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사회 활동이 늘어나고 경제 능력 역시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여성이 소비를 창조, 선도하는 마케팅 파워 집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이들을 잡기 위한 마케팅 전략 짜내기에 한창이고, 창업 시장에서도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은 업종이 인기를 끄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년여 간의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여성 소비자들은 활발하고 개성적인 소비를 보이면서 웰빙, 매스티지(대중적 명품), 디자인과 색 중시 등 다양한 트렌드를 창출하면서 새로운 소비시장을 열고 있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으로 최근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도 여성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이 기업의 주요 목표로 떠오르고 있다.

저칼로리 건강 외식업 인기

여성 전용 서비스가 앞 다퉈 개발되고 매장 인테리어나 디스플레이도 여성 취향을 반영해 바꾸는 경향이 높아졌다. 요즘은 여성이 가정 내에서 상품 구매시 결정권을 지니는 경우가 많고 딸이나 동년배 여성과의 공동 행동도 많아 소비에 대한 파급효과가 크다. 그러다보니 창업시장에서도 여성을 주요 타깃으로 한 창업 아이템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한 외식업소들은 ‘건강’과 ‘저칼로리’를 주요 테마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대다수 여성들이 다이어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간파한 것이다.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전문점 역시 다이어트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신세대 여성들의 심리를 공략, 급격하게 시장을 확대한 사례다.

김마리(58)씨는 일본에서 먹어본 후로즌 요구르트 맛에 반해 지난 2004년 서울 신촌역 앞에 후로즌 요구르트 전문점 ‘밀키로드(www.www.milkyroad.net)’를 열었다. 당시만 해도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이 지금처럼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기. 성공을 ‘반신반의’했지만 젊은 여대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비교적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김씨는 “후로즌 요구르트라는 말 그대로 30일간 발효시켜 만든 액상의 마시는 요구르트를 그대로 얼려서 내놓는다. 요구르트 그 자체이기 때문에 유지방의 느끼함이나 끈적임이 없는 상큼한 뒷맛이 특징”이라며, “특히 일반 아이스크림의 유지방 함유량이 20%를 넘는데 반해 후로즌 요구르트는 유지방 함유량이 0.1% 이하로 칼로리가 거의 없어 다이어트에 신경 쓰는 여성들에게 더욱 환영받고 있다”고 말했다.

주문피자 전문점 ‘빨간모자(www.redcappizza.com)’도 여성 고객을 겨냥해 검은깨도우 피자, 단호박 피자, 그린스위트 피자 등 색다른 메뉴를 개발 출시했다. 검은깨도우는 피자의 밀가루 반죽인 도우를 만들 때 몸에 좋은 검은깨를 듬뿍 사용한 것. 건강은 물론, 맛에서도 고소함과 쫄깃함을 더해줘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단호박과 완두앙금을 토핑 재료로 사용한 단호박 피자, 그린스위트 피자는 기름기를 쪽 뺀 저칼로리 다이어트 피자다. 풍부하고 달콤한 호박과 완두앙금 맛 때문에 여성이나 아이들에게 인기다.해산물 전문점들도 저칼로리 건강식이라는 점을 내세워 여성 고객들을 적극적으로 공략 중이다.

요즘은 굴요리 전문점이 인기. 굴은 ‘바다에서 나는 우유’라고 할 만큼 필수 영양소를 고루 갖춘 완벽한 식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각종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여성의 피부 미용에도 좋다. ‘굴마을(www.gulgul.co.kr)’은 경남 통영의 명물 먹거리인 굴국밥을 비롯해 굴솥밥, 굴떡국, 생굴회, 굴숙회, 굴튀김 등 20여 종에 달하는 굴 요리를 내 인기몰이 중이다. 식재료 중에서 가장 중요한 생굴은 본사에서 매일 경남 통영의 청정해역에서 채취해 아침마다 가맹점으로 배송, 최고의 신선함을 유지한다.

양식 기술의 발달로 사계절 내내 신선한 생굴 제공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또 맛내기에 가장 중요한 육수는 본사에서 우려내 티백 형태로 가맹점에 제공하기 때문에 본사 기초 조리 교육만 마쳐도 초보자가 전문 조리사 없이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 육수를 우려내는 데도 비법이 있다. 그냥 굴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남해안 청정지역에서 잡아 올린 멸치, 서해안의 특산물인 건새우, 우리 토양에서 자란 신선한 버섯, 무, 양파 등 천연 조미료로 널리 사용되는 재료들을 5시간 이상 우려내는 것. 시원하면서도 감칠맛이 나 단골고객 유치에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인테리어 업그레이드도 활발

주점은 여성 고객 유치를 위해 인테리어를 업그레이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여성들은 인테리어에도 남성들보다 훨씬 민감하기 때문이다. 카페형 주점 ‘섬마을 이야기(www.seommaul.com)’도 색다른 인테리어 덕분에 여성 고객들의 발길이 잦다. 주점이지만 점포 전면의 외부공간을 이용 자갈을 바닥에 깔고 소나무를 심어 시원한 야외 테라스처럼 만든 곳이 많으며, 벽돌과 목재로 마감한 내부 역시 고급 카페에 앉아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또 일반적으로 조명이 어두운 대다수 주점들과 달리 섬마을 이야기는 서로의 표정을 읽을 수 있을 만큼 밝은 조명을 설치해 여성들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더불어 담배 냄새를 싫어하는 여성 고객들을 위해 배기 설비에도 특히 공을 들여 항상 쾌적한 실내 공기를 유지하고 있다.대체로 남성들에게 더 선호도가 높은 한식집도 여성 취향에 맞춰 변화하는 추세다.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찌개愛감동(www.zzigae.com)’은 찌개 전문점이지만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춰 인근 직장 여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게다가 된장찌개, 순두부찌개, 청국장찌개 등 찌개류를 중심으로 샐러드와 탕평채 등 여성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강화한 것은 물론, 양이 적은 여성들을 위해 요리 양을 다소 줄이고 가격은 낮추는 전략을 택했다. 점주 정두화(48)씨는 “여성들은 맛도 맛이지만 분위기도 중시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맛은 전통을 따르되 여성 취향에 맞는 밝고 환한 분위기를 낸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개성을 중시하는 신세대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자기 마음대로 마무리할 수 있는 소위 ‘DIY’ 상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기초 형태를 갖춘 반제품을 제공받고, 이를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자유롭게 완성함으로써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것이 DIY 화장품. 인터넷 쇼핑몰에서 화장품을 만들 수 있는 각종 천연 재료를 판매하기도 하지만, 오프라인 숍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숍들을 찾으면 다양한 천연 화장품과 비누, 치약, 샴푸 등을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화장품을 쓰면 피부 트러블이 잦은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천연 화장품이 관심을 모으면서 전문점도 활성화되고 있다. ‘베로니떼(www.veronitte.co.kr)’는 화장품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는 유럽산 6~7가지 수입 브랜드 천연 화장품을 구비한 멀티브랜드 천연화장품 전문점이다. 유명 백화점에서 수십만원대를 호가하는 고급 천 연화장품을 1만~5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것이 매력 포인트. 스킨, 로션 등 기초화장품 종류만 200가지가 넘고, 색조화장품과 바디용품까지 포함하면 700가지에 이르는 화장품을 갖췄다. 모든 제품은 식물, 야채, 약초, 꽃의 향과 수액 등 100% 천연 원료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여성 전용 피트니스센터를 표방한 ‘줄리엣 짐’(www.Julietgym.com)은 남성 ‘출입 금지’인 말 그대로 ‘여성만을 위한 공간’이다.

이곳을 찾는 여성들은 그간 남성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감수해야 했던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일부 트레이너를 제외하고는 남성들의 입장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몸매에 자신이 없는 여성들도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여성에게 맞도록 특화한 트레이닝 프로그램과 운동기구들을 갖추고 있으며, 영양학 박사가 상주해 식이요법을 지도하기도 한다. 또 매일 외부 강사를 초빙해 건강관리, 피부관리, 재테크 등에 대한 강연을 실시하는 것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여성이 판매촉진에 더 약하다

여성들의 소비 성향에는 몇 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따라서 이러한 소비 성향을 잘 읽고 마케팅을 펼치면 매출 면에서 더욱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우선 여성들은 판매촉진에 약하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세일에 더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쿠폰증정, 보상판매, 포인트제도 등을 적절하게 구사하면 여성 시장에 침투하기 쉽다. 더불어 외식업의 경우 일단 튀긴 음식 등 고칼로리를 내는 음식은 불리하다.

같은 음식이라도 오븐에서 굽거나 찌는 등 방법으로 조리한 것이 인기를 끄는 추세. 상황에 따라 여성용과 남성용 음식의 양을 달리하는 것도 여성 고객들에게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는 인상을 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모방형 소비가 두드러진다는 것도 특징이다. 또래집단에서의 입소문이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또 감성 소비 성향이 강하므로 가격과 기능성도 중요하지만, 디자인이나 점포 분위기 등도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유의해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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