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은 4·27 판문점선언에 연내 추진하는 것으로 명시된 '종전선언 실현'이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추진 의사를 처음 드러낸 종전선언은 6·12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을 구상했지만 미측의 반대로 무산됐다. 종전선언 시기로 예상됐던 정전협정 체결 65주년(7월27일)은 지나갔고 18일부터 시작되는 뉴욕 유엔총회에서도 무리라는 지배적인 견해다. 

 특히 이번 회담은 최근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간 비핵화 협상과 종전선언에 대한 접점을 찾고 새로운 동력이 나올 수 있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남·북 회담에서 종전선언과 핵 신고 문제가 잘 풀리면 한·미, 북·미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은 미국은 먼저 비핵화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하는 반면, 북한은 종전선언이 먼저라고 주장하고 있어 3개월째 답보상태다. 북한은 여전히 3차 정상회담이 다가오면서 선전매체를 통해 연일 '종전선언부터 약속하라'고 미국에 촉구하고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특사단에게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종전선언과 한미 동맹 약화·주한미군 철수는 전혀 상관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국 측이 종전선언에 응할 수 있도록 설득에 나서달라고 적극 요청하고 남북 정상은 이를 위해 노력한다는 데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에게서 비핵화 조치와 관련한 양보를 더 받아내 북미 간 접점을 찾는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북한의 거센 종전선언 요구에 미국은 요지부동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 행정부 내 다수 분위기는 핵시설 신고와 검증 등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전에는 종전선언을 할 수 없다는 견고한 입장이다. 또 최근 일본을 방문한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 특별대표와 고노 다로 외무상은 북한의 비핵화 행동 전까지 종전선언에 응할 수 없다는 데 뜻을 모았다. 

 북한이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집착하는 것은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미국의 핵우산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복수의 미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이번 3차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핵시설 신고를 받아들일 의사가 있음을 공개석상에서 밝히는 것이 미국의 종전선언 입장 변화와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전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시설, 핵물질, 탄도미사일 현황에 대해 신고하겠단 약속만 해도 종전선언을 해주는 방안이 미국 측과 논의됐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이번에도 비핵화 의지만을 표시하고 실천 조치에 대해 모호하게 제시할 경우 미국의 종전선언 동의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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