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브랜드호프집, 치킨호프, 퓨전주점 등이 소형화돼 동네 상권 여기저기에 자리잡은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소규모 주점을 차리기 위한 입지선정에 있어 특별하게 접근할 것은 없다. 다만 소규모 주점으로의 접근이 투자 자금이 열악하다는 조건에 다름 아니기에 그 위치가 제한적인 것 역시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소형 주점은 동네 상권의 단골 장사를 전문으로 하는 술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고 무조건 동네 상권에 차리면 된다는 뜻은 아니다. 동네 상권이라 하더라도 엄연히 좋은 자리는 따로 있기 마련이다. 재래시장 주변이라든지 버스정류장에서 주택가로 들어서는 동선상의 점포, 또 아파트 밀집 지역 주변의 상권 등이 나름대로 유리한 지점이라 할 수 있다. 지하철역과 마을버스 정류장이 연계된 상권은 웬만한 도심 상권 못지않은 권리금이 붙어 있을 정도로 그 힘이 우수하다.

단정적인 생각은 지워야

그러나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가지고 있는 자금이 적으니까 동네 상권 아니고는 도저히 자리가 없을 것’이라는 단정적인 생각을 지우라는 얘기다. 사람들의 주머니 사정이 제각각이듯이 점포의 사정 또한 제각각이다. 열심히 찾으면 중대형 상권이라도 싼 값에 좋은 점포를 얻을 수 있다. 발품을 얼마나 파느냐에 따라 효자점포를 발굴해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중대형의 도심 상권에서 10평 내외의 소형 주점을 차리는 일은 산술적으로 타산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투자된 액수는 큰데 회수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권리금 1억원을 주고 개업한 주점이라고 하자. 규모가 10평 내외이다 보니 테이블 수는 잘해야 7개 정도가 나온다. 테이블당 4인이 다 들어찬다는 것은 무모한 고집이니 안전하게 2.5명을 계산해 본다. 소형 주점의 특성상 테이블의 객 단가는 2만원~3만원 정도면 무난하다. 2만5,000원을 평균 객 단가로 잡고 7개의 테이블을 가정하면 업소의 1회전의 영업 매출은 17만5,000원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한 테이블의 좌석 점유 시간이 약 1시간 반이라는 것. 또 업소의 운영 시간을 들면 저녁 7시부터 11시까지가 피크 타임이라고 볼 수 있다. 4시간의 영업시간에서 한 테이블당 1시간 반을 제하면 손님이 비지 않고 연이어 좌석을 돌린다는 꿈같은 계산을 하더라도 2회전 반밖에 안 된다.

고객 회전율이 ‘관건’

그렇다면 1회전의 매출액 17만5,000원×2.5회전을 계산하면 약 43만7,500원 정도의 매출이 오른다고 할 수 있다. 매출액의 순이익을 30%라고 가정할 때 하루 순수입은 13만원 정도인 셈이다. 하루에 13만원을 벌어 언제 보증금을 제외한 투자금 1억을 회수할 것인가. 생계형 창업자들이 모르고 고생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다.10평 내외의 소형 주점은 하루 매출액을 20~30만원 정도로 보고 있다. 체인 본사에서 자리를 내줄 때 이 정도는 가능하리라는 결론이 서면 점포를 내주는 것이다. 약 5,000~6,000만원을 들여 30만원 정도의 매출이 오른다면 본인의 인건비를 포함해 200~300만원 정도를 벌 수 있다는 계산이다. 투자액과 비교한다면 결코 낮은 수입이 아니다.

외식업의 안전 수익률은 통상 투자금액 대비 월3%를 기준으로 한다. 또한 보증금을 제외한 투자금을 3년 이내에 회수 가능할 정도의 영업이 가능하다면 굳이 중대형 상권이 아닌 동네 상권이라고 하더라도 충분히 해 볼만 하다.소형 주점의 입지를 설명하다 엉뚱하게 수익률 얘기로 변했는데, 그 까닭은 입지를 선정할 때 자신이 희망하는 또는 목표로 하는 수익률과 순수익에 대한 계산이 정확히 서야 한다는 것 때문이다. 대부분의 점포는 투자액에 비례한다는 시장 원리로 통한다. 그래서 돈이 있는 사람은 많은 돈을 벌고 돈이 적은 사람은 적은 수입으로 만족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 자문도 구하면 유리

원점으로 돌아가 입지에 대한 얘기로 들어가 보겠다. 소자본으로 틈새 상권을 스스로 찾는다는 일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부동산 전문가가 발로 뛰어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첫 번째로 권장하는 방법은 창업 컨설팅사에 자문을 구하는 일이다. 이때 대부분의 컨설팅사들은 본인이 선택한 입지에 대한 성공 타당성 조사를 대행하는데 이보다는 기간을 정해 본인이 원하는 지역 안에서 매물을 잡아 줄 수 있는가의 확인이 필요하다. 바로 이것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한다면 얼마간의 컨설팅 비용을 들여서라도 의뢰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이 점포를 고르면 합당한 권리금인지의 여부와 권리금 조정도 가능하다. 또 월 손익에 대한 예측도 수월해 결과적으로 본인이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현재 국내의 창업 컨설팅사 중에서 매물을 직접 잡아주는 곳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에 있다. 비용은 보통 150만원에서 300만원 정도가 들며 그 이상을 요구한다면 재고를 해봐야 한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체인 본사를 이용하는 것이다. 나름대로 알려진 브랜드나 선호하는 브랜드의 체인 본사를 방문해 본사에서 확보하고 있는 매물이나 추천 매물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을 요청한다.

그러나 몇몇 우수한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점포개발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져 대부분 부동산을 통해 확보된 검증되지 않은 점포를 무작정 개설해주는 곳도 있으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하지만 초보자인 본인 보다는 점포를 보는 안목이 있으므로, 본사를 통한 점포 구하기도 시도해 봄직하다. 물론 해당 매물을 꼭 본사를 통해 계약할 필요는 없다. 본사가 매물을 돈을 주고 확보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누가 와서 계약을 하더라도 그만이다. 세 번째가 본인 스스로 구하는 방법이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어렵고, 쉽다고 생각하면 쉬운 것이 바로 점포 구하기인데 그 요령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고객 타깃 설정이 최우선

먼저 자신이 생각하는 소형 주점의 컨셉, 즉 목표로 하는 고객이 어느 연령대인지를 객관화해야 한다. 20대를 대상으로 하는 소형 주점인지 아니면 샐러리맨 상대인지 그도 아니면 40대 이상의 장년층을 주요 고객으로 상대하는 점포인지 판단해야 한다. 그 판단이 섰다면 이제 해당 고객 등이 주로 움직이는 동선을 잡아야 한다. 주거지역이든 오피스가이든 유흥상권이든 소비해 줄 고객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20대라면 나름대로 유흥가가 형성된 지역을 주로 이용할 것이고, 샐러리맨이라면 회사 근처가 아무래도 편하니 오피스 밀집 지역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도 아닌 40대 이상의 장년층이라면 거주지와 가깝고 재래시장 주변 또는 버스정류장에서 귀가길 동선 등 접근이 용이한 지역이면 왕래가 빈번할 것이다. 물론 이것은 개략적인 내용이다. 보다 세부적으로 접근을 한다면 업소는 1층에 있는 것이 당연히 유리하다. 만일 2층과 지하층에서 골라야 한다면 장년층이 타깃일 경우 지하를, 30대 이하의 목표 고객이라면 2층 점포를 구하는 것이 낫다. 또 1층을 기준하면 점포의 전면은 최소 3m 이상이 되어야 하며, 가급적이면 코너 점포가 가시성이 좋고 점포도 커 보여 유리하다. 그리고 사람들의 이동 방향은 출근 방향 보다는 퇴근 방향이 당연히 더 효과적이다.

정류장도 출근 정류장보다는 퇴근 정류장이 낫다. 인구 이동량은 저녁 시간을 기준해 시간당 500명(동네 상권일 때의 기준이다) 이상은 기본이다. 그 500명 중에서 술을 마시지 않는 청소년과 주부가 많다면 그도 곤란한 일이다.

입장 바꿔 생각하기는 ‘필수’

점포 앞을 지나는 사람의 머리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끌어 들여야 할 고객 대상이 얼마나 다녀야 하는가가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점포 앞 이동 고객에서 해당 고객의 수가 얼마나 되는가에 따라 변수는 있지만 통상 2~3%가 점포로 흡수된다는 계산을 하면 무리가 없다. 다소 원론적인 접근일 수 있지만 점포를 구하는 일은 지면으로 해결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다만 입지를 분석하고 점포를 구하는데 있어서 ‘만약 나라면?’이라는 전제하에 접근해 보자. 즉, 고객이 되어보자는 얘기다. 고객의 입장에서 얼마나 접근이 용이한가, 이곳에 주점이 있다면 이용해 볼만한가, 주변에 경쟁 주점이 있다면 그곳과 비교해서 내가 점찍어둔 점포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인가 등.상권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체와 같다. 다양한 외부변수에 의해서 고객들이 모이고 떠나가기도 한다.

또 고객들의 심리에 의해 상권의 흥망성쇠가 좌우되기도 한다. 따라서 상권을 정확히 보고 입지전략을 세운다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이치가 그러하듯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기본에 충실하면 중간 이상은 갈 수 있다. 최소한 실패는 면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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