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호 구심점 부상한 D램


우리 경제의 활력소 역할을 해온 반도체 생산라인이 추석연휴에도 풀가동한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LCD, 반도체업체들이 추석연휴에도 정상 가동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사무직은 삼성전자의 경우 5일간 연휴를 갖고, 하이닉스와 LG필립스 LCD는 추석연휴 4일간만 쉴 예정이다. 올 추석은 전날인 10월 5일부터 8일까지 내리 4일간 쉬는 것을 비롯, 9월 30일부터 추석연휴 직전 10월 5일 사이에는 주말이 끼여 있어 긴 휴식기간을 가질 수도 있다.



반도체업계는 최근 D램 반도체가 전 세계적으로 품귀현상에다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반도체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반도체 경기 하락의 주범으로 지목될 정도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D램의 수요나 가격이 최근 급등세를 지속하는 것은 예사롭지 않다. 더욱이 D램 시장이 이미 다양해진데다 내년 PC탑재 용량 증가율마저 32%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낙관적인 기대를 갖는 것은 무리도 아니다.

가격도 폭등 그자체
D램 수요 폭증으로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반도체업체는 3분기·4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시장의 호황세를 근거로 IT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D램 가격 추세를 보면 반도체 경기의 양상을 엿보게 한다. D램가격은 한마디로 폭등 그 자체다. 국내에서는 7월말에만 해도 대형거래처인 PC업체에 8만2,000원선에 공급되던 1Gb DDR2 553 MHz 메모리모듈 가격이 지난 9월초에는 12만원으로 상승했다. 최근에는 차익을 노린 중간 소매업자의 사재기까지 겹치면서 D램 모듈가격이 최고 50%까지 급등했다. 해외시장도 가격폭등은 마찬가지다. 지난 2월을 고비로 줄곧 하향평행선을 지켜왔던 점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변화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이번 반도체 가격 상승을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일시적인 반등이라 보는 견해보다는 본격적인 IT경기 회복의 선행지표로 해석하는 전문가가 많다.
향후 관심은 이같은 기조가 계속 이어지면서 반도체 경기회복을 앞당길 것이냐다. 이번 상승세가 공급측면과 수요측면에서 분명한 요인을 갖고 있다면 반도체 경기회복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세계 주요 D램 업체가 낸드플래시 생산에 주력하면서 D램 수급에 차질을 빚어졌고, 윈도비스타 출시에 선행한 자체 PC당 메모리 용량의 꾸준한 증가, 계절적 성수기 등이 가격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성 디지윅스 사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메모리가 없어서 못파는 지경으로, 메모리 가격이 폭등하고 PC시장에서 메모리 수요가 넘치는데도 공급을 못하고 있어 답답하다”며 “사재기를 했던 중간 유통업체들이 메모리를 내놓으면 숨통이 좀 트이겠지만 가격이 하락할 것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수요측면이다. 업계에선 수급 불안 배경으로 ▲삼성전자,하이닉스, 키몬다, 마이크론 등 세계 주요 D램 생산업체가 낸드플래시 생산에 주력하면서 D램 칩 수급에 차질이 빚어진 것을 일차적인 원인으로 꼽고 있으나 ▲윈드 비스타 출시에 선행한 자체 PC당 메모리 용량의 꾸준한 선행 증가 ▲계절적 성수기 등도 요인으로 보고 있다.
가격상승은 올 연말과 내년 상반기를 겨냥한 PC업체들의 수요에 따라 10월말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연초만 해도 PC업체와 메모리업체 모두 D램이 올한해 지속적인 가격 하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 재고를 쌓아두지 않고 실수요량만 한정적으로 구매하던 것도 이런 수급부족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일부에서는 PC의 메모리 확장, 게임기, 휴대폰의 D램 수요 증가 등을 거론한다. 내년 PC 수요가 11% 증가하고, D램 탑재 용량 증가율도 32%에 이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D램 공급물량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25% 정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결국 공급 쪽에서 비롯된 물량 부족 우려에다 일단 가격이 상승하면서 가수요까지 더해지는 유통구조상의 특징이 어우러진 것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지난 95년 반도체 회복 사이클과 유사점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기도 한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이번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는 않겠지만 본격적인 반도체 경기 회복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른 감도 있다.
반도체 가격의 상승은 우리 경제에 청신호를 켤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1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점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반도체업체들이 낙관론에 근거해 방만한 경영목표를 세우다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방만한 경영목표 금물
때문에 당장의 경기회복에 일희일비하는 것보다 모든 상황변수를 면밀히 검토한 뒤 능력에 맞게 적절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경계심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도체업체는 이번 호황으로 세계 시장에서 다시 한번 도약할 기회를 잡았지만 세계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과감한 투자와 차세대 신제품의 부단한 개발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반도체 경기의 활황에 힘입어 내년 IT경기는 올 하반기부터 IT수요가 살아나는 턴어라운드 분기점으로 될 전망이다. 지난해에 비해 국내 경기가 점차 나아질 기미를 보이면서 2년 내 경기회복을 주도할 품목인 와이브로 ,DMB와 반도체 등이 IT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반도체가 경기회복을 이끄는 견인차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추석연휴도 마다 않고 풀가동에 들어간 반도체업계가 우리 경제의 견인차가 되기를 다시 한 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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