지 이희호 여사가 뒤를 잇는다. 부이사장에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과 천재교육 최용준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평화센터는 ▲6·15 남북정상회담 기념식 ▲노벨평화상 수상기념식 ▲김대중 대통령 추모행사 ▲장학사업 등의 사업을 주로 진행한다.
이 밖에도 ‘김대중기념사업회’에는 이 이사장이 명예 이사장으로 겸직하고 있다. 해당 사업회의 이사장은 동교동계 원로인사인 권노갑 전 국회의원이다.
이곳은 유품보존, 초상관, 지적재산권 관리부터 장학사업과 인권향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대중컨벤션센터는 광주에 위치하며 2002년 광주전시컨벤션센터 건립단 발족을 시작으로 2003년 건립공사 착공, 2004년 설립을 마친 뒤 2005년에 김대중컨벤션센터로 명칭을 변경한 뒤 개관했다. 현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출신 신환섭이 5대 사장을 맡았다.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은 지난 2013년 목포에 문을 열었다. 상설 및 기획전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교육 과정을 통해 많은 시민들이 ‘민주주의·인권·평화’ ‘화해와 용서’로 대표되는 김대중 정신을 공유하겠다는 취지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이하 노무현재단)은 16대(2003~2008) 대통령을 지낸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치와 업적을 선양하고, 계승·발전시켜 국가와 민주주의 발전에 토대가 되고자 설립됐다.
이 재단은 2009년 설립 당시 26억 원 상당의 후원금을 돌파하면서 주목받았다. 또 후원자도 5만 명이 넘는 등 큰 규모를 자랑한다.
한명숙 전 총리가 초대 이사장을, 2대 이사장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뒤를 이었다. 이후 이병완 전 비서실장이 3대 이사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이해찬 의원이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노무현대통령기념시설건립 및 추모기념시설 운영 ▲추모·기념·문화 행사 개최 ▲사료편찬 및 연구·출판 사업 ▲노무현시민학교 운영 ▲지역위원회 사업 및 회원 활동 지원 ▲나눔 사업 등을 주요 활동으로 삼고 있다.
17대(2008~2013)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이명박 대통령 기념재단’이 있다. 현재 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대통령실 실장을 지냈던 하금열 전 실장이 이사장으로 있다.
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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